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렐레??? ㅋㅋㅋ 덩칫값 못하는 CD2000...

E888로 한창 즐겨듣던 음악들을, E888이 없어서 CD2000으로 듣고 있습니다.

CD2000은 뭐 같은 바이오셀롤로오스 다이어프램 계열의 헤드폰이니

E888의 상위 호환이라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절대로 다릅니다.

CD2000은 물론 CD1700도 다이어프램 조성이 전혀 다릅니다.

E888은 PET 기반에 바이오셀룰로오스를 증착해놓은 녀석입니다.

CD1700/2000은 PET 없이 바이오셀룰로오스와 벡트란 섬유 배합입니다.

결국, E888은 진동판 찌그러졌을 때 펴려고 하면 펴기가 쉽습니다.

CD1700/2000은 잘못 건드리면 진동판이 종이처럼 걍 찢어집니다.

E888은 헤드폰 흉내를 꽤 그럴 듯하게 냅니다. 이어폰이지만 헤드폰이 되려고 해요.

그런데 CD2000은 말 그대로 E888 흉내를 내려 합니다.

명색이 헤드폰인데 유명한 그 이어폰이 되고 싶어해요. 지가 더 나을 수도 있었는데.

저는 결국 사운드의 결로 보면 CD2000보다는 E888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스케일의 차원이 아니라,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지향점 때문에 격이 갈리더군요.

CD3000도 잘 해야 E888 동급이라 느꼈었습니다.

R10은 아예 카테고리가 달라서 비교 대상은 아니라고 느꼈었고요.

일본산 E888의 최전성기 사운드를 20대 최전성기 시절에 들었던 기억은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자 이미지로 남아있습니다.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나, 하여간 E888의 현역 시절 사운드는 참 인간적이었습니다.

체감상 매우 고성능이기도 했습니다.

소니가 E888을 다시 발매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합당한 가격이기만 하다면 기꺼이 하나 구매할 생각입니다.

오테도 W100을 오마주할 줄 모르더니만, 소니도 E888을 오마주할 줄 모르니 한심합니다.

자기네들이 가장 찬란한 성과를 발휘했었던 것을 간직할 줄을 모릅니다.

동양계 브랜드들의 종특이라고 비하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납니다.

(현대가 포니와 스텔라의 의미를 전혀 모르는 멍청함을 보이는 것처럼)

하다못해 젠하이저도 HD600을 돌솥 시절 유지는 아니더라도 모델 유지는 하는데.

제가 DT990 Pro를 구매한 것도 어찌보면 그에 대한 저항 심리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