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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1997년, 그 날... 양파.

alpine-snow alpine-snow
967 5 9

첫 데뷔는 1996년이었고, 제가 안 건 1997년이었지요. 양파.
중학생 시절, 점심시간 방송 때 나오는데 하도 인상깊어서. 친구에게 저거 누구 노래냐고.
장난치지 말라며 몇 번을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취미로 하드보드지로 스피커 만들던 시절, 저걸 들으며 튜닝하다가 포기했었습니다.
뭐 진동판이 벌벌벌 떨어대니 분할공진 잡겠다며 풀도 먹이는 등 별 짓을 다 했지요.
하다하다 안 되어 뒷면에 힘살을 덧대기도 했지만, 결국 안 되는 건 안 되더군요.

 


이거 저 당시 라이브 방송 기억하시면 아재 인증일 겁니다.(응?)
지금 지천명인 이소라씨가 무려 20대 후반이던 시절입니다.
저 시절답게 립싱크가 많은데, 라이브 영상으로.
라이브는 영 불안불안하지요?
그래도 저 시절에, 만 17세가 좀 안 된 나이로 저래 하는 케이스가 없었어서
저 때만 해도 꽤나 센세이셔널했던 기억입니다.
그 이후 비슷한 나이에 데뷔한 후세대들은 데뷔 초 저 이상 하기도 했지만,
저 땐 저런 곡을 가져나와서 저런 식으로 노래하는 건 굉장히 신선했지요.

그리고...

 


요거 나오고 나선,
와!! 이거 뭐야?? 이랬지요.
이건 본인 라이브 곡을 한 번도 못 들어봤습니다.
본인이 후배 가수 라이브를 지켜보는 동영상은 봤어도.
...본인도 자신 없는 건가...(고소당하려나?;;)
커버곡도 이 녹음만큼 하는 건 아직 못 들어봤어요.
이 때 완전히 푹 빠졌었고요.

이 이후로는...

 


뭔가 녹음할 때 톤 조절이 들어간 건지 묘한 목소리로 녹음되었지만,
그래도 이 때까지는 앨범도 계속 나오고 나름 기량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이후로는 갑자기 앨범이 뚝 끊기다가,
7년만에 나온 5집에서는 양파만의 느낌이 사라져버린 느낌이었어서
이 라이브를 본 걸 마지막으로 거의 10년 가까이를 잊고 지냈습니다. ㅠ.ㅠ

      


저 때가 저 언니 20대 후반이었죠. 저 때 벌써 나이 많이 들었네... 생각했는데. 

 


간만에 우째 됐나 보니... 우어어...;;
10대 후반, 고교생 때 데뷔했던 양반이 어느새 중년이 되어 있습니다. ㄱ-;;; 
저 영상도 이미 2년 전의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저도 내일모레 마흔이네요. 뭔 놈의 세월이 이렇게 빠른가요.

어른들께서 수십년 전이 엊그제 같다, 세월 정말 무상하다, 나도 그 땐 그랬었어!!
하던게 점점 이해될 것 같더니만, 이제는 가슴 저미듯 와닿는 요즘입니다.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10년, 20년의 세월들.
어린 시절엔 그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젊어있을 것이기에 별로 와닿지 않았지만,
이젠 10년, 20년이 지나면 주름살이 생기고 백발이 나는 나이가 될 것이기에,
'허걱...'하고 와닿아요. 
아... 살아봐야 아는구나.

늘 그래요.
살아보지 못하면 상상도 안 가고 나이 많은 분들 앞에서 꺄르르 까불기도.
그러다가 좀 더 크면 상상은 가는데 얼른 와닿지를 않다가.
어느새 뒤돌아보니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가 있고, 나도 옛날 그 어른들 나이가 되어 있고.
내가 언제 그렇게 살았다고!! 싶어서 돌이켜보면 그만한 시간을 보낸 것은 분명 사실이고.

스무 살 시절엔 환갑도 40년이나 지난 뒤의 먼 미래였지만,
살다 보니 20대를 지나치고 30대도 지나치며 어느새 그 거리가 절반 가까이 줄어있네요.
엊그제 같던 스무 살부터 지금까지 온 만큼 한 번만 더 가면 황혼이라는 생각에
문득 겁도 나고 허무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들이 결코 짧지만은 않지만,
나이를 먹어갈 수록 시간의 흐름을 더 빠르게 느낀다는 건 익히 들어서 알기에.

