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린(nerine) 님 자작 헤드폰 종합 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평소에 자작을 하는데, 간간히 네린 님의 자작 관련 게시글을 본 터라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네린 님이 좋은 기회를 주셔서 자작 헤드폰을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제 시스템은 적당한 거치형 앰프에 적당한 하이엔드 DD 헤드폰들을 주로 듣는 편이고, 레퍼런스는 ER4SR/ER4XR과 HD600/HD650 입니다!

일전에 카스타드 님께서 연재를 해주셨어서 제 리뷰랑 비교해서 보셔도 재밌으실 거 같습니다.

1. <주황 헤드폰> 

먼저, Aurorus Audio Borealis라는 헤드폰에 영감을 얻으셔서 만드신 헤드폰입니다! 사실 원 제작자의 모델링은 따로 있고 네린 님이 그 모델링을 가져오셔서 만드신 거에요. 무려 borealis는 크리나클한테 좋은 평가도 받고, asr에 측정치도 있어요. 참, 사용하신 드라이버는 자작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peerless 사의 50mm 드라이버입니다. borealis도 peerless 사 드라이버를 썼습니다.

풀 개방형 구조에 드라이버에 틸트가 있고, 그릴(사운드 디퓨저)와 드라이버 사이의 거리가 좀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공간감을 제작자가 의도한 듯 합니다. 밸런스는 치찰음 대역이 쏘지도 않고 저음이 잘 나오는 편입니다. 드라이버랑 귀 사이 거리가 형성되었기도 하고, 밸런스 탓에'선명한 느낌 보다는 살짝 흐리면서 부드러운 느낌인데 해상력은 준수한 헤드폰입니다. 

2. <검정 헤드폰> 

이것 또한 Aurorus Audio Borealis라는 헤드폰에 영감을 얻으셔서 만드신 헤드폰입니다! 사실 원 제작자의 모델링은 따로 있고 네린 님이 그 모델링을 가져오셔서 만드신 거에요. 마찬가지로 peerless의 50mm 드라이버를 사용하셨는데 이 드라이버 특성이 기본적으로 고음이 안쏘고 저음에 강점이 큽니다. 이 검정 헤드폰은 틸트가 없고 귀랑 드라이버 사이가 좀 더 가까운 편입니다. 이에 관한 썰은 네린 님이 따로 게시글로 연재를 하셨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쪽이 오히려 더 취향이더라구요. 이 헤드폰은 대신 개방감이 좀 더 떨어집니다. 아무래도 통기성 차이는 별로 없을텐데 이어패드가 다른 탓에 귀와 헤드폰 사이 상호작용이 다른 것 큰 듯 합니다. 빨간 개체와 비교하자면 전 더 정확하고 더 선명한 느낌이라 느꼈습니다. 다만, 이쪽도 톤밸런스 자체는 웜한데 아무래도 설계 차이가 큰 듯 합니다. 그리고 톤밸런스도 아마 측정해보면 빨강 개체와 딥피크 위치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참, 이어패드도 전 것과 비교해서는 재미있게도 반사보다는 소리를 흡음하는 편인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주로 고음역대를 흡음하지 않나 싶네요. 아무래도 공간감이나 개방감이 줄어든 게 이 영향도 있을 듯 하네요.

새삼 느낀 건데 제가 그래서 HD600 계열이나 그라도 계열같이 직접음이 좀 더 와닿고 선명하게 들리는 귀와 드라이버가 딱 붙은 설계를 좋아하는 듯 합니다. (물론 거리가 살짝 있어도 드라이버 성능으로 선명한 느낌을 내는 HD800이나 포칼 계열도 있긴 합니다)

