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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스압) 생각보다 빨리 끝난 HD599 vs HD560s 비청기...뱁새가 황새의 뜻을 어찌 알리오..

세ㅁ
628 13 16

어차피 너무 유명한 모델들이고 특장점도 명확하고, 리뷰도 넘쳐나는 두 제품인데... 

저같은 초보의 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고, 이 두 모델의 비교에 무슨 추가적인 정보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저 즐거운 경험의 공유를 위해, 상관이 있기도 없기도(?) 한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자 합니다.


몇년전에 술을한잔 하고 대리를 불러 집에 오던 길에, 몇잔 안먹었기도 하고 기사님이 말씀을 재밌게 하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온 적이 있습니다. 


기사님이 본인이 지명(?)이 많은 사람이고, 페라리 360 430, 람보르기니, 918, 911, 맥라렌, 롤스로이스 등 대리하면서 안타본 차가 없다고 각 차의 느낌은 어떻고 장단점이 뭐고 얘기 하시더군요.


제가 물었습니다. “그럼 기사님 입장에서 어떤차가 가장 반갑나요?”


제일 좋은차가 뭐냐는 질문은 많이 들었지만 이 질문은 처음이라시면서 한참 생각하다 말씀하셨습니다. 


“음…..벤츠 E400이요.”


뜻밖의 선택이라 이유를 물어보니,


“벤츠 E400이 1억쯤 하는데, 그보다 비싼 차들도 많죠. 

각각이 E400보다 왜 더 비싼지, 왜 돈을 더 내야하는지 명확한 답들이 다 있는 차들이에요. 


S클라스, 에쿠스, 롤스로이스도 결국은 뒷좌석이 메인이고, 뒷좌석에 앉은 사람을 위해 돈을 더 쓰는거죠.


911이나 페라리 M3 이런것은 ‘운전의 재미’를 위해, 엔진이나 브레이크등에 더 돈을 내는거죠.


근데 제가 뭐 뒷자리에 앉아서 갈것도 아니고, 포르쉐손님꺼 탔다고 제가 신나게 밟을수도 없자나요.


겉에서보면 E200이나 400이나 별로 다를거 없잖아요? 근데 가격은 두배차이죠?

저도 어릴땐 뭐 똑같이 생긴걸 저돈을 주고 사냐 했어요.


하지만 E400은, 이 벤츠라는 회사가, ‘운전석에 앉아있으나, 운전 자체를 즐기지는 않는’ 사람을 위해서

“당대에 존재하는 모든 기술”을 집약해서 투입해 놓은 차에요.


슈퍼카들 타보면 뭔가 “야 이차를 타고싶으면 이런건 감수해라”싶은 부분이 많거든요. 

다들 알고도 사거나, 모르고 샀어도 어쩔 수 없는…

근데 E400은 운전을 ‘안즐기는 사람들’이 사는거라, 다른거 뭐하나 봐주는게 없어요. 튀는건 없는데 과락이 없는느낌?


전에 몇번 몰아봤는데, 진짜 ‘와…운전하면서 대접받는 기분이 이런거구나’ 느꼈어요.

손님도 운전 별로 안좋아하시면 E400을 능가하는 차는 아마 없을거에요”



그뒤로 “마지막 내연기관차는 E450을 사보자”라는 생각에 돈을 모으고는 있는데 HD800도 궁금하고.... 유토피아 좋아보이고.... 오르페우스? 넌 누구니…

(웹서핑중...)


츄릅.. 침좀 닦고...

다시돌아와서... HD599와 HD560s를 비청하고 여러가지 약빤 예시를 생각해 봤는데, 제일 좋은 비유는 HD599는 마치 E450같고, HD560s는 BMW M3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격차이도 1.1억 vs 1.3억으로 비율상 엇비슷 하네요.


M5를 몰다 M3를 몰았던 지인이 있는데, M5가 좋지만 M3가 더 재밌고 나은점도 분명히 존재하고 둘다 좋은 차라는게 뭔가 HD600과 HD560s의 이야기랑도 비슷한 느낌…



HD599는 분명 젠하이저 베일도 있고, 저음 양감도 560에 비해 뭉특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560s가 해상도가 낫다? 혹은 소리소리가 분리되서 느껴지고 확실한듯 합니다. 인강이나 듣기평가를 한다면 무조건 560s를 들고 갈 것 같습니다.



헌데..이게 음악이 업이 아닌 40대 아저씨가 

애기 재우고 밤에 컴퓨터 앞에 앉아가

듀오백 의자 뒤로 제끼고 천장 무늬 세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음악감상이나하자…할때 “더 나은 물건이냐” 라고 묻는다면…. 전 no에 한표를 던집니다.



올리비아로드리고-vampire를 듣는데 

599로 들으면 올리비아가 이별한 상대방을 원망하는 슬픈노래를 부릅니다.

560으로 들으면 올리비아가 피아노를 치면서 괴성을 지릅니다. 아줌마 진정해… 갸한테 화내요 나한테 그러지말고…


Norah jones+Laufey -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를 들으면 가장 극적으로 느껴지는데

599로 들으면 보컬과 악기앞에 놓인 마이크를 통해 수음된 것을 스피커로 듣는것 같고, 

560으로 들으면 마이크 스피커 없이 둘이 리허설 연습하는것을 방안에서 몰래 듣는 것 같습니다. 아 씁 들켰다. 나갈께요.


