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블 플레이어 자작 입문기
본격적으로 오디오에 관심을 가지게 된지는 몇 년 밖에 안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오디오에 많은 투자와 경험을 하신 오디오 애호가들에 비해 부족할 수 있겠지만, 저도 나름 이래저래 오디오질을 하다보니 오디오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소리를 들려주면 오디오에 관심을 갖게 만들 경계를 어슴프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디오에 취미는 없지만 감성이 예민한 제 주변 지인들에게 그러한 경험을 해주고 싶다는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헬창들이 신입들을 보면 헬스의 세계로 인도하고 싶은 심리라고 할까요?^^
하지만 '오디오에 관심을 갖게 만들 단계'를 기성 오디오 제품으로 구현하는건 너무 많은 비용이 듭니다.
오디오의 맛을 못본 사람들에게 고가의 오디오 구매를 권하는 것도 말도 안됩니다.
그래서 선물로 줄 수 있을 정도의 예산 안에서 포터블 오디오 기기 형태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이어폰이나 헤드폰, 블루투스 스피커 정도를 연결해서 듣는다면 어느정도 맛을 볼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몸빵 뛰어서 인건비를 없애고, 최소한의 요소로 만들면 감당 가능할거 같았습니다.
블루투스 입력
오디오 기기에 취미가 없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으로 음악정도는 들으므로 블루투스 입력만 받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usb 입력은 삭제했는데 usb 입력 신호 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회로구성 하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듭니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오디오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usb로 오디오를 연결하는 것도 버거워 하므로 블루투스 입력으로 간소화 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 회원분들은 usb 입력이 그래도 블루투스 입력보다 음질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블루투스 리시버 모듈의 클럭을 1ppm 미만의 TCXO 클럭으로 교체하고 초저노이즈 레귤레이터인 LT3045로 클럭에 전원공급한다면?
그리고 블루투스 모듈에서 연산을 하며 발생하는 노이즈로 인해 오염된 I2S 신호를 갈바닉 아이솔레이터를 통해 차단한다면?
블루투스 연결로 스마트폰에서 발생되는 스위칭 노이즈는 일차적으로 절연되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연산이 작은 블루투스 모듈 IC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만 줄이면 꽤나 순도 높은 신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의 음질적 손실만 보완한다면 스마트폰과의 유선연결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지니 굉장한 이점이 생깁니다.
이 편의성은 오디오 기기에 취미가 없는 사람들에게 오디오의 관심을 유도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코덱은 apt-X lossless 까지 지원하면 좋겠지만 지인 선물용으로 소량 만들기 위해 퀄컴에 코덱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으니 apt-X HD와 LDAC까지만 지원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많이들 사용하는 삼성 스마트폰에서는 apt-X lossless는 지원 안하니 LDAC로 정도만 지원해도 무난한거 같습니다.
R-2R DAC 칩셋
제가 생각하는 오디오 음질에 만족할 수 있는 단계를 구현하려면 포터블용으로 출시된 dac 칩셋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포터블용 DAC 칩셋에도 많은 물량을 투입하면 어느정도는 좋아지지만 일이 너무 커집니다.
전원, 클럭 튜닝 뿐만 아니라 컨트롤러 칩셋 회로가 필수로 추가되어야 하고, 밸런스 신호를 언밸런스로 변환하는 회로도 구성해야 하고 등등
그렇다고 ess903Xpro나 AK449X, PCM1794같은 플래그쉽 dac 칩셋을 사용하자니 비용, 전력소비, 회로구성 등등 더 추가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특히 Delta-Sigma 방식으로 만들어진 플래그쉽 dac 칩셋들은 내부적으로 고속으로 동작하는 스위칭 회로의 영향을 덜받으려고 전압 출력 방식이 아닌 전류 출력방식이라 I/V 변환 회로가 필수이다 보니 전압 출력방식인 포터블용 DAC 칩셋보다 더 복잡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선택을 한게 R2R 방식의 AD1865R-J라는 오래된 dac 칩셋이었습니다.
예전에 책상파이로 쓰려고 es9038q2m을 기반으로 dac를 자작한 적이 있었는데 CCHD-957 클럭2개와 burson opamp x3를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AD1865R-J가 한두단계 더 음질이 좋았습니다.
스펙상으로는 포터블용 DAC 칩셋보다 한참 떨어지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완전 달랐습니다.
es9038q2m에 OCXO 마스터 클럭 정도는 붙여줘야 수준이 비슷해졌습니다.
R2R 방식은 외부클럭을 사용하지 않고 동작하므로 고가의 클럭 가격만 빠지더라도 엄청난 가성비 dac 칩셋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압 출력방식이라 I/V단을 반드시 구성하지 않아도 되고, dac 다이렉트 출력으로 들어도 소리가 아주 좋았습니다.
출력 전력이 특별하진 않지만 ATH-R70xa나 HD660s를 구동하는데도 소리 깨짐 없이 무난히 볼륨을 잘 확보했습니다.
그래도 다이렉트 출력이 부족할 수 있으니 INA1620 opamp 출력단도 만들어 놨습니다.
