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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오스트리안오디오 Hi-X65, 켄우드 KH-K1000 귀동냥 느낌 (수정)

alpine-snow alpine-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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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lpine-snow 입니다. 
 
오늘 업무차 부산에 들렀다가 급벙으로 선라이즈님을 뵈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Hi-X65와 KH-K1000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경험 하게 해주신 선라이즈님께 감사드립니다. 
 
소스는 LG V50 스마트폰 쿼드 DAC 활성화 + 전문가모드 비활성화 상태에 
지니 스트리밍으로 아이유, 셀린 디옹, 마이클 틸슨 토머스 지휘의 베토벤 교향곡 5번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 들어보고 생각나는대로 적은 거라 두서가 없습니다. ㅠ.ㅠ

  
▶Hi-X65
 
만듬새가 굉장히 뛰어납니다.
사진으로 보면 허접해 보이는 느낌도 있는데, 실물은 굉장히 다부지게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유격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반면 움직임은 의외로 뻣뻣하지 않고 매끄러웠습니다. 
너무 가볍게 휙휙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의 저항감만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금속제 부품의 가공이 극도로 정밀하게 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이어패드의 촉감은 매우 부드러웠고 내부의 타공 설계는 패드의 음향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음이 
보여지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헤드패드의 탄성과 헤드밴드의 장력 또한 압박감이 강하지 않은데 홀딩력은 우수하여, 
조임과 흘러내림 사이의 적정선을 정확히 캐치했다고 보여집니다.

고가의 헤드폰에 이 정도의 감성 품질을 구현한 점은
매우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 같은 좋은 첫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소리는,
구동이 엄청나게 쉽다는 점이 가장 먼저 다가왔습니다.
여타 헤드폰들과는 달리 드라이버 자체가 저항감 없이 소리를 술술 흘려냄과 동시에 
헤드폰 자체에서 댐핑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드라이버 뒷면의 댐퍼가 다공질로 되어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옛날 헤드폰들 기준으로는 빡세게 번인시켰거나 매우 오래 사용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헤드폰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자연음 같은, 혹은 스피커로 듣는 것 같다는 평에 공감합니다. 
기기 자체의 존재감이 없는 것이 오디오의 궁극적인 미덕이라면 거기에 꽤 많이 다가갔습니다.
 
파워로 팍팍 밀어부쳐서 구동할 타입은 전혀 아니고, 앰프 자체에서 잔향을 남기는 타입보다는
적당한 출력으로 깔끔하게 순수 증폭만 하는 쪽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출력이 심히 부족하지만 않다면 스마트폰 직결이든 꼬다리 DAC든 충분할 듯 했습니다.
 
대역밸런스는 HD650과 비교시 크게 차이나지는 않되 중저역대의 퉁퉁한 살집이 적당히 빠진 느낌였고,
토널밸런스 또한 중저역대의 살집이 빠진 만큼 좀 더 뉴트럴 쪽에 가깝게 톤이 올라간 느낌이었습니다. 
FR 그래프에서 2KHz 영역이 살짝 빠진 부분이 체감되는 외의 특이사항은 못 느꼈습니다. 
결론적으로, 평탄함이나 중립적 그 자체라고 표현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HD650이 둔탁하다고 느끼신 분들께는 두터운 살집이 빠진 부분이 긍정적일 수 있어보입니다.
 
진동판의 스트로크가 큰 타입은 아닌 듯 하며 펀치력은 보통 느낌이라, 펀치감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쉬움이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듣는 재미가 없어질 정도로 밋밋하지는 않다고 느꼈습니다.
적당히 쳐주면서도 장시간 듣기에 피곤하지 않을 적정선을 잘 찾아간 것 같습니다. 
응답 스피드가 빠른 편인 만큼 리듬 표현이 좋아, 큰 스트로크로 한 방에 팡팡 쳐주는 타입과 비교시 
일방적으로 단점만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고 일장일단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중립성이나 장시간 청취 측면에서는 이 쪽이 더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악기들이 한 방에 몰아칠 때의 에너지 표현, 매크로다이나믹에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레퍼런스급답게 분해능은 우수했으나, 미드사이즈라는 물리적인 체급 차이와 효율 좋은 드라이버의
특성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아니시모 이하 약음 구간의 표현, 마이크로다이나믹은 HD650보다 맘에 들었습니다.
  
