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컴퓨터 직결로 서스바라를 구동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도 제 닉네임 다운(?) 빈자의 로우파이 음향 실험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컴퓨터 전면에 위치한 헤드폰 단자입니다. 컴퓨터의 전면 헤드폰 단자는 전자제품에 달려있는 헤드폰 단자 중 쓰레기로 평가 받을 정도의 출력품질로 악명이 높습니다. USB 포트도 마찬가지죠. 접근성은 좋지만 메인보드에서 직접 연결되는 것이 아닌, 전선이 이곳 저곳을 거쳐가며 전면까지 쭉 늘어져 있는 바람에 온갖 노이즈들이 침범하여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원인입니다. 

 이 단자에 저감도로 유명한 하이파이맨 서스바라 헤드폰을 직결해 보았습니다. 컴퓨터의 헤드폰 단자는 3.5mm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젠하이저 6.35 to 3.5mm 변환잭을 사용하여 연결하였습니다. 컴퓨터의 메인보드에는 사운드 카드가 달려 있고 이것 역시 일종의 DAC와 앰프 역할을 합니다. 품질은 어찌되었든 헤드폰 직결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은 아니라는 것이죠. 문제는 출력인데, MV1 같이 구동이 쉬운 헤드폰은 컴퓨터 직결로도 문제가 없지만 저감도의 평판형 헤드폰은 볼륨조차 확보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만...

  낮은 임피던스 때문일까요. 걱정과는 달리 볼륨은 확보되었습니다. 예전에 일반 꼬다리로도 구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했을 때보다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꼬다리에 내장된 앰프 출력의 도움조차 필요 없이 청취볼륨까지 확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소리의 품질은 어떨까요? 역시나 쓰레기였습니다. 

  PC 스피커에 연결했을 때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희한한 착색이 붙어 이세상 헤드폰이 아닌 소리가 만들어졌는데, 컴퓨터 전면 단자에 달린 헤드폰 단자 직결은 소리의 품질 자체를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이트 노이즈는 물론 평판형 헤드폰의 특징이자 장점인 세밀한 표현력은 처참하게 뭉개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보다 쉽게 표현하자면 320kbps 음원을 16kbps 쯤으로 다운그레이드 시켜서 듣는 느낌과 같다고나 할까요. 

 흔히들 거치형 앰프 없이 저감도 헤드폰을 직결하면 깡통 소리가 난다고들 표현하지만, 서스바라의 경우에는 깡통소리보다는 전 음역대의 표현력이 뭉개지고 노이즈가 섞이면서 헤드폰의 본래 성능을 극도로 낮추는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로우파이 헤드폰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헤드폰 세계에서는 앰프의 역할이 매우 큰 성능차이를 야기한다는 '진리아닌 진리' 를 몸소 체감하게 해주었습니다. 

 - 결론 : 컴퓨터 직결로도 서스바라를 구동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음질은 로우파이 쓰레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