회로구성도 심플한데 입력단에 I2S를 받을 수 있게 시프트 레지스터로 구성만 해주면 잘 동작합니다.
로스트 테크놀로지라고 불릴만한 오래된 dac 칩셋이지만 블루투스 모듈에서 나오는 포멧은 다 커버됩니다.(24/192까지 입력 지원)
R2R 방식의AD1865R-J는 Delta-Sigma 칩셋들에서 느끼기 힘든 리니어한 소리를 내어 준다는 것만 해도 굉장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됴질 하면서 점점 가치를 더 느끼는 소리는 전 대역이 고르고 균형있게 재생되어 만들어지는 소리의 하모니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전대역이 고르게 재생되다 보니 소리가 힘있고 빵빵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오래 들어도 귀에 부담이 없는게 신기합니다.
Delta-Sigma 칩셋의 소리에 너무 익숙해서이기도 하겠죠.
R2R DAC 칩은 소리 끝이 둥글다, 아날로그한 소리이다 라고 하는 평이 많은데 I2S 신호 품질과 전원부의 퀄리티를 높이면 해상력이 좋아져서 어느정도 상쇄가 되기도 합니다.
R2R DAC의 가치를 느끼면서 fpga 칩셋과 많은 저항이 달린 R2R 모듈들을 몇개 구입해서 들어봤지만 AD1865R 보다는 좀 부족한 느낌이 들더군요.
fpga 칩셋으로 구동되면서 음질에 영향을 주는건지, 저항들이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아서 그랬던 건지, NOS 방식으로 작동되는 버전이 아니었어서 그랬던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100만원대 이상의 고가의 R2R 모듈은 다를 수도 있을거 같긴 합니다만 고가의 모듈은 예산을 초과하니 고려사항에서 제외했습니다.
전원부
기기 사이즈는 포터블이지만 주 용도는 거치형에 맞게 전원부를 설계했습니다.
오디오 기기에 취미가 없는 사람들은 들고 다니며 사용하는 것보다는 차량용으로 쓰거나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해서 듣거나 책상파이로 쓸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터리 only 모드로 작동하는 것은 생략했습니다.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지만 전원 필터링 용도의 용량이 작은 배터리라 이동하며 들으려면 보조배터리를 연결해야 됩니다.
그리고 R-2R DAC 칩셋은 저항 네트워크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포터블용으로 출시된 저전력 dac 칩셋들보다 전력소비량이 높습니다.
게다가 음질 몰빵을 하느라 과도한 전원 필터 보강으로 인한 레지스턴스와 LT3045, LT3094 같은 리니어 레귤레이터 사용으로 인해 전력효율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배터리 only 모드로 만들었다면 플레이타임이 기성품들에 비해 반밖에 안나왔을 겁니다.
그래도 무식하게 전기를 먹을 정도는 아니니 1000mah 보조배터리를 연결해 들으면 24시간 이상 사용할 수는 있네요.
ps.
한정된 예산 안에서 음질몰빵 기기를 만드느라 포터블도 거치형도 아닌, 대중적이거나 매니악함도 아닌 애매한 결과물이 된거 같지만 오디오에 관심을 갖게 만들 단계 정도의 소리는 나와줘서 만족스러워 나름 뿌듯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애매함이 오디오 기기에 취미가 없는 지인들을 한 선물용의 목적에 적합한 결과물인거 같습니다.
이제 아트웍질은 그만하고 케이싱이나 하며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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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회로설계부터 PCB 디자인까지, 대단하십니다 ㄷㄷ
이런글도 올라오는 군요 ㄷㄷㄷ
래귤레이터나 클럭, 전원부야 알리만 들아가봐도 모듈채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으니 괜찮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그런데
클럭과 지터의 측면에서 보면,
블루투스는 송수신에 데이터를 패킷형태로 전달 합니다. 이때 당연히 송신단에서의 클럭품질에 지터가 영향을 많이 받구요. 이 패킷전송이 불규칙한게 문제가 되는데 이렇게되면 송신단의 클럭을 좋은걸 넣더라도 수신단에서 리클러킹해야 됩니다.. 블투에서는 리클럭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클 것 같은데, 클럭, 전원부 까지 신경을 쓸 정도면요~ 리클럭을 dac칩셋에 맏길건지 아니면 리클럭 회로를 추가할것인지를 고민 해야하네요.
일반적인 r2r dac칩셋은 비트클럭이라고해서 들어온 지터의 퀄러티 그대로 영향을 받습니다.
일반적인 델타시그마 dac 칩셋 역시 pll 기반 리클러킹은 여전히 외부 지터에 의존합니다.
결국 모든 중저가 dac 와 마찬가지 문제를 가져간다는건데 이러면 고가의, 혹은 노가다? 성 클럭작업과 전원부 튜닝 등 이 모든 행위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블루투스를 이렇게나 팔수 있을줄이야
이글을 보기전엔 몰았고 ㄷㄷ
이렇게.까지.한다면 지터에 대한 대책이 더 있을지도
궁근해서 댓글 달아봅니다^^
델타시그마는 가능하지만 지터의 품질이 떨어짐.
