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에서 파는 저렴한 측정장비는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Feat. 이어폰 간이 측정 방법)
Heskey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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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alstmdrl1112/222622446257
이어폰 측정장비. 흔히 말하는 FR (Frequency Response)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는 늘 원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게 제대로 된 GRAS 같은 장비를 갖추려면 수천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가, 언젠가 지인이 사놓고 안 쓰던 장비를 하나 판다고 해서 사왔었는데, 그때는 측정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었고, 그걸 공부해보려해도 시간이나 여러 상황이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그건 팔고 관심을 끊었다가, 얼마 전 알리 광군제 때 저렴한 측정장비 하나를 사서 다시 시도해보기로 했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IEC711' 이라고 검색하면 매우 다양한 제품이 나오는데, 어차피 다 짭이기 때문에 생김새 다 똑같다. 나는 그래도 비싼게 좀 더 낫지 않을까해서 102달러 (12만원 정도) 짜리를 할인 받아서 대략 10만원 정도에 구매했다. 참고로 이건 기본이 마이크에 IEC711 규격(이라고 주장하는) 커플러가 달려있어서 그냥 일반인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나온 제품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배워보기로 생각하고, 세팅 구성을 했는데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따로 가지고 있었던 베링거 UM2 제품을 사용했다. 좋은 오인페는 아니지만 애초에 컴퓨터 내장 수준보다만 좋으면 된다고 들어서.
일단 제품이 도착하면 제품에 시리얼이 적혀있을텐데, 이걸 알리 판매자에게 메시지로 보내주면 링크 하나를 준다. 본인의 시리얼에 맞는 보정 파일과 측정 사용법에 대한 동영상 여러개의 파일들을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인데, 혹시라도 해당 링크에서 다운이 안 되는 경우 다시 말하면 메일 주소를 받아서 거기로 보내준다. 나는 이상하게 해당 링크에서 도저히 다운이 안 되서.. (크롬, 웨일, 엣지, 익스프롤러, 모바일 다 해봤는데 실패)
뭐 대충 측정하는 법에 대해서 알려주면, 아래 ARTA 사이트에 가서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실행키면 된다. 참고로 일단 ARTA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3종류가 나올텐데 그 중에서도 'ARTA'를 실행하면 된다.
참고로 나는 진짜 아무런 정보가 없이 모든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파고들어서 직접 테스트해보며 공부했는데, 매우매우 복잡했고 힘들었다. 뭐 재미는 있었으니 괜찮지만, 아무튼 혹시라도 나처럼 이쪽에 궁금증이 생겨 한 번 해보려고 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매우 기초적인 사용법 정도는 알아두고, 이외의 옵션들은 직접 이것저것 만져가면서 배우면 좋을 것 같다.
https://artalabs.hr/download.htm
위 화면 같이 등록하라는 창이 나오면 Continue in Demo를 눌러 실행시키면된다. 이게 귀찮으면 키를 따로 사면 되긴하는데, 그것도 가격이..ㅋㅋ
그리고 Setup - Audio devices 에서 본인의 사운드카드 드라이버를 맞춰서 선택해주면 된다. 참고로 알리에서 파는 것들은 대부분 3.5mm 일반 마이크 단자로 되어있어서 컴퓨터에도 쉽게 꼽을 수 있도록 되어있기는한데, 그래도 내장보다는 5만원 좌우의 저렴한 사운드카드 하나라도 있는 편이 더 낫다고는 하더라.
그리고 Setup - FR Compensation - Load 에 들어가서 다운받았던 파일들 중에 .mic 파일을 선택하고, 하단의 옵션 (Use for FR ~, Use for spectrum)들을 모두 체크해주면 된다.
이제는 측정을 해보면, 상단부에 FR이라고 적혀있는 버튼을 눌러주면, 새로운 창이 뜨는데, 그러면 우측 사진과 같이 하단에 있는 Record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또 새로운 창이 하나 뜰텐데, 여기서 Periodic Noise (핑크 노이즈)나 Sweep (사인 스윕파)둘 중 하나로 측정을하면 되는데, 나는 보통 핑크노이즈로 진행했다. 여기서 신경쓸 메뉴들은 먼저 'Preferred input channel' 메뉴인데, 이게 고가의 제품들처럼 양쪽 동시 측정이 가능한 장비라면 두 채널을 써야하는데, 나처럼 저런 저렴한 거 하나 측정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 채널을 Left로 설정해줘야한다.
Number of averages는 자동으로 해당 횟수만큼 측정을 반복하고, 이 값의 평균을 내어주는 것이다. 측정 편차를 줄여주는 과정이라고 보면 되겠고 이건 본인이 원하는대로 설정해주면 된다. 나는 보통 5번 정도로 설정했었다.
그리고 하단의 Close after recording 메뉴에 체크해준 후, Record 버튼을 눌러주면 측정이 진행된다. 이때 하단의 상태바를 보면서 클리핑이 되거나 너무 소리가 작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볼륨 조절을 해주면 된다.
