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의 USB 사운드 인터페이스 중 하나...
22년 전 어느 날, 친구 집에 갔더니 이런게 있더군요.
그냥 뭐 이것의 파란색 버전이었습니다.
몸체는 반투명 파란색에 케이블은 저 색 그대로.
3.5mm 단자로 아날로그 신호 및 디지털 광출력을 지원하는 녀석이었습니다.
즉, USB로 연결하는 외장형 사운드카드였지요.
저 때만 해도, PC로 고품질 음원을 듣는다는 생각은 그다지 잘 못하던 시절이었죠.
플레이어는 윈앰프가 주류였고 사운드카드도 확장카드형은 싸구려가 대세...
메인보드 내장형 사운드는 지금보다 노이즈도 심했고 음질도 엉망이었습니다.
그 시절 대중형 끝판왕이 사운드 블라스터 라이브와 오디지 시리즈였는데,
그것들도 시중의 휴대용 CDP들에 비하면 탁하고 텁텁한 음색이었지요.
어머니께서 사주신 사운드카드였던 오디지4는 지금도 잘 간직하고 있으나
PC 본체에 끼울 생각은 않고 그저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을 뿐입니다.
꼬다리...?는 커녕,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는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시절.
DAC...? 그게 뭐예요?!
그건 디지털 소스기기 안에 기본으로 전부 탑재되어 있었지만, 대부분 잘 모르던 시절.
그런 시절,
처음으로 저 USB 사운드카드에 헤드폰을 직결한 사운드를 들었을 때의 충격이 기억납니다.
헤드폰은 필립스 SBC-HP910.
...우와... 엄청나게 깨끗한 소리가 나는데?!
그런데 엄청나게 경질적이다!!!
원체 보수적인 성격이기도 했지만, 처음 보는 USB 사운드카드의 소리가 경질적이니
그 때부터 제 오디오 취향은 점점 더 수구적으로 변해갔던 기억이 납니다.
날카롭고 뻣뻣하고 쨍한 걸 이미 그 때부터도 본능적으로 싫어했던 듯 합니다.
어떤 오디오에서 좀 그런 성향이 느껴져서 뚜껑을 까보면 어김없이
WIMA 콘덴서들이 빽빽한 걸 보았고 그 광경에 기겁을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이야 PC에 외장 댁앰프(m900) 연결해서 쓰고, 스마트폰에 꼬다리 꼽아서 쓰지만,
이건 사실상 장족의 발전이라 해야 할 부분입니다.
아직도 카세트 플레이어와 CDP를 놓지 않고 있고, LP도 가끔 돌리고 있을 지경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제 취향의 변화는 분명 아닙니다.
카세트와 CDP, LP는 그저 관성이고...
외장 댁앰프와 꼬다리는 초창기에 들어봤을 때는 5초 듣고 바로 아웃 어브 안중이었습니다.
얘네들의 품질이 지난 십여년 동안 정말 미친 듯이 치고 올라왔다고 생각합니다.
젠더형 꼬다리인 DEW0를 보면 정말 놀라울 지경입니다.
옵토플레이에 달린 단자만한 본체를 갖고 있는데,
음질은 딱히 떨어지지도 않으며 자연스러움 면에서는 훨씬 낫습니다.
심지어 그 이상 급의 꼬다리들은 압도적으로 훌륭한 사운드를 냅니다.
이젠 정말 어느 기기를 사도, 저 시절만큼 긴가민가 하지는 않아도 될 때가 된 듯 합니다.
솔직히 같은 값이면 사운드가 더 맘에 드는 걸 사고 싶으니 고민을 하는 것이지,
가격대비 사운드 품질 자체로 보자면 그다지 고민을 할 이유가 없어진 듯도 합니다.
고품질로 재생음악을 듣기에 정말 좋은 시절이 이제야 열린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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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Write음질도 그런대로 꽤 괜찮아서 한동안 잘 이용했습니다.
RZ-550을 구입한 이후로도 활용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데...
차에서 블투 대용으로 AUX 연결해서 쓰면 음질 향상이 진심으로 대단합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dew0는 CX31993 제품치고는 가격이 있는 편이긴 하죠.
Graveaudio DA06도 같은 칩셋인데 가격이 5천원이니..
둘다 저렴한 녀석들이긴 해도 가격차가 무려 5배라 ㅋㅋ
같은 칩 들어간 것 중에선 이녀석이 제일 사이즈가 놀랍더군요
https://a.aliexpress.com/_olXVUWx
오히려 너무 작아서 분실우려가 높으려나요 ㅋㅋ
진심으로 대단하신 음향 전문가이십니다. ;ㅡ;
본 꼴뚜기도 전혀 몰랐던 부분들을 새로 알게 되네요.
앞으로도 많이 배우겠읍니다!!
(ㄹㅇ 감동받음)
몇개 갖고 있습니다. 막 쓰기 편하더군요.
오디오트랙 OPTO PLAY 이 단종되고 그 다음에 출시 된 게 마야 EX 5.1 USB 입니다.
그 이후 로 출시된 게 마야 U5입니다
마야, 프로디지, 6Fire 등등...
그 중 저는 내장형 PCI 타입의 Juli@을 골랐는데, 아직도 PC에 꽂혀서
멀쩡히 작동 중인 상태입니다. ㄷㄷㄷ
진심으로 대단히 부러워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ㅠ.ㅠ
태어나시기도 전이었다니!!!
그래서 지금도 내장사운드에 편견이 있는데... 솔직히 요즘엔 듣기만 하는건 나쁘진 않더라고요.
요즘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들은 아쉬우나마 꽤 들을만해진 듯 합니다.
저 시절 MP3P보다는 더 나은 것 같습니다.
PCI-E 타입의 내장형 사운드카드도 아직은 꽤 괜찮은 것 같아요.
쓰시는 분들이 거의 없어진 것이 함정이지만...
저도 DEW0 간편하게 잘 사용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