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번째 HD800S입니다. (HD800S 패드별 측정 및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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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돈내산입니다. 본 게시글에 타인 또는 타 기관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 본 게시글의 모든 측정치는 IEC 60318-4 이어 시뮬레이터 및 KB501X Pinna를 사용하여 500Hz, 94dB 기준으로 측정하였으며, 10kHz 이후 구간은 비신뢰구간입니다. 또한, 본 게시글의 모든 측정치는 동일 제품 전체를 대변하지 않으며, 게시글 작성에 사용된 단일 유닛만의 고유 측정치입니다.
HD800S입니다.
딱히 뭐 다양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는 헤드폰이고, 이 헤드폰이 무엇이고 왜 헤드파이 역사에 중요하고 같은 설명은 제가 하는거보다는 선라이즈님이 잘 정리해주신 글이 있으니 링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sr_sunrise/223332600386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올라온 매물이었습니다. 스톡패드 없고 연식때문에 저렴하게 판다고 적혀있어서 살짝 걱정했었는데, 정품패드 대신 데코니 엘리트 하이브리드 패드가 장착된 물건이었고, 헤드밴드 상태가 오래되서 김가루가 떨어지는 정도 외에는 외부, 메탈 메쉬는 다 멀쩡해서 좀 많이 놀랬습니다.
받아보자마자 제일 먼저 유닛 상태 확인을 하고, 헤드밴드 김가루 떨어지는것과 정품패드가 없다는것 외에는 판매자분께서 정품 배플까지 다 챙겨서 주셔서 헤드밴드와 정품패드만 사면 된다는것을 확인한 후, 청음을 해 봤습니다.
뭔가 기억과는 살짝 다르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헤드폰. 좌우편차도 딱히 없는것 같으니 정품패드와 헤드밴드가 마침 소노마에 스톡이 있어서 공홈에서 구매 진행하고, 탈취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정품 헤드밴드와 이어패드입니다. 익숙한 자태.
헤드밴드는 패딩이 충분히 들어가있고, 이어패드도 얇아보이지만 충분히 귀를 덮어주고 씰을 만들 정도의 패딩은 들어가 있습니다. 남이 쓰던거만 써봐서 그런지 신품 패드와 헤드밴드의 탄력이 이렇게 좋을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제일 좋은 점, 가볍습니다.
정품이 왔으니 교체를 해야죠.
(왼쪽 - 우측컵, 오른쪽 - 좌측컵)
내부도 다행히 상한 부분 없이 멀쩡합니다. 혹시나 싶어 먼지를 살짝 털어주고, 정품패드 장착에 앞서 데코니 엘리트 하이브리드 패드의 측정을 위해 다시 패드를 장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컵이 거대하고 하우징이 거대해서 귀돌이 이어패드 부분 전체를 커버합니다. 다행히 튀어나오는 부분이 없네요.
Capra Audio에서 800S 이어컵을 레퍼런스 삼아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딱 맞습니다.
9-10kHz의 피크와 딥은 귀에 잡히지 않는 공진입니다.
싸제 이어패드를 만들려면 이정도 완성도는 되어야합니다. 개방구조를 지향하는 원본과 다르게 좀 답답하고, 원본과는 매우 거리가 있는, 원본의 소리와는 다른 측정치이지만, 이 패드 나름대로의 듣는 맛은 있습니다. 일반적인 이어게인의 패턴을 따라가고, 6-8kHz가 원본대비 억제되어 있어 사람에 따라서는 이 패드를 쓰는것을 더 좋아하실 분도 계실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본대비 저음 롤오프가 나름 있어서 왜 그런가 생각해봤습니다.
정품패드의 경우, 씰을 위해 저렇게 클립 주변에 플라스틱 비닐을 둘러뒀습니다. 덕분에 붙였다 뗐다 하기 정말 빡세고 짜증나지만 씰이 좋아서 저음 익스텐션의 확보가 가능합니다.
반면 데코니는 여러 클립을 통해서 장착하게 되어 있습니다. 뗐다 붙였다 하기 용이하지만, 씰 확보가 정품 대비 어려워지는게 측정치에서 나타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간격을 맞춰서 클립과 바를 만들어 둔거 생각하면 나름의 튜닝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궁금증은 해결했으니 이제 원본패드를 씌우고 청음하고 측정해봅시다.
원본과 데코니 엘리트 하이브리드를 착용했을때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좌: 스톡패드, 우: 데코니 엘리트 하이브리드)
둘다 귀에 닿는 부분은 스웨이드 재질인데, 두께와 설계가 틀립니다. 데코니는 위에 일반적인 이어패드같이 패브릭 댐퍼를 하나 더 덧댔고, 원본은 댐퍼없이 개방지향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덕분에 데코니 쓰면 후덥지근합니다. 그리고 패드가 무거워요.
원본을 귀돌이에 씌우면 이런 느낌입니다. 우리모두 익히 아는 그 모습.
FR도 저희가 익히 아는 그 모습입니다. 1자 저음, 중음에 1-2kHz 빠지고, 6-8kHz 부각되는 그 모습. 소리도 익히 듣는 그 광활하고 시원한 소리라 딱히 코멘트 할게 없네요. 젠하이저답게 좌우편차 QC가 뛰어나다 정도?
그럼 스톡과 데코니 패드 측정치를 겹쳐봅시다.
전반적인 패턴은 비슷하게 가져가지만, 이어게인 부분부터 보면 그냥 다른 헤드폰입니다.
데코니의 경우, 패드의 완성도가 좋아서 소리를 엉망으로 만드는게 아니라 튜닝의 한 부분으로 치부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긴 합니다만, 원본의 소리는 원본 패드에서만 난다는것을 보여줍니다. 애초에 뭐 두께랑 재질이 다르니 같은 소리가 날 리가 없기도 하고... 만약 저 두께와 재질인데 같은 소리가 나면 그건 튜닝이 아니라 마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데코니가 패드 전문회사라서 그런지 패드는 완성도있게 잘 만든다는것을 본 것만 해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HP-1때도 원본과 비슷하거나 육안으로는 거의 똑같이 생긴 패드를 달아봤을때도 실제 소리와 FR은 다르다는것을 확인했듯이, 이번에도 패드가 다르면 소리가 확 달라진다는것을 FR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패드 롤링할때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두께, 구조, 설계, 재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느정도 자료를 보고 파악한 후에, 구매하는것을 강하게 권장드립니다.
구매할때 살짝 걱정했는데, 양품이어서 다행이었고, 데코니 패드가 생각보다 재밌는 반응을 보여줘서 뭔가 많이 이득 본 느낌입니다. 이전에 선라이즈님께서 800의 댐퍼를 따로 보내주셨기도 했으니 800S가지고도 이것저것 사부작 사부작 하면서 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밌는 결과가 나타나는대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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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코니 패드 측정치 생각보다 멀쩡하네요. 다음에 들어봐야겠습니다.






