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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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스피커를 위해 녹음된 스테레오 음원을, 좌우 채널이 단절, 분리되어 소리가 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듣게 되면 좌우 패닝이나 센터 이미징을 비롯한 렌더링 전반에 적용되는 논리가 달라지므로 정확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크로스피드를 비롯한 후처리를 하기도 하고 나아가 컨텐츠 수준에서 재생하는 주체가 스테레오 스피커인지 멀티채널 스피커인지 헤드폰인지 판단해 렌더링을 달리 하기도 하지만 저는 스피커로든 이어폰으로든 스테레오 음원 그대로 재생해 듣기를 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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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과 헤드폰까지 가지 않더라도 스테레오 스피커를 통한 공간 표현이 이미 정확한 정량화가 어려운, 다양한 트릭에 의한 흑마술에 가까운 행위라는 걸 생각해 보면 새삼스럽지 않죠. 그렇기에 플로이드 툴 박사는 일찍이 환경을 비롯한 변수가 너무 많은 스테레오는 머리 아프니 때려치자고 하셨고, 직접음의 통제를 통해 예측과 계측이 잘 되는 멀티 채널이야말로 진리라고 하거나 그도 아니면 차라리 모노가 더 낫다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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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저는 여전히 스테레오가 좋습니다. 그야말로 마법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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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밀아 - 장마, 한강 엘레지

2023년 11월에 발매된 앨범 리버사이드를 여는 곡과 닫는 곡으로 아티스트가 직접 채집한 앰비언스 레코딩이 적극적으로 쓰였습니다. 프로세싱과 전송 과정에서 자칫 왜곡되어 들리기 쉬운 빗소리가 얼마나 사실적으로 들리는지, 자동차 소리가 다양한 방향으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패닝되는지, 특히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넘어가는 음영 지역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새 소리, 자전거 소리 등 다양한 생활 소음이 얼마나 현장감과 실재감이 있게 들리는지, 그리고 가수 목소리에 담긴 따뜻함이 얼마나 잘 느껴지는지 살펴 듣다 보면 결국 앨범 전체를 다시 정주행하고 싶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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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NMIXX - Run For Roses

그간 JYPE의 노래를 듣지 않았는데, 어쩌다 Roller Coaster를 듣고 조금 관심을 갖게 되었다가 이후 DASH를 통해 NMIXX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Run For Roses는 DASH와 함께 올 1월 발매된 EP인 Fe304: BREAK애 수록된 곡으로 일렉트릭기타에 벤조와 바이올린을 더해 컨트리 풍으로 완성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멤버둘의 목소리가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는 와중에도 그 너비, 깊이, 높이를 비롯한 표현의 논리가 얼마나 일관성이 있는지, 악기와 코러스가 너무 혼잡하거나 띄엄띄엄하게 들리지 않고 적절한 곳에 자리해 들리는지 생각하며 들어보기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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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OMOO - Grapefruit Moon

의외로 강력한 킥 위로 TOMOO의 목소리가 얼마나 자연스럽고 또 자유롭게 표현되는지, 그리고 29초쯤부터 등장해 공중을 부유하는 효과음은 어디에서 나타나 어디로 이동해 어떻게 사라지는지 따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3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