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 수리 - 젠하이저 모멘텀 온이어 1.0 - #1. Temporary Repair
@fadong님 께서 나눔하여주신,
좌측이 들렸다 안 들렸다 하는 상태의 젠하이저 모멘텀 온이어 1.0 수리를 마쳤습니다.
일단 납땜 넣는 일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런 건은 받자마자 후다닥 착수해서 좋은 소식 들려드림이 마땅한 보답임에도...
본 꼴뚜기의 업무 과중을 핑계로 좀 늦게 착수하여 fadong님께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중간중간 시간을 내어 하나 둘 테스트하며 실행한데다 양손 작업이다 보니
작업 중인 상태의 사진은 찍지 못하고 tear down 모습만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패드는 알리에서 구매한 것으로 교체해둔 상태입니다.
이어패드를 벗기면, 익숙한 젠하이저 특유의 진동판 모습이 보입니다.
진동판 외곽의 주름을 보면 젠하이저 어느 라인업이건 다 똑같아보입니다. ㄷㄷㄷ
분해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작업이지만, 나사를 풀어낼 땐 늘 긴장합니다.
실수하면 나사가 드라이버 마그넷의 자기력에 이끌려 프로텍터 안으로 쑥 빨려들어가
진동판을 쿸 찍어누르는 사태가 발생되기도 하는데, 보통 찍힘 자국 정도의 데미지는 남깁니다.
재수 없으면 보이스코일 리드선을 찍어눌러 끊어먹는 경우도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당해봤... ㅠ)
열어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경량급 휴대용 모델임에도 꽉 밀폐된 이너 하우징 앗세이로 떨어져 나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젠하이저의 이런 디자인을 높이 평가하는 편입니다.
일장일단이 있긴 한데, 구조적인 면에서는 이게 훨씬 좋은게...
하우징 내부 구조에 의한 회절이나 음압 누설에 의한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제 헤드폰들이 이런데선 좀 취약하긴 한데, 그렇다고 젠하이저가 다 좋지만은 않긴 해요.
이너하우징 플라스틱 울림이 좀 느껴지는 부분, 그리고 넓은 공간감을 내는데에 한계가 있어서...
이너하우징 겉면에도 홀이 뚫려있고, 하나는 댐퍼가 덧대어져 있었습니다.
사진 아래를 보시면 케이블이 나오는 부분에 씰링 마감도 되어있고요.
사소한 것에도 철저하게 대응한 부분에서, 대중 브랜드 대비 비싼 가격은 합당해 보입니다.
결국 이런 철두철미함은 음질로 이어집니다.
이너하우징도 열어보려 하였으나, 하... ㅋㅋㅋ
접합면이 씰링되어 있어서, 그냥 포기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뜯어냈다 다시 씰링했어도 완전히 멀쩡했던 적은 없었어서...
며칠간 밀당했던 소켓 부분입니다.
나사도 하나는 헛돌려서 칠 벗겨먹고... ㅋ;;
일단, 단자쪽 문제로 의심하여 하우징 쪽 소켓 안쪽으로 바늘을 넣어 핀을 살짝 당겨냈음에도
이상하게 잘 해결이 되지 않아서, 소켓을 교체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맞는 것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도박을 감행했습니다.
1) 핀을 아주 강하게 확 당겨낸다.
2) 1번 단계에서 해결이 되면 종료, 다만...
3) 재발될 경우에는 커스텀 케이블을 다른 것으로 교체.
4) 핀이 부러질 경우에는 소켓 없이 납땜으로 바로 일체형으로 개조.
...라는 계획으로.
바늘로 핀을 좀 더 당겨낸 뒤 함께 온 커케를 다시 넣으니 처음엔 잘 나오다가 안 나오는 현상 재발...
또 핀을 당겨낸 다음 알콜로 닦아내고.
혹시나 하여 동생이 준 AKG Y50BT의 케이블을 꼽아놓고 방치해두었다가 다시 꼽았다 뺐다 반복...
테스트하니, 접촉불량이 재발되지 않음을 확인.
의아하여, 다시 커케를 넣고 며칠 두었다 테스트 해보니 다시 접촉불량 발생.
...또 바늘질로 핀을 휘어당겼습니다. 이번엔 뿌러지면 납땜으로 일체형 개조하자며. ㄷㄷㄷ;;;
다행히 크게 휘어 밀고 당기는게 아니어서 별 일은 없었습니다.
AKG 케이블과 커케간 모양이 딱히 다르지도 않고,
다르다 한들 핀을 변형시키겠다 싶을 정도의 형상 차이는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아 의아합니다만,
이걸로서 한 가지 사실은 알았습니다.
커케에 따라서는 플러그 형상에 따라 헤드폰의 소켓 핀을 변형시키거나 손상시킬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걸...
사실, HD6** 계열의 경우 20년 전에도 이미 커케 꼽았다 빼면서 드라이버측 소켓 핀이 쑥 빠지면서
보이스코일을 쭉 달고나와 끊어져 말 그대로 탈장으로 드라이버가 고장나는 일이 간혹 있었습니다.
다행히 2.5mm 3핀 규격의 경우 체결력이 그리 강하지 않은데다 보이스코일과 바로 연결되지는 않으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만, 구매시 확인 잘 해야 할 듯해 보입니다.
순정 케이블을 구하기 어려우니 한동안 Y50BT의 케이블을 공유하여 사용하기로 하고...
커케는 규격 불문 괜찮은 걸 사다가 2.5mm 단자를 좋은 걸로 사서 WBT 은납을 발라 바꿔달기로...
HD569에 동봉된 짧은 케이블이 있긴 한데, 얘는 플라스틱 몰드가 굵어서 전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드라이버쪽 문제가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젠하이저는 헤드폰 드라이버는 고장나는 경우를 거의 못 보기도 했고요.
(그놈의 IE 시리즈가 문제여 문제...)
귀하게 간직하며 써오신 러블리한 헤드폰을 나눔해주신 fadong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저도 귀하게 오래 잘 간직하며 자주 울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음 쿵쾅이란 평을 봤지만, 그래도 젠하이저답게 제 귀엔 중역대 위주로 탄탄한 사운드가 인상적입니다.
젠하이저는 하위 라인업으로 갈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건 있어도, 진동판이 싸구려인 느낌이 없어요.
그에 비하면 Y50BT는 FR과는 별개로 젠하이저에 비하면 진동판 자체가 싸구려인 듯한 느낌이 물씬합니다. ㅠㅠㅠ
Comment 12
Comment Write바늘로 한참이긴 하지만 쑤신게 전부라서 애매한 기분입미다?! ㄷㄷㄷ
오. 축하드립니다.
전문가님의 손길에 새 생명을 얻어 태어났네요.
정말 대단한 실력자이십니다.
금손이십니다. 채널 밸런스 확인하고싶으시다면 측정해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