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텀'의 함정 - Kiwi ears Allegro Mini/Pro 해체기

(문자 그대로 복구 불가능한 해체기라 절대로 따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전 해체기로부터 무려 2년 가까이 지났더군요..;;
사실 이렇게까지 뜯을 생각이 없었는데 이전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Allegro Pro가 불량이 걸려버리는 바람에 그대로 뜯었습니다.
그리고 뜯고 나서 보니 같이 올릴 만한 내용이 생각나서 세트로 나갑니다.
1. Allegro Mini
Allegro Mini는 Kiwi ears 홈페이지에서는
'Built-in DAC/Amp chip'이라고만 나와 있는데
사실 뭔 칩셋을 썼는지 인터넷에 공개가 되어 있긴 합니다.
일본의 차이파이 업체 수입사에서 제품 스펙에 DAC 칩을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칩셋명은 KT02H20으로 중국 오디오 칩셋 제조 업체인 KT Micro의 칩셋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전 해체기의 EW100DSP에 있던 DAC도 이 회사 칩셋이었군요)
칩셋 스펙은 위와 같이 나와 있고, 32bit/384kHz에 DSD도 지원하는
KT Micro 칩셋 중에서는 가장 최상위 성능의 물건입니다.
실제로 Allegro Mini를 들어봤을 때에도
좀 부족한 부분은 있었지만 성능은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이렇게 공개가 되어 있는데 왜 이 글이 나오게 됐냐면,
이 자료를 찾은 게 이미 해체를 한 이후여서 그렇습니다.. orz
해체하기 전에는 영어권 자료만 계속 나와서 칩셋 정보가 잘 안 보였는데
해체 다 하고 칩셋 이름 넣고 검색하니 일본 쪽 자료가 그제서야 나오더군요..;;
해체를 할 만한 부분이 저 뚜껑 파츠의 틈새밖에 안 보여서
그쪽을 중점적으로 공략한 후 옆구리 쪽으로 개봉하여 열었습니다.
공간 구성을 아주 타이트하게 해서
이 이상 두께를 줄이기는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구성이었습니다.
다만 이쪽으로 보면 단자 2개만 보이고 끝이어서
제대로 안쪽을 보려면 기판을 뽑아내야 했습니다.
기판을 뽑아내면 이렇게 나옵니다.
앞쪽 USB-C 단자는 앞쪽 몰드에 고정된 상태로 있어서
기판만 뽑으면 이렇게 나오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 시점부터는 원상 복구가 아예 불가능하게 됩니다.
기판 위쪽은 이렇게 단자 2개만 덜렁 있습니다.
4.4 단자 위쪽에는 기판명이 적혀 있고
3.5 단자 위쪽에는 2434라고 적혀 있는데 이건 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조년/주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역시 기판 위쪽에는 알 수 있는 게 없어서 뒤집어 봤습니다.
기판 아래쪽은 세로로 보는 게 편한 구조였고
3.5 단자 아래쪽에 Kiwi ears 로고가 찍혀 있습니다.
안 보이는 쪽에 자사 로고를 박아넣는 건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KT02H20 DAC 칩셋이 바로 눈에 띄었습니다.
이렇게 해체하고 나서야 칩셋 정보가 이미 공개된 것을 알고는
'괜히 해체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orz
(이 시점에서 4.5만원 정도가 공중분해됐으니..)
2. Allegro Pro
이렇게 Allegro Mini에서 끝날 줄 알았더니
이전 글에서 나온 불량 때문에 결국 얘도 해체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Allegro Pro는 Kiwi ears 홈페이지에서 보면
'Custom high-performance DAC'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이건 일본 쪽 자료를 봐도 '커스텀 고성능 DAC 칩'이라고만 나와 있어
꽤 강하게 정보를 통제시킨 것 같더군요.
Allegro Mini 분해 때에도 꽤나 고생했지만
Allegro Pro는 Mini 대비해서도 상당히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동일하게 틈새 쪽으로 공략을 하였는데도
Mini의 경우에는 칼날이 안쪽까지 잘 들어간 편에 비해
Pro의 경우에는 어떻게 해도 칼날이 잘 안 들어가는 형태였습니다.
그래도 한참 틈새 쪽을 판 이후 옆쪽 단자 틈새로
가는 드라이버를 집어넣고 지렛대로 밀어내니 금방 열렸습니다.