풀사이즈 헤드폰의 스케일감이나 HD6** 시리즈 같은 두텁고 굵직한 사운드를 꼭 원한다는게 아니라면
HD6** 시리즈의 대체재로서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개개인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펙터에 따라서는 더 우수하다고 여길 여지도 충분한 듯 하고요.
저는 젠하이저 베일이 없으면서도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이 가장 먼저 와닿았습니다. 
특히 HD6** 시리즈 특유의 어깨와 목에 힘 뽝 들어간 듯 개성이 강한 소리에 비해 
스스로 존재감을 지우려 한 듯한 점은 매우 긍정적인 시도라고 하고 싶습니다.
드라이버가 매우 쉽게 구동된다는 점은 특히나 최근 트렌드에 매우 잘 대응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은 더더욱 휴대용 기기 직결이 선호되는 시점이니까요. 
솔직히 당장 저만 하더라도 거추장스럽게 부가장비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성능 DAC + 실텍 실버골드 계열 or 노도스트 계열 케이블 
+ THX AAA 계열 휴대용 앰프 매칭이 궁금해집니다.
 
 
▶KH-K1000
 
워낙 오래된 헤드폰이라 외관은 중년 아저씨 서재 PC 책상 위 재털이 옆에 있을 법하게 생겼습니다. 
달리 보면, 집에서 작업하는 관록 있는 프로 아티스트의 물건 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만듬새는 그냥저냥 오테 구형 아트 모니터 시리즈와 대동소이하고요. 
  
오테 우드 및 AD 구형처럼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의 이어패드라 착용감이 훌륭합니다. 
풀사이즈 체급과 오목한 패드 형상에 힘입어 공간감이나 스케일은 그 체급에 기대할만큼 나오고요.
 
거시적인 대역밸런스와 토널밸런스 모두 매우 훌륭합니다. 중립에 바짝 가깝게 다가선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테 비스무리한 델리케이트한(혹은 다채로운?) 음색이 느껴지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W100과 비교시 무대 코앞까지 가서 듣는, 에너지가 단단하고 묵직하게 응집된 듯한 밀도감은 없으나, 
무대에서 좀 멀리 떨어져 모든 소리들이 좀 더 어우러진 것을 듣는 듯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껴집니다. 
오테 DADS 달린 아트모니터처럼 생겨먹었으나 자연스러움이나 완성도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우징 공진이 거의 없어 W100처럼 잉잉거리지 않으면서도 배경음의 색채를 무척 잘 드러냈습니다. 
볼륨을 꽤 올린 채 손을 활짝 벌려 하우징을 크게 잡아보면 경미한 떨림이 느껴졌지만, 공진이 아니라 
흡음을 하고 있는 것처럼 둔탁한 떨림이었습니다.

여러 모로 데논 AH-D1001과도 닮은 듯한 풀사이즈 헤드폰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데논 우드 상급기보단 이 쪽이 D1001의 상위 호환인 듯한 소리였습니다. 
  