3. <NA70P>

제가 사진을 제대로 찍어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카스타드 님과 숙지니 님의 사진으로 대체하며,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반 개방형 헤드폰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공진과 반사음을 제어하기 위해 후면을 닥종이로 마감하신 것이 인상적입니다. 대여한 것들 중에서 이 헤드폰은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들은 듯 합니다. 무려 70mm 다이어프렘을 가진 헤드폰이고, 그래서 그런지 저음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저음 양감이 많은 건 아닙니다. 나올 만큼 나와요. 은은하게 깔리는 존재감이 매우 큽니다. 생각해보니 이어폰에선 저음 많은 게 낫다 하시고 헤드폰은 좀 더 양감이 적어도 된단 뉘앙스의 글을 예전에 커뮤니티에서 본 듯 하네요. 그리고 큰 다이어프렘으로 인해서 되게 음상이 크고 소리가 넓게 나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참, 기성품 중에선 70mm는 소니 계열 외엔 양산하는 곳이 없습니다. 그만큼 이 70mm 다이어프렘은 중국에서 소수로 생산하는(소니랑은 다름, 소니와 다른 자체 제작) 아주 마이너한 재료입니다. 톤밸런스는 보컬이 가까운데 4K 쯤에 딥이 있어서 그런지 좀 더 보컬이 예쁘게 착색되어 포커싱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고음도 쏘는 것 없이 부드럽고 전체적인 질감이 예뻤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 헤드폰이 가장 인상 깊었던 거 같습니다! 

4. NA50P

처음에 들어보고 40mm 드라이버 계열인가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음상의 크기가 크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40mm 치고는 저음 존재감이 은근히 있고 단단하고 빨라서 놀랐습니다. 제가 그래서 여쭈어보니까 무려 50mm 프리엣지 드라이버를 쓰셨더라구요. 참 프리엣지는 흔히 바이오다이나라고 불리는 형태로 나오는 드라이버입니다. 포스텍스의 전매특허이자 상표이기도 하구요. 아마 중국에서 카피를 했는지 싶은데, 거의 고를 때마다 성공을 하는 매우 특성이 좋은(프리엣지) 계열의 드라이버입니다.

각설하고, 톤밸런스는 보컬이 가깝고 마찬가지로 고음도 선명한데 쏘지는 않았습니다. 저음 존재감은 좀 적은 편인 대신에 빠르고 단단합니다. 그래서 이 50mm 드라이버로 이런 소리를 만들었단 거에 저는 되게 노력을 높게 샀습니다.

무엇보다 이 헤드폰엔 비밀이 있는데요..! 무려 s logic처럼 드라이버 부분에 무언가 구조물을 둬서 헤드폰의 음상을 정수리 부분으로 가도록 제어했습니다. 실제로 들어보면 다른 분들과는 다를 수 있는 제 머리함수와 헤드폰 사이 상호 작용이야 있겠지만, 좀 더 위로 음상이 가는 듯한 착각 아닌 착각이 들긴 했습니다. 실제로 구조물을 보니까 납득이 가더라구요. 배플 부분에도 홀을 제대로 뚫어두셨더라구요. 참, hd681이나 s logic 계열은 구조물로 음상이 앞으로 가도록 만들고 요새는 hd560s나 T1 시리즈, 포칼처럼 드라이버에 틸트를 줘서 음상을 살짝 앞으로 나오게 하고, 공간을 넓게 만드는 것도 대세인 듯 하네요.

5. <NA40P>

마지막으로 들은 개체는 peerless의 40mm 드라이버를 사용한 헤드폰입니다. 역시 peerless가 유구한 전통의 회사라 그런지 드라이버도 잘 만듭니다! 40mm 50mm 딱 두어가지만 구입할 수 있단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각설하고, 이 헤드폰은 저음 존재감이 크지는 않은데 단단하고 선명하고, 보컬은 이어패드와 헤드폰 사이 상호작용 탓인지 보컬은 살짝 먼 느낌이고, 6K 부근이 올려져 있어서 청감상 청량감이 느껴지고 재밌더라구요! 후면엔 흡음을 하도록 특이한 구조물을 넣으셨는데, 이게 아마 저음 양감을 좀 더 줄이고 고음 반사음도 정리하면서 청감상 선명하도록 만들 듯 합니다.

6. 마치며..

리뷰 쓰시느라 카스타드 님도 고생하셨고, 네린 님도 대여해주시고 흔쾌히 듣도록 허락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자작러의 관점에서 보다보니 공감도 많이 가고,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