리클럭 회로를 추가하지 않는 이상 이 행위들이 가성비 떨어짐다는 얘기고
리클럭회로를 추가하자면 비용이... ㅋ
더 요약 하자면,
AD1865R 칩셋으로는 리클럭 불가.
블투는 패킷단위 전송이기에 수신률에 따라서
패킷의 변화폭이 큼.
결국 리클럭만이 답임.
리클럭은 fifo 버퍼 + 고품질 클럭이 따로 수반되어야 함
(그래야만 송신쪽 클럭 작업의 의미가 생김)
이러면 비용이 안드로메다로 ㅠ
세줄요약.
AD1865R 칩셋은 반드시 리클럭이 수반되어야 앞단의 송신쪽 클럭 작업에 의미가 생김. 리클럭이 안되면 클럭작업의 음질상 잇점이 없어짐. 방에서 조용히 음감할 경우는 일련의 작업들이 유의미. 실외 복잡한 곳에서 블투 수신률 처참할때 비트레이트 어디까지 떨어지나 생각해보면 가성비 망..
그래도 블투를 이랗게 접급하는게 대단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응원합니다! ㄷㄷ
테스트해본 결과 클럭 작업은 의미있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리클럭이 블루투스 수신률에 의한 비트레이트 변동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는 잘 이해가 안가긴 하네요^^
어떤 리클럭 ic를 이용해 테스트 하신 것을 상정하고 얘기해주시는 건지 알려주시면 자료좀 찾아보겠습니다.
수신단의 i2s 리클러킹도 고려하지 않은건 아니나 i2s 리클러킹 회로를 저 작은 기기에 구현하기에는 생각보다 복잡하여 자재비, 회로 구성 공간, 전력소비 등등을 고려해서 제외시켰습니다.
나중에 거치형으로 만들어 볼때는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대신 블루투스 패킷을 변환 및 정렬하는데 사용되는 qcc5125의 클럭을 업글하여 지터를 줄이는 것이 좀 더 근본적인 조치이면서도 간단하게 지터를 줄이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퀄컴 칩셋이 고속 연산을 하며 오염시킨 신호를 갈바닉 아이솔레이터로 차단하는것도 리클러커 만큼이나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사실 오디오의 신호품질 향상 기술들은 각각 역할이 있으니 다 중요합니다)
예전에 sbc로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만들면서 느낀게 고속연산으로 인한 스위칭 노이즈가 dac쪽으로 전이되었을때 근본적인 음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많이 경험해봐서 리클러커보다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짜피 tcxo 클럭으로 업글했으니 리클러커보다 아이솔레이션쪽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그리고 갈바닉 아이솔레이터 칩셋들이 입력전압 폭이 넓어서 배터리 전원을 다이렉트로 적용하기 수월한 것도 한몪했습니다^^
오래전 리얼텍이 뜨기전엔 ESS라는 회사가 저가 사운드칩셋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시장을 씹어먹고 있네요. ess가 뜨기전에는 놋북이나 메인보드에 dac 칩셋으로 본문에 나오는 아날로그디바이스의 칩셋이 가끔 보이곤 했었습니다. 당시로는 상대적으로 고가의 칩셋이엇는데 소리가 출중했었죠. ess 같은 물량 공세에 밀려 사라지다시피 했지만 adi사의 dac 칩셋을 보니 한편 반갑기도 하구요 ㅎ

저도 이런 능력을 갖고싶네요

추천을 참을수 없는 고수분이시군요 ㄷㄷ
지인분들이 부럽습니다


이런글도 올라오는 군요 ㄷㄷㄷ
래귤레이터나 클럭, 전원부야 알리만 들아가봐도 모듈채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으니 괜찮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그런데
클럭과 지터의 측면에서 보면,
블루투스는 송수신에 데이터를 패킷형태로 전달 합니다. 이때 당연히 송신단에서의 클럭품질에 지터가 영향을 많이 받구요. 이 패킷전송이 불규칙한게 문제가 되는데 이렇게되면 송신단의 클럭을 좋은걸 넣더라도 수신단에서 리클러킹해야 됩니다.. 블투에서는 리클럭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클 것 같은데, 클럭, 전원부 까지 신경을 쓸 정도면요~ 리클럭을 dac칩셋에 맏길건지 아니면 리클럭 회로를 추가할것인지를 고민 해야하네요.
일반적인 r2r dac칩셋은 비트클럭이라고해서 들어온 지터의 퀄러티 그대로 영향을 받습니다.
일반적인 델타시그마 dac 칩셋 역시 pll 기반 리클러킹은 여전히 외부 지터에 의존합니다.
결국 모든 중저가 dac 와 마찬가지 문제를 가져간다는건데 이러면 고가의, 혹은 노가다? 성 클럭작업과 전원부 튜닝 등 이 모든 행위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블루투스를 이렇게나 팔수 있을줄이야
이글을 보기전엔 몰았고 ㄷㄷ
이렇게.까지.한다면 지터에 대한 대책이 더 있을지도
궁근해서 댓글 달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