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못보던 청음샵이 오픈해서 다녀와봤습니다.

요 몇달 전에 민락동에 블루보틀이 생기면서 커피 마시겠다고 살랑살랑 걸어서 가곤 합니다.

그 옆 건물에서 몇주 전부터 뚝딱거리더니, 지난 주말에 뭐 오픈을 한다길래

오픈한 날 가서 사진도 좀 찍어주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 마실 수 있는 교환권도 받아오고 했었는데

오픈날은 뭐 듣고 제대로 보고 한 건 없어서 오늘은 청음 한 번 해보자 하면서 갔습니다.

(왜 한국에서 이렇게 층을 구분한 건진 모르겠지만) 로비층은 (모로 봐도 비싸보이는) 조명,

1층엔 조명보다도 비싸보이는 인테리어 가구들이 있고

2층에 청음 매장이 있습니다.

(헤드폰/이어폰은 주 관심사가 아니었어서 대충 찍었습니다...ㅠㅠ)

뭐라도 들어보자 싶어 온 거라 저 중에 제일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던

T+A의 솔리테어T를 고르고 청음할 때 쓰면 된다고 하는 DAP(피오 m23)를 들고 청음 자리에 앉았는데...

...청음용 기기에 스트리밍 서비스 같은게 로그인이 안되어있네요? ㅠㅠ

기기 내장 샘플 음원밖에 없길래 안내해준 직원분께 물어보니 원래 근무하시던 담당 직원분이 오늘 휴무고

내부 사정으로 청음기기용 음원 서비스 가입이 아직 안됐다고 해서 DAP로는 그냥 샘플 음원만 들었습니다.

샘플 음원만 들었을때는 모르는 노래니까 그냥 깔끔하게 잘 들리는구나 수준이었는데...

제 폰에 연결해서 평소에도 자주 듣는 아이유의 밤편지를 들을 때는 차이가 느껴지네요.

평소엔 그냥 음악을 브금으로 틀거나, 이동할 때에만 아이폰+에어팟4 조합으로 편하게 듣는 것만 생각하기 때문에

편의성을 먼저 생각하느라 에어팟 외길 인생을 살고 있었는데

저 같지 않고 음악을 각 잡고 들으시는 분들은 '들리는게 이렇게 달라지면 비싼 돈 쓸만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일단 이어폰과 헤드폰의 차이도 있겠지만, 소리가 깔끔하게 떨어지는 느낌이나 공간감 같은게 익숙한 것과 다르더라구요.

대신 기기 특성인건지 볼륨은 조금 높여야 했습니다.

비싼게 다르긴 다르다... 하면서 감탄했습니다.

다음엔 스피커쪽으로 옮겼는데 마샬, 제네바 같은게 보이다가

저같은 서민은 말로만 듣던 브리온베가 라디오포노그라포가 있더라구요.

턴테이블에 LP도 있었는데 안내해주신 직원분이 다른 손님들 응대하느라 이거 켜봐도 되냐고 묻지를 못해서...

오늘은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ㅠㅠ

다음에 또 오게되면 직원분께 물어서 LP 꼭 재생해서 들어봐야...

옆에 KEF 제품도 있어서 옛날에 한창 홈시어터 관심 많던 시기에 익숙한 이름이라 반가웠습니다.

커피 때문에 지나가는 루트에 청음할 수 있는 매장이 생긴게 반가운데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아직 정돈 안된 느낌은 있는 것 같습니다.

광안리 근처(...저처럼 걸어서도 오가는 분들 아니면 근처 아닐지도...)에 별 목적 없어도 들릴만한 곳 하나가

더 생겼다는 면에서는 좋네요.

근데 아래 가구층이나 조명층도 그렇고 가격대가 다 높아서 에어팟 따리만 쓰는 서민으로선 좀 위압감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