그러면 이제 그래프 메뉴가 뜰텐데, 나는 지금 내가 샀던 기기기 없는 상태인데다 사진을 캡쳐를 안 해놔서 제대로 된 사진이 없긴한데... 암튼 그 상태까지 왔다면 Fit을 먼저 누르고, 이후에 하단에 Overlay 버튼을 눌러서 해당 그래프를 저장해두고 재측정을 진행해서 오차를 확인하거나 반대쪽 유닛을 측정하면 된다. 오버레이 과정이 없으면 그냥 전에 측정했던 그래프들은 다 날라가니 참고해서 진행하면 된다.
이후에는 해당 그래프를 흔히 말하는 DF나 하만 타겟으로 보정할 수 있는데, 이건 인터넷에서 찾아서 파일을 다운 후 적용시키면 된다. 근데 나는 어차피 Raw 파일로 보는게 훨씬 더 익숙하기 때문에 굳이 보정 적용은 하지 않았고.
아 추가로 이것도 사진이 없긴한데, 그래프를 저장하고 싶으면 Copy 버튼을 눌러서 내보내주면 된다.
일단 측정 방법 자체는 여기까지인데, 사실 측정의 경우 소음 통제라던가 여러가지 변수가 워낙 많은 편이다. 이외에도 당연하지만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은 메뉴들도 존재하고, 진짜 제대로 하려면 오인페 쪽도 다 따로 장비를 통하여 캘리브레이션을 하는 등 여러 과정등을 진행해야한다. 하지만 애초에 이 포스팅에서의 목적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니 따로 다루지 않은 것이고. 일반 사용자가 이 이상 알아야 할 부분은 딱히 없을테니 이 정도만 다룬 것.
그리고 측정할 때 매우 중요한 것은 고음역대의 공진 피크 위치이다. 사람들이 고음역대에서 느끼는게 다른 부분도 바로 사람 귀에 따라서 해당 이어폰의 착용 깊이가 달라지고, 그러면 공진 피크 위치가 달라져서 그런데 측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얼마나 깊이 넣었는가에 따라 공진피크가 달라지니까. 이 부분은 잘 확인해서 여러 번 측정을 반복해보고, 신뢰할만한 측정치를 바탕으로 비교해보고 맞춰보면 좋다.
Softears RSV 측정치.. 아닌 측정치..
자 그래서 그러면 이렇게 측정해서 나온 결과물은 얼마나 의미있을까? 나는 이런 과정을 다 거쳤어도 제대로 된 측정치가 나오질 않고 위와같은 측정치가 나와버렸다. 모든 이어폰이 저렇게 저역이 없는걸로 나오던데 아마 예상하기로는 내 사운드카드 세팅이 제대로 안 된 것 같긴한데, 아무튼 내가 해결이 어려워서 나는 이걸 들고 소니캐스트로 갔다.
그래서 소니캐스트의 Audio Precision 장비에 물려서 측정해본 결과... 드디어 FR 스러운 그래프가 나온다! 하지만... 사진 상의 측정은 디렘 E3 제품을 진행한 것인데, 저음역대가 내가 측정한 웃기지도 않는 것보다는 제대로 나오지만 문제는 원래 제대로 된 그래프에 비해 저음이 현저히 적다.
내가 혼자 측정한 것도 아니고, 사운드카드 쪽의 세팅 문제가 있던것도 전혀 아니다. 이신렬 박사님과 측정을 진행했고, 여러 번 반복해서 측정해봤으며 결국 다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박사님께서 말씀해주시기로는 아마 커플러 쪽에서 소리가 이동하는 사이에 틈이 있어서 소리가 새고 있을 거라고..ㅋㅋ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의미가 없다. 고음역대는 내가 집에서 이것저것 꽤 많이 측정해본 결과 대략적인 맥락 자체는 그래도 비슷하게 나오는 편이지만, 저음이 저렇게까지 새니... 답이 없는것이다. 물론 애초에 알리발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하고 궁금해서 사본 의미가 더 크긴했지만 그래도 좀 아쉽긴하다.
다만, 이게 모든 제품이 그런 건 아니라고 하시더라. 소니캐스트도 생산 라인 쪽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도 나름 괜찮은 수준의 결과물 정도는 나와준다고.. 즉 결론적으로 말하면 뽑기운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알리에서 판매하는 것들을 무조건 신뢰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지만, 제품 상태가 좋고 여러모로 세팅을 잘 해서 사용한다면 본인이 여러모로 참고하고 취미 수준에서 즐길 정도라면 차고 넘치는 수준의 데이터들을 얻을수는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좌우편차 체크 정도로도 좋겠고.
그리고 만일 이런 측정 마이크를 구매할거라면, 내가 가진 제품의 하자를 생각해봤을때 내가 구입한 저런 스탠드형보다는 일자형으로 이루어진 것들이 그래도 이런 문제가 훨씬 덜 생길 것 같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저 스탠드랑 결합하는 부분에서 소리가 새지 않나 싶어서.
아무튼 예전부터 이 정도 저렴한 수준의 기기들은 과연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궁금증이 많았는데, 직접 비교해보고 결론을 내보니 나름 재미있기도 하고 좋았다. 비록 돈 날린 건 좀 뼈아프지만..ㅋㅋ
Heskeybi
purplemountain님 포함 5명이 추천
측정은 역시 어려운 세계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