손만 뻗으면 잡힐 것 같던 그 시간들...
하지만 머릿속 기억으로만 남아있을 뿐 잡히지 않는 그 순간들...
지금 이 순간도 그렇게 기억되어져가고 언젠가는 잡히지 않아 안타까워지겠죠. 
그저 열심히 사는 수 밖에 없죠.
 
새삼스레 한 번 더 느끼네요. 
인생, 어찌보면 참 짧다는 걸.
그리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해야 할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시간들은 더욱 짧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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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님 포함 5명이 추천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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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진지한 본문에 어울릴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i14120930403.jpg

08:18
20.09.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JordanKwon

진지하고 느끼한 글에는 원래 사이다나 맥주를 곁들여야 합니다.
말은 이래 했지만, 사실 저도 이런거 좋아해요. ㅋㅋㅋ
사실, 주변으로부터 많이 듣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꾹 눌러참다가 엉뚱한데서 폭발하지 말고 좀 풀면서 살라고.
참고 참다가 한방에 폭발하는 성격이라 더 그런지도요.

맞습니다.
이래 살든 저래 살든 결국 살다 보면 나이는 들어있고 몸은 늙어있는데,
그리 되도록 너무 억눌려 살면 후회만 남겠죠.
어차피 이렇게 될거, 뭐 대단한 거라고 이렇게 살아왔을까.
이젠 하고 싶어도 할 기력도 없네.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본인 탓인데. ㅋ

그렇다고 반사회적으로 살아서는 안 되겠지만 -_-;;
요샌 그냥 적당히 마이웨이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더 저지르라고 그러네요.
곤란한데...
보기와 다르게 좀 쎈 성격이라서요. ㅡㅡ;;

22:10
20.09.16.
profile image 2등

와 1996년 양파... 세월이 이렇게 지나고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애송이의사랑 엄청 좋아하던 노래였는데.

11:10
20.09.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백운
처음엔 노래가 좋았던 것 같은데, 나중에는 그냥 양파라는 가수가 좋아지더군요.
머리에 털 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수 팬이 되어봤었습니다.
부끄러운줄 모르고 고교 시절 교실 뒷벽에 포스터를 붙여놓는 만행도 저질렀었지요.
이젠 오래된 추억이네요.

참, 그 즈음이 고성능 이어폰을 처음 접해봤던 시절이었습니다.
소니 868 이어폰을 처음 들어보곤 신기해했었는데, 지금은 CM7Ti도 방치모드 입니다.
격세지감을 느끼네요.
22:21
20.09.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벤치프레스좋아함
애송이의 사랑은 최근 라이브가 아닌 데뷔 초기의 라이브가 음질 좋은게 잘 없었는데,
유튜브 보다가 우연히 괜찮은 걸 발견했어요.
업로드 해주신 분께 깊은 감사를...
22:22
20.09.16.

애송이의 사랑-전 동년배가 아니라서 ㅋㅋ
윤하가 복면가왕에서 부르는거보고 처음들은 곡이네요

19:21
20.09.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황비서
윤하라면 2007년이었던가 2008년이었던가... 완전히 애기같다고 느꼈었는데.
엌ㅋㅋㅋㅋ... 이젠 상당히 선배 가수 대열에 들어가 있네요.
아이유가 좀 크기 전까지 양파 대신 줄창 들었던 기억입니다.

코엑스몰 애반레코드에서 음반 계산하고 나오던 길의 에피소드가 기억납니다.
고교생 정도로 보이던 남자 분이 윤하 포스터가 있냐고 카운터 직원 분께 묻더군요.
카운터 직원 분은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하셨는데,
고교생 남자 분이 못 미더웠는지 카운터 뒷쪽을 계속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ㄱ-;;
솔직히 살짝 무서웠습니다.
22:28
20.09.16.
alpine-snow
올해로 무려 데뷔 16주년이죠 ㅋㅋ
07년도에 좀 극성이고 무섭던(?) 중고생 팬들이 이제는 2,30대가 되었으니
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훗날엔 디너쇼에 게장종류 별로완비해서 게장콘까지 가자는 소리도 나오고있습니다 ㅋㅋ
17:04
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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