청음샵에서 들어보고 언젠가는 사야겠다고 벼르고있는 제품이네요 ㅋㅋ


최근에 옆 동네 공구로 HD620S에
데코니 초이스 레더 패드를 구매/장착해 봤는데
성향이 꽤 많이 달라져서 좀 놀랐습니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긴 하지만)




본인도 죽기 전에 800S까지는 아니어도 600이라도 꼭 한 번 가져보고 싶습니다



베릴륨을 사용한 제품이 없네요.
HD600, 800S의 주박에서 벗어 나는
방법중에 베릴륨은 선택지가
아닌가 보네요.

재질, 특히 진동판 소재와는 정말 하등 상관없습니다. 490프로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폼팩터를 통한 600, 800을 뛰어넘는 뉴 패러다임을 만드는게 관건이죠. 재질이 음질을 논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까 헤드폰회사는 hd600이나 클리어처럼 만들어야 쏠쏠하게 계속 돈 벌 수 있다는 이야기....


원판 패드가 인조가죽인데 귓바퀴 끝이 애매하게 접혀들어가는게 너무 아파서 대체품을 찾아보니 한 업제가 원판보다 살짝 큰 인조가죽패드, 그리고 크기와 모양이 동일한 찐 양가죽 패드를 같이 팔더군요
둘 다 사봤는데 소리가 똑같아요
그래서 저는 통기성 없는 패드를 전제조건으로 깔고 튜닝한 헤드폰이 좋아요
약간 두껍거나 크거나 작거나 속에 폼의 경도가 좀 달라도 거기서 거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hd600 패드를 교체할 시기가 이제 한 1년정도 남았나 싶은데, 벌써부터 꺽정시랍네요

HP-1도 그렇고, 레디언스도 그렇고 원본패드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귀에 들리는 소리와 FR이 확 튀어버리는걸 생각하면, 범용성을 염두에 둔 설계가 아니라면 패드 교체는 어떻게든지 소리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HD600도 원본패드가 아니면 아마 소리 변하는건 동일할거같고요. 쉬운거같기도 하면서도 어렵네요. 이런 애들은 한번 단종되면 답이없으니...

축하드립니다. ^^




사고싶다 800s ㅠㅠ



패드 교환 측정글은 언제나 귀중한 정보입니다.
진동판과 귀의 거리가 멀어지는데 공진주파수가 고음으로 더 올라가는게 예상외네요.

뭔가 아는 범주내에서 예상해서 패드 바꿔보면 "응 아니야~~" 하는 느낌..

확실히 패드 영향이 크네요. 지름 축하드립니다.


헤드폰에 있어 이어패드란 이어폰에 있어 이어팁과 같은데 호환성은 더럽게 낮으니 꼬와도 오리지널 사야죠 ㅋㅋ

오히려 이어팁보다도 영향력이 큰게 패드죠. 이어팁은 보어 직경과 길이만 맞추면 전달길이가 맞아서 상관없는데, 헤드폰은 헤드폰 자체 설계에 따라 원본이 아니면 그 소리가 안나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니까요. 소리가 달라진다 수준이 아니라 이번처럼 그냥 다른 소리가 되는 경우도 많아서 골치아픕니다.
오히려 이어팁보다도 영향력이 큰게 패드죠. 이어팁은 보어 직경과 길이만 맞추면 전달길이가 맞아서 상관없는데, 헤드폰은 헤드폰 자체 설계에 따라 원본이 아니면 그 소리가 안나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니까요. 소리가 달라진다 수준이 아니라 이번처럼 그냥 다른 소리가 되는 경우도 많아서 골치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