이러한 소리를 구현함에 있어서, 구동 문제를 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V50 스마트폰에서 큰 부족함 없이 구동이 되어 완성도 높은 소리가 나왔습니다. 
다만 앰프를 사용할 경우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여지도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헤드폰도 힘으로 밀어부치기보다는 전광석화처럼 빠른 스피드의 스마트한 앰프와 매칭하는게
여러 모로 유익할 것 같다는 느낌은 받았고, 그게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추측되네요. 
그 확장성이 어느 선까지일지는 직접 시도해봐야 알 수 있는 영역이고 어림으로라도 추측하기에는 
청취 시간이 너무 짧아 거론하기에 어려움이 있네요. 
저는 THX AAA 기반의 앰프면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높은 완성도의 중립적인 소리와 구동의 용이함은 요즘 기기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기임을 감안할 때,
오랜 연식이 무색하도록 정말 훌륭한 헤드폰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W100으로 V50 스마트폰에 연결한 K1000만한 완성도를 구현하려면 굉장히 난해합니다.
스피커도 마찬가지지만, 헤드폰이 구동이 어렵다는 건 더더욱 완성도에 의문이 들더군요.
W100은 좋게 표현하자면 기음의 매우 높은 밀도감이 진중한 존재감으로 이어져 리얼함이 뛰어나지만
나쁘게 표현하자면 기음 언저리만 밀도감이 높을 뿐 무대 공간으로 넓게 확장되지 못합니다.
기음의 존재감만 과장될 뿐이고 무대 전체를 어우르고 장악하는 능력은 매우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확실히 구동시키면 V50 + K1000을 상회하는 공간 장악력을 보여주나, 그 과정이 비현실적입니다. 
기성품 앰프로 완성도 있는 음을 내는 경우는 아직 못 들어봤는데, 무려 그레이스 m901 포함입니다.
제대로 잡힌 소리는 고가의 커스텀 진공관 앰프에서나 겨우 들어봤는데, 저도 이렇게는 못합니다.
구동시키기 어려운 하이엔드 스피커를 기어이 완벽하게 구동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너무너무 엄청나서
이를 본 다른 유저들이 칭송하던 시절에 그 영광을 맛보고 싶다면 완벽 구동을 도전해볼만하겠지만, 
그 대상이 스피커가 아닌 헤드폰이라면 굳이??? 라는 생각이 들만합니다.
더군다나 요즘 기준으로는 스피커나 헤드폰이나 그렇게까지 하는 건 시대착오적이기까지 하고요.
그래서 저는 진공관 인티앰프의 스피커 단자에 저항 + 헤드폰잭을 연결하는 정도로 타협했어요.

그런데, K1000은 V50 스마트폰으로도 W100만큼의 밀도감은 아니어도 넓은 무대 공간을 어우르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는 완성도가 높다는 걸 반증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풀사이즈 밀폐형 헤드폰 실력기를 구하고자 한다면 두루두루 W100보다 나은 대체재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토널밸런스부터가 W100보다 더 바람직하고 중립적입니다.
무대 앞에 바짝 다가가 듣는 '변태 모에'스러운 사운드를 원한다면 W100이 더 낫겠지만 그건 논외로... ㅋ
 
 
* 번외 : V50 3.5mm 출력 
G5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보다는 한결 나은 느낌입니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약음과 배경음이 베일에 가려진 것 같은 느낌인데,
V50은 그 베일이 걷힌 느낌이라 맘에 듭니다. 
B&O 튜닝과 메리디안 튜닝의 차이인지는 모르겠는데... 
설령 그 때문이라 치자면 V50은 타악기 소리가 탕탕이 아니라 당당 요래야 할낀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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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물방울 -주홍물방울님 포함 7명이 추천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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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V50 직결이었기에 빛을 발한 x65였던 것 같습니다.  
KH-K1000은 겨우 구한만큼 멋진 소리를 들려줘서 대만족입니다.  
일본 담배냄새도 좋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 퀴퀴한 목재냄새와 담배 냄새가 기억에 남았거든요.ㅋㅋ

 
 +조만간 녹음 파일 편집해서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00:04
21.10.1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SunRise
제가 담배를 피워서 그런지;; 저는 담배 냄새를 못 느꼈어요. 엌ㅋㅋㅋㅋ
모처럼 완성도 높은 헤드폰들을 들어서 또 MOD 바람이 들었습니다.
D1001 호환패드 CD2000 타입으로 개조 ㅋ 껍데기 뜯는 중입니다. ㅋ
00:11
21.10.15.
profile image
alpine-snow
ㅋㅋ 성공 기원합니다.
00:12
21.10.1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SunRise
확률 10% 미만이예요 ㅋ 폼이 노출되면 저역이 왕창 증가할 수도 있어서 ㅋ
그러면 아예 패드 자작으로 갈 생각입니다.
00:15
21.10.15.
profile image
alpine-snow
수정본도 잘 읽었습니다~
08:28
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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