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잡담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

뮤직마니아 뮤직마니아
185 8 5

저는 언제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만 합니다.
남의 말을 달달 암기하여 인용하기도 극히 꺼립니다.
심지어 논문을 쓸 때도 가능한 인용을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제 논문들은 페이지 수가 남들의 반도 되지 않았어요.

 

여기 프랑스에 공부하러 와서 예술을 하는 친구를 많이 만났습니다.
미술, 음악, 조각, 영화, 무용을 전공하는 수많은 엘리트를 만났지요.
좁은 사회인지라 철학 하는 친구가 왔다 하면 예술 쪽 사람들이 많이 기웃거립니다.
무언가를 듣고 싶어서겠지요.
천성이 남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라 누구든 만나서 한 잔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각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거기서 부르면 놀러 가는 양 방문하기도 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은 지금은 아주 유명한 조각가인데 그 친구의 초대를 받아 오를레앙Orléans이라는 곳을 방문을 했지요.
프랑스는 에콜 데 보자르école des beaux arts라고 해서 미술 전문학교는 대학 내에 있지 않고 따로 학제를 편성해서 운영됩니다.
거기에도 보자르가 있었고 당시에 조각이 아주 유명한 학교였다고 합니다.
그 집에서 많은 그가 만든 조각상을 보고 한 두상이 너무 멋져 그에 대해 내 생각을 이야기하며 그 두상을 찬미하니 나보고 가지라고 하더군요.
정말 욕심은 났지만, 도저히 들고 올 수단이 없어서 다음에 보자고 했는데 다시 볼 기회를 놓쳤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었으면 스탁스 하나는 살 수 있었을 텐데 ㅎㅎㅎ

 

영화 일을 하는 친구들과 만나면 밤새 비디오를 돌려보며 술과 담배를 학대하며 영화에 대한 진한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이름만 대면 아는 분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논문도 대필해주기도 했습니다. 불어도 힘들고 글을 쓰는 데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하는 친구에게는 참고가 될 만큼 글을 써주기도 했지요.
당연히 죄의식 그런 건 없습니다. 자기가 그 글을 이해하고 자기 것이 되면 그 글은 그 사람 것이 되니까요.

갑자기 그렇게 힘들었지만 젊은 기운에 모두 잘 견뎠던 그 시절이 떠올라 이야기를 잠시 했네요.


요점은 무엇이냐 하면 그들은 모두 자기 소리를 낼 줄 아는 친구들이었다는 겁니다.
개성이 너무 강해서 서로 자주 다투기도 했었는데 저는 좀 늦게 유학길에 오른 처지라 형 소리를 들으며 방패막이 되어주었던 옛생각이 나네요.
주문한 헤드폰이 도착하지 않으니 계속 쓸데없는 소리만 합니다.
한 이틀 이상한 글로 많은 분의 심려를 끼쳐드렸네요.
너무 노여워 마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나름 재밌었으니 오늘도 즐겁고 통쾌하게 잘 사시기를 바랍니다.

 

casque-audio-licorne-musique-fille-licorne-fashion-4.jpg

 

신고공유스크랩
박지훈 박지훈님 포함 8명이 추천

댓글 5

댓글 쓰기
profile image 2등

영디비가 그래도 참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가 공유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학생들도 올 수 있는 공개된 커뮤니티란 점을 유의해서 표현해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07:54
24.04.11.
profile image
숙지니
애비를 애비라 말 못하는 ㅎㅎㅎㅎ
은근히 제 게시물을 보려고 오는 학생들도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14:19
24.04.11.
profile image 3등
사람 사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철학자가 오면 뭔가를 듣기 위해 기웃 거린다.
흥미롭네요.
이야기를 서로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싶어 한다는 점이 깊게 느껴지네요.
좋은 느낌입니다.
11:11
24.04.11.
profile image
청년이여
모두 호학이라 서로에게 관심이 많았던 시기지요.
14:19
24.04.11.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월 활동 이벤트 상품 안내! 32 영디비 24.05.16.16:29 1195 +13
음향
image
짜짜로니 19.11.10.22:58 12만 +3
공지
normal
영디비 20.01.08.16:38 9.9만 +27
잡담
normal
아빠안잔다 20.08.10.23:31 9.3만 +1
공지
normal
WL 20.08.18.11:51 9.2만 +7
음향
normal
SunRise 21.02.11.23:04 8.2만 +25
음향
image
Stellist 20.08.07.14:11 7.2만 +4
잡담
image
goldenboy2 20.03.24.03:25 6.2만 0
음향
image
hankey 21.04.21.15:37 6.1만 +4
음향
image
로드러너 23.05.21.16:02 5.9만 +6
잡담
image
nerin 23.07.16.12:16 5.7만 +6
잡담
image
청년 23.09.28.10:26 5.7만 +8
음향
normal
Heskeybi 20.08.29.13:25 5.5만 +15
잡담
image
트리거왕 23.05.28.13:59 4.7만 +3
음향
image
청염 19.11.01.11:44 4.3만 +7
뉴스
image
김민창 19.04.22.11:41 4.2만 +3
잡담
normal
플라스틱걸 20.03.21.15:19 4만 0
잡담
image
Stellist 23.05.08.16:21 4만 +1
음향
image
완전무선매니아 20.03.08.22:18 4만 0
잡담
image
alpine-snow 23.06.11.22:28 3.7만 +6
잡담
image
포미더블 20.04.12.18:56 3.6만 0
잡담
image
Stellist 22.01.03.17:34 3.5만 +4
음향
image
완전무선매니아 20.05.28.14:06 3.5만 0
음향
image
컬리그 20.03.06.11:32 3.5만 +2
잡담
normal
awergyv1 20.05.26.19:25 3.4만 0
잡담
image
굳지 22.03.26.04:58 3.4만 +3
잡담
image
소닉유스 23.06.28.22:46 3.4만 +16
음향
normal
SunRise 22.03.24.01:15 3.4만 0
음향
image
OrangeFloyd 19.11.13.15:23 3.3만 +1
음향
image
Egdms 19.11.30.14:36 3.3만 +2
음향
image
Luminα 22.05.14.22:05 3.2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