뚜껑을 열고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앞쪽에 버튼도 있고 LED 구멍도 있는데 기판에도
버튼과 LED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이 상태에서는 볼 수 있는 게 뭐가 없어서
기판을 뽑아내기로 했는데 뭔 수를 써도 빠져 나오지 않아서
한참을 헤매다가 어떻게든 뽑아냈습니다.
(이거 뽑아내는 데에 대충 1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리저리 힘주어서 뽑아내려다가 3.5 단자는 통으로 뜯겼고
4.4 단자도 이리저리 손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안 뽑혀나왔는지를 알 수 있게 됐는데
4.4 단자의 윗 부분을 겉면과 접착제로 고정시켜버렸습니다......
단자 쪽에 접착제가 묻는 게 썩 좋지 않을 듯한데
그냥 고정을 위해서 저렇게 붙여버린 것 같더군요..;;
저렇게 붙이는 게 맞는 건가 싶어서 잠깐 동안 벙쪘습니다..
4.4 단자 쪽에는 Mini와 마찬가지로 기판명이 적혀 있는데
02로 끝나는 Mini와 다르게 Pro는 03으로 끝나는 기판명이었습니다.
그리고 Mini에서 3.5 단자 쪽에 적혀 있던 번호는
기판명 다음의 USB-C 단자 가까운 쪽에 작게 적혀 있었습니다.
일단 4.4 단자가 불량이 된 원인을 확인해 봤는데
끝부분에 있는 단자 쪽을 고정하는 플라스틱이
안쪽이 두꺼운 안팎이 비대칭인 형태로 되어 있는 게 컸습니다.
실제로 저 부분이 들리지 않게 누른 상태에서
플러그를 연결하니 이전 글에 올린 것처럼 덜 들어갔었고
반대로 누르지 않고 그냥 밀어넣으니 원래대로 잘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역시 Pentaconn 정품 단자가 아니면 이런 공차도 자주 생기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칩셋을 확인하기 위해 뒤집어 보면
Mini와 동일하게 기판에 로고가 찍혀 있고 DAC 칩셋과
Pro에서 추가된 OPAMP 칩셋까지 확인 가능합니다.
다만 이 Pro 기판이 골때리는 게 로고를 거울상 반전시켜서 넣었더군요..;;
뭔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렇게 뒤집어서 넣은 건
실수인지 의도한 것인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특이했습니다..
각 칩셋들을 실제로 확인해 보면 OPAMP는 스펙에 적혀 있는 대로
ESS의 ES9603Q 칩셋 2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가장 궁금했던 DAC 칩셋은 자세히 들여다 보니
Mini와 동일한 KT02H20 칩셋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커스텀' 고성능 DAC 칩의 커스텀이
칩 자체를 '커스텀'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아니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커스텀'이라고 붙였냐는 건데
아무래도 버튼을 통해서 기본/음악/게임/영화 모드의 사운드를
번갈아가며 선택할 수 있도록 DSP를 '커스텀'해서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아주 엄밀하게 DAC 칩셋 스펙을 적으면
커스텀 (DSP를 탑재한) 고성능 DAC 칩(KT02H20)이 됩니다.
제품이 불량이어서 바로 뜯어보는 통에
DSP가 어떻게 튜닝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DSP 커스텀만으로 '커스텀 DAC 칩'이라고 적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밝혔으면 이럴 일이 없을 텐데..)
이렇게 해서 며칠 사이에 12만원 넘는 돈이 공중분해됐습니다.. orz
Mini의 경우에는 좀 더 정보를 찾으려고 신경썼으면
애꿎은 제품을 날려먹지 않았을 것이었고,
Pro의 경우에는 구매확정 전에 제품 빨리 확인했었으면
교환신청해서 제대로 굴렸을 것이었으니 둘 다 부주의에 의한 결과이겠군요..;;
대신 그 부주의 덕분에(?) 궁금했던 것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새로운 정보들도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KT Micro의 꼬다리용 DAC 칩셋도
점점 발전되고 있다는 사실이 좀 놀랍더군요.
신제품 개발이 더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다 고성능의 DAC 칩셋까지 개발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Comment 5
Comment Write잘봤습니다

이게 찐 오디오 커뮤니티의 컨텐츠가 아닌가 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ㄷㄷㄷ;;;
jcally였나 거기에 들어가는 칩이랑 똑같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