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물건은 못 넣는 귀...
마음 속 꿈틀거리는 힙스터 정신이 저를 이상한 곳으로 이끌었어요..
저도 불과 몇년전까진 삼성 버즈나 끼고 다니는 행인 중 하나였는데 말이에요....
현재 제가 소장하고 있는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IE200
ER4B
ER2SE
C5s2
EPH-M200
The Plug
...평범한 노즐의 이어폰이 하나도 없죠
1. 유일한 대중픽, IE200
..은 현재 친구에게 가있는 상태라 패스
2. DF의 화신, ER4B
솔직히 말하면 이 친구는 음원을 좀 많이 타는 것 같습니다. 거대한 회색3단팁 땜에 제 컨디션도 많이 타고요.
그래도 정착용하고 들을때 기묘하게 정확한 스테이징이나, 여리여리한 보컬의 질감에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무엇보다 워낙 상징성 있는 친구고, 케이블에 따라 소리가 휙휙 변하는 재밌는 친구기도 합니다.
3. 사실상 종결 가능, ER2SE
제가 처음으로 '이정도면 종결해도 되겠다.' 라고 느낀 이어폰이에요.
배송 받자마자 들었을땐 "소리가 답답하네...?" 싶었지만 어느날 우연히 얄투로 Take Five를 듣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작은 소리 하나하나가 잘 들려서 너무 좋았습니다.
작은 디테일이 잘 들린다는게 해상력이 좋다는 소리는 아니고 (얄포랑 비청하면 곧바로 얄포가 훨씬 깨끗하고, 넓고, 정확하다고 느껴짐) 또, 자연스러운 소리라 하기도 뭣한데
고음압으로 야외에서 청취하면 쭉 뻗는 디테일한 소리가 나며 엄청난 귀르가즘을 선사합니다.
4. "B&W" C5s2
B&W가 괜히 이름값 높은게 아닌가봐요. 상당히 묵직한 저음과 알뜰하게(?) 들리는 나머지 대역이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근데 그렇게 디테일한 소리는 아니라 이 친구는 오히려 크로스피드 키고 eq도 먹이며 듣는 것도 즐기는 편입니다.
다만 흘러내리는 이어팁, 흘러내리는 루프, 고통받는 제 귓바퀴, 머리를 울리는 저음의 환장의 콤비에 의해 한시간 이상 끼진 못하겠더군여,,,
5. 왜 이런걸 만들었진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야마하, EPH-M200
이거 들어보면 생각보다 참 좋아요.
설명을 못하겠는데 되게... 촘촘한 모눈종이 보는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소리의 질감이 상당히 좋은 아이인데요, 매끄럽고 예쁜 소리는 기대하면 안됩니다.
꽤 괜찮은 저음의 타격감과, 1200방 정도로 꼼꼼히 샌딩된 나머지 대역이 귀에 아슬아슬한 자극을 줘서 몽롱해진달까.
쓰고보니 뭔 귀신 씻나락 까먹은 소리만 하고 있네요ㅋㅋㅋㅋ
암튼 어어폰 입문할때 생각했던 "비싼 이어폰의 소리"가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정작 입문하자마자 이거 들었으면 물음표 연발로 날렸을 것 같다는 아이러니,,,ㅎ
6. 역사와 전통의 Koss, The plug
이 친구도 참 이상합니다.
어찌보면 m200보다 한참 먼저 나온 노즐이 휘는 이어폰이기도 하고...
소리가 부드럽고 고음이 슴슴해서 오래들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음에 부한 느낌이 커서 의외로 오래 못 듣는 친구...
감도는 또 되게 높아서 감성ㅡ파이 하려고 Mp3에 꽂으면 노이즈 그대로 다 들리는 친구...
세탁기에 돌렸지만 말려주니 하루만에 살아돌아온 생존력을 겸비한 친구...
무엇보다 1999년에 출시하여 25년 넘게 생산라인이 유지되는 기똥한 친구입니다.
평소에 안듣는데, 어느날 갑자기 외출전에 "오늘은 이걸 들어야만 한다!" 라는 느낌이 들때가 있어 간간히 찾게 됩니다.
이상 주력으로 쓰는 친구들이었구요..
아쉽게 메인으로 다루지 못한 친구에는
삼단팁으로 개조당한 제 윙번들
겉부터 속까지 개조당한 Qcy t17
말랑말랑 하우징에 빠져 드라이버 바꿔낄 궁리중인 ase500
등등이 있네요.
언젠가 진정한 마이파이를 찾을 그날까지...
귀...는 계속 고생하겠지만
개성 넘치는 친구들을 이것저것 모아보고 싶습니다!
Comment 31
Comment Write굉장한 형태의 친구들만 모아놓으셨네요....ㄷㄷㄷㄷㄷㄷ...
최근에는 저 스타일로 신작은 잘 나오진 않죠.
삼성 akg 번들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군요 ㅋㅋ
다만 착용만 잘되면 정말 신세경이긴 해요.
설계에서 음질이 나오는 것이죠 ㅎㅎ
헐 대단하시네요. ㄷㄷ
모두가 알지만 차마 입밖으로는 말 못하는 그 별명...
ㄷ...디ㅣ....ㄷ...아르마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