Phum Viphurit - Hello, Anxiety를 들으니

599로 들으니 젊은이가 나와서 불안감에 대한 노래를 부르고

560으로 들으니 젊은이가 나와서 불안해합니다.


Justin King - Phunkdified는 560s로는 끝까지 못듣겠네요.



운전하기 싫어하는 오너드라이버가 2억으로 차를 사고자 한다면, 1억으로 E450을 사고 그냥 저축하는게 나을수도 있습니다.

(운전하기 싫어하면 그돈이면 소렌토사고 전속기사를 3년 쓰는게 더 나을지도…) 헤드폰은 뭐… 갖고 있는다고 보험세금 안내도 되니 상관없지만서도..


카스타드님이 다른 상급기들도 많은데 599를 계속 갖고 계신다는것도 아주 이해가 갑니다. 


HD599와 HD560s를 비교 청음해 보니, HD560s를 더 좋아하는 세상에 더 많은 업그레이드 꺼리가 많은건 확실해 보입니다.

근데 560s와 599는 한쪽이 한쪽을 완벽하게 대체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599는 자기만의 세상이 있고, 그곳에서 킹입니다.



어디선가 젠하이저 기획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하아…..아저씨우리가 미쳤다고 아무생각없이~~~~ 이런색으로 물건 만들었을까

우리 이대나온아니독일사람들이야



p.s.그래서 생일선물로 560이 아닌 6xx를 받기로 했습니다 으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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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isoo moaisoo님 포함 13명이 추천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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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그 분석적인 560s의 소리를 더 음악적으로 듣기 위해 소스기기에 투자를 하게 되는거죠...^^;;

저도 560s와 비슷한 ndh30을 들이지 않았더라면 지금같이 변태같은 소스기기 구성을 했을 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멋진 비유의 향연인 사용기 잘 보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13:55
24.01.19.
세ㅁ 작성자
플랫러버
감사합니다. 쓰신 글들 덕분에 560과 비청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3:03
24.01.19.
profile image 2등
생각할 여지를 안기는 멋진 비유들과 청음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13:59
24.01.19.
profile image 3등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모르고 아주 재밌게 이야기를 잘 읽었습니다.

남 헤드폰 이야긴데 내용이야 뭐 중요한가요 이런 재밌는 이야기를 읽는 것이 더 재밌지요.ㅎㅎㅎㅎㅎ

정말 재밌게 글 잘 쓰십니다.^^^

15:25
24.01.19.
profile image
만담력이 보통이 아니십니다.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ㅎㅎ
15:32
24.01.19.
profile image

즐거운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ㅎㅎ

6xx 후기가 기대됩니다.


599도 기회 되면 들어봐야겠어요

17:07
24.01.19.
세ㅁ 작성자
SunRise
썬라이즈님이 599를 듣는다고 하니 갑자기 프로카레이서가 K7으로 슬라럼하는 모습이 떠오르는건 왜일까요...
22:55
24.01.19.
profile image
세ㅁ
집에 hd518이 있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는 대략 알고 있습니다 ㅎㅎ
처음에 560s를 들었을 때 느꼈던 organized 느낌은 기존에 알고 있었던 laid back과는 다른 분주한 인상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측정치를 비교해보니 시각적으로 나타났었죠.
02:59
24.01.20.
세ㅁ 작성자
SunRise
아 518이 있으시군요. 저도 518 & 559를 오래 쓰다가 599가 업글일까 아닐까 고민하다 넘어왔는데... 갑자기 생각해 보니 518 559와 599를 비청 했을 때도 이번 비청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은 기분이...(O_O;)a
17:21
24.01.20.
profile image

차 이야기는 귀에 쏙쏙 들어고 필이 한 번에 옵니다. 그 기사분 말씀이 수긍이 되네요.

599는 600에 가깝고 560S는 660S에 가깝다는 옆동 유투버 표현도 기억이 나네요.


18:12
24.01.19.
세ㅁ 작성자
purplemountain
감사합니다. ㅎㅎ 전 청음샵에서 한참 들어봐도 599-600, 560-660의 연결고리는 못찾겠더라구요. 아직 구력이 약해서 그런가 봅니다. 제 귀에는 외려 599-650이 약간 비슷하고, 600이랑 660이 만나 애를 낳으면 560이 나올것 같았습니다...
22:59
24.01.19.
profile image
560s에 대한 감상이 저의 hi-x65에 대한 감상과 비슷하군여
19:41
24.01.19.
profile image

굉장히 세련된 느낌의 맛깔나는 리뷰 잘 보았습니다. ^^

저도 글솜씨 좋은 리뷰어가 되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부럽습니다!!

21:14
24.01.19.
세ㅁ 작성자
alpine-snow
윗분 말씀대로 그냥 만담입니다 세련되다뇨... ㅎㅎ
22:56
24.01.19.
profile image

  대리운전자 분이 청음으로만 음향기기을  판단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E400을 몇년 탄 지인이 있는데 만족감이 바닥... 

저도 독삼사 미들급 차량들 보유 봤는데 다시는 사지 않을듯 합니다.

잠시 몰아 보는것과 보유하고 관리하면서 타는것과는 정말 달라요.

하물며 이헤폰도 한달은 진득하게 들어야 진가가 조금 들릴까 말까 한데... 

04:31
24.01.20.
세ㅁ 작성자
iHSYi
그렇군요.. 다행히 6XX는 좀 더 진득하게 오래 듣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17:24
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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