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1) 오버이어 패드 3종 측정 및 체험결과 및 1KHz-2KHz 딥에 대한 가설
신년맞이 오버이어 패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신년이 되어도 테스트기행는 멈추지 않습니다.
모두 블루택으로 드라이버 주변의 틈을 매운 105mm 어댑터에 얹어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왼쪽부터 각각 "타원형", "구형", "벨루어" 패드라는 이름으로 설명을 진행하겠습니다. 벨루어야 재질이 벨루어 하이브리드라서 그대로 쓰지만, 나머지는 다 인조가죽 재질이라 귀 모양에 맞춰서 명명하였습니다.
모든 측정은 좌측 이어컵의 결과만 측정하였으며, 각각 패드만 올렸을때와 2mm정도 되는 스펀지 디스크를 같이 장착했을 때의 결과를 오버레이하여 그래프를 작성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재밌는 결과들이 확인되었습니다.
우선 타원형 패드부터입니다.
가장 밸런스 좋은 결과물입니다. 500Hz 기준으로 정렬해서 뭔가 전반적으로 레벨이 떨어지는것 처럼 보여서 그렇지, 전반적으로 빠지는 곳 없이 전 대역 모두 적절히 잘 재생하는 결과를 보여줬으며, 오버이어의 착용감도 챙길 수 있어서 꽤 괜찮았습니다.
디스크를 장착했을때와 하지 않았을때의 차이가 FR 전반에서 보이는 결과였지만, 실제 청감상으로는 패드 없이 들었을때는 좀 밝다고 느껴져서 패드를 장착했을때 더 인상이 좋았었습니다. 이전 측정결과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1kHz딥은 존재하며, 희한하게 70-80hz 에 계단지게 확 올라가는 패턴이 보이지만 청감적으로는 딱히 두드러진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저음레벨이 1kHz 딥의 레벨과 매칭이 되서 딱히 저음이 부족하다 이런 느낌 없이 풍성하게 들리는게 좋았으며, 특히 바이노럴 리코딩이나 스테레오 리코딩 상에서 패닝이 있는 곡들 (예: Radiohead - Paranoid Android, Pink Floyd - On The Run 등)의 입체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생각보다 올라운더로 써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의 밸런스여서 꽤 좋은 인상을 가졌습니다.
다음은 구형 패드입니다.
가장 놀란 측정결과입니다. 서브대역 전반이 20Hz까지 쭉 뻗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게다가 500hz까지의 저음부분은 하만 2018 오버이어 타겟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주지만, 그 이후부터 급격한 딥이 있습니다. 덕분에 청감적으로 고음과 중음이 상당히 멀게 들리는 효과를 가져오지만, 마스킹됬다는 느낌도 받아서 밸런스있다...고 하긴 좀 그런 결과였습니다.
튜닝용 스펀지 패드를 썼을때와 안 썼을때의 차이는 상기 타원형 패드와 마찬가지로 FR 전반적으로 부스트되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덕분에 저음 양감이 더 두터워지니까 뭔가 저음이 더 답답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스펀지 패드의 유무를 제외하고 구형 패드를 사용 시 서브베이스 많이 쓰는 힙합을 들었을때, 가슴을 쿵... 하고 치는 서브베이스 어택을 받았을때는 좀 적잖히 놀랐는데, 전반적인 밸런스를 생각하면 아마 타원형 패드를 더 많이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밸런스는 튜닝용 패드 없는, 구형 패드만 장착했을 때가 제일 좋았습니다.
다음은 벨루어 패드입니다.
