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택배 - RP.

(제목은 당연하게도 Role Play의 약자가 아닙니다..;;)

추석 연휴 시작 전에 올라왔던 정보를 보고 고민하기 전에 질러버렸던
T50RP 50주년판이 연휴 끝난 바로 다음 날인 어제 도착하였습니다.
얼마나 빨리 올까 싶었는데 거의 8일 걸렸으니 상당히 빨리 도착한 느낌입니다.

아마존 박스 열고 나온 제품 박스는 아주 단순하게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양 옆에 바코드와 취급주의 표시가 있고, 한쪽 옆면에 시리얼 넘버가 적혀 있습니다.
이 시리얼 넘버 하나 보관하자고 얘를 둘까 싶었는데 다행히 본체에도 시리얼 넘버가 있어서
이 박스는 미련없이 버려도 될 것 같습니다..;;

저 제품 박스를 열면 비닐에 담겨 있는 속 박스가 또 나옵니다.
얘는 그래도 검정 종이 박스에 Fostex 로고만 새겨져 있어서 깔끔한 인상입니다.
(그래도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긴 합니다..;;)

속 박스 뚜껑을 열면 제일 처음 나오는 게 취급 주의사항 쪽지와 설명서 한 장이 나옵니다.
설명서는 앞뒤 양면으로 되어 있고, 특징 설명/케이블 연결법/회로 다이어그램/스펙 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눈에 띈 게 무게였는데, (mk3 기준) T50RP 시리즈가 315g으로 나오던데
얘는 무게가 380g으로 나오고, 이 무게는 찾아보니 T60RP와 동일한 무게입니다.
그리고 이전 영디비에서 리뷰했던 RPKIT50도 무게가 385g으로 상당히 유사합니다.
<이 부분에서 T50RP/RPKIT50/T60RP 정보들을 다시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종이들을 빼내고 밑에 있는 뚜껑 스펀지를 들어올리면 헤드폰이 보이고,
헤드폰을 꺼내면 케이블이 담겨 있는 비닐과 Fostex 스티커가 나옵니다.
케이블은 2.5-3.5mm 케이블과 2.5-2.5mm 케이블, 그리고 6.35mm 어댑터 구성입니다.
2.5mm 쪽은 모두 4극 밸런스 단자여서 2.5-2.5mm 케이블은 밸런스 연결도 가능합니다.
이 밸런스 연결 지원도 RPKIT50이나 T60RP와 동일한 사양입니다.

헤드폰은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생긴 것으로 보면 RPKIT50에 가까운데 완전히 동일한 건 아니고,
T60RP에 있었던 요소들도 여기에 같이 들어가 있더군요.
헤드밴드 스타일은 바깥쪽에 Fostes 로고가 있는 고무 재질의 밴드와
안쪽에 꽤 두텁고 단단한 가죽 재질의 밴드의 2중 구성입니다.
또, 이어 패드도 RPKIT50/T60RP에 있는 가죽 재질의 이어 패드입니다.
이 패드의 경우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얼굴 앞쪽에서 뒤쪽으로 갈수록
패드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형태라 얼굴면에 잘 달라붙는 형태입니다.
(위 사진이 얼굴 앞쪽을 찍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문제의(?) 50주년 한자 표기와 영어 표기입니다.
여기에 사용된 금색이 그렇게 튀는 금색은 아니어서 개인적으로는 무난하게 볼 만한 디자인입니다.
(중국이었으면 이것보다는 더 밝은 금색을 썼을 거라..)
케이블 연결 방식은 T60RP가 아닌 RPKIT50과 동일한 형태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T50RP mk3보다 RPKIT50 쪽을 더 많이 닮은 물건입니다.
착용 사이즈를 조절하는 파이프 쪽은 그렇게 잘 조절된다는 느낌은 아니어서
착용 중에 조절하기는 좀 어려워서 착용 전에 미리 맞춰두는 게 좀 더 편했습니다.
제 두상이 헤드폰 착용에 상당히 불리한 두상이라 보통 힌지를 전부 다 늘리고 시작하는데
얘는 다행히(?) 여유가 좀 남게 맞추니 딱 맞게 착용되었습니다.

소리는 안 그래도 막귀인데 헤드폰 경력은 거의 DD 쪽에 쏠려 있어서
이게 정상적인 평판형 소리인지, 다른 RP 시리즈의 소리와 얼마나 유사한지 판단이 안 가더군요.. orz
(HP-1 빼면 들어 본 평판형이 예전에 잠깐 청음해 본 SUSVARA나 LCD-1 정도라..)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 고음압으로 걸어버리면 고음역대가 엄청 자극적으로 들리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치찰음 쪽이 난리가 나서 편한 소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꽤나 괴롭더군요..
현재는 적정 볼륨을 대충 잡아서 자극적인 느낌은 없는데 그래도 고음역대가 시원하게 나와주는 편입니다.
평판형 일족인 HP-1과는 소리 성향이나 울림의 느낌도 꽤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들렸습니다.

적정 볼륨을 잡고 들어봤을 때에는 꽤 밸런스가 잘 잡힌 느낌의 헤드폰으로 들렸습니다.
저음역대도 묵직한 느낌은 적지만 단단하게 잘 나와 주고, 중음역대/보컬 위치도 적절한 위치에 잘 맺혔습니다.
현악기의 질감 표현에서는 K501 급으로 섬세한 축에 속했습니다.
고음역대도 시원하게 나와 주고 심벌즈의 찰랑거리는 질감도 잘 표현됐습니다.
<다만 적정 볼륨에서 올라갈 경우 양도 많아져서 귀가 엄청나게 피곤해집니다..;;>
직접 악기 연주를 하는 음원에서 드럼 타격면의 떨림이나 현의 표현력이 아주 잘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다만 피아노는 원래 음색보다는 밝은 느낌이고, 타건음보다는 안쪽 현이 부딪히고 난 후의 소리가 더 뚜렷합니다.
해상력 관점에서 보면 이게 199달러의 물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정가는 훨씬 더 비싼 물건이긴 하지만..)

K501과 DT880이 꽤 장기간 자리를 비우고 있어서 HD600과 MV1 위주로 헤드폰을 굴리고 있었는데
(CD900은 아직 메인으로 굴리기에는 살짝 더워서..)
그 빈자리를 적절하게 메워 줄 물건을 구한 것 같습니다.
마침 10월 되자마자 기온도 꽤 내려가서 헤드폰 쓰기 괜찮은 환경이 되고 있으니
적절한 시기에 구매한 물건 열심히 굴리면서 HP-1과는 다른 평판형 소리를 체험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얘도 최근 평판형들과 비교하면 또 다른 계열일 거라 요즘 대세 평판형과는 또 거리가 생기는 패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