각각 패드만 장착 시(적색), 패드와 튜닝 스펀지를 장착했을 때 (보라색), 패드와 튜닝 스펀지 2개를 장착했을 때(녹색) 입니다. 이 측정결과에서는 상기 인조가죽 재질 패드와는 다르게 패드의 수에 따라 6KHz의 피크와 100Hz 이하의 저음레벨에 영향을 끼치며, 스펀지 댐퍼 수에 따라 6KHz 레벨이 3db정도 내려가고, 저음레벨이 1db씩 상승하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청감결과는 뭐... 그래프대로의 소리입니다. 귀아퍼요. 한 3분 듣고 그냥 뺐습니다. 하지만 그래프를 보면 놀라운 점이 있는데, 이전까지 존재하던 1kHz-2kHz 딥이 없습니다. 500Hz부터 2Khz까지는 하만타겟을 그대로 따라가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놀랐습니다. 얘도 오버이어고, 드라이버와 귀 사이의 거리는 오히려 제일 멀음에도 불구하고 중음역대의 타겟 부합도는 현재까지 제일 높은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대로, 벨루어 패드의 저음역 레벨은 거의 온이어때 수준으로 G-Cush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롤오프하는 저음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유하고 있는 오버이어 패드 측정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XB700 패드와 G-Cush패드는 맥미니로 측정했던 당시의 불안정한 결과물이라 스무딩을 걸었습니다.)
다른 오버이어 패드는 일반적으로 저음 레벨이 1kHz-2kHz 딥의 레벨과 동일하거나, 아니면 더 높은 패턴을 보여줬는데, 벨루어 패드와 G-Cush만 저음이 롤오프되고 1kHz-2kHz대 딥이 없으며, 고음이 솟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재밌는거는, 타원형 이어패드의 경우, 튜닝용 스펀지 없이 측정했을 때의 2kHz-7kHz의 패턴이 스톡과 꽤 비슷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입니다. 실제로 타원형 이어패드의 경우, 이어패드가 두꺼운 부분에 귀 뒷부분이 쏙 들어갈 수 있어서 오버이어 패드 중 가장 귀와 가깝게 배치할 수 있는 형태라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청감적으로도 2kHz-7kHz부분은 스톡을 연상시키는 밸런스이기도 했고요.
따라서, 타원형 패드의 측정결과와 저음이 빠지지만 딥이 없었던 벨루어 패드 및 G-Cush 패드의 결과를 기반으로 추론할 경우, 1KHz-2KHz 딥은 딥이 아니라 20Hz-1KHz사이의 저음이 부풀어 올라서 딥처럼 보이는 패턴을 형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이 섭니다. 아직까지 완전 가설의 영역이라 맞는지는 추후 테스트를 계속 진행해봐야겠네요.
혹시나 해서 스톡의 피크라 시작되는 1.2kHz 또는 그 언저리가 기준 지점이 아닐까 하는 가설도 얼추 세워봤습니다만, 1.2KHz 지점을 기준으로 Align 했을 시, 100Hz 기준 저음 레벨에 따라 피크 시작점의 variation이 다수 존재하는걸 보면 저음레벨 등의 어떤 요인에 따라서 피크 시작점 구간이 1.2kHz에서 멀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만, 이것도 아직은 가설도 아니고 추측의 영역인지라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3.2kHz대 언저리도 고민의 대상이기도 하고요. 이어게인 피크는 늘 3.2KHz대에서 떨어지니까요.
일단 오버이어 패드들 측정 결과들도 전반적으로 생각 정리하는 겸 해서 측정 다시 해야겠네요. CMA18P로 하면 REW 레벨이 충분히 확보되기도 하고... inefficient한 헤드폰 측정을 위해서 앰프를 들이는것도 한번 고려를 해 봐야겠습니다. 아니면 그냥 E1DA네 3.5mm 동글을 구매할지 고려해봐야겠네요.
참 새해부터 재밌는 결과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탐구하는 재미가 있는 헤드폰이에요 HP-1은. 개발자들 정말 리스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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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Write개발자에도, 탐구자인 엘릭스님도 리스펙!
감사합니다. HP-1을 파보면 파볼수록 야마하는 그 기술력 조금만 더 발휘해서 다음 오쏘다이나믹은 좀 어메이징한걸로 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콤보로 써라고 내놓은 앰프도 괜찮아보이긴 하는데 솔직히 시스템적으로 2% 아쉬운건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흥미진진합니다!
장비가 없..습니다… 제대로 하려면 텍트로닉스 장비가 필요한데 업무로 납품해봐서 알지만 가격대가 더미헤드급이라...
발음체 및 다른 부품의 전기적 특성 변화를 통한 차이 및 이런 변수들을 포함한 튜닝 접근법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참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