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70xa를 오늘하루 써본 소감
사실 하루도 아니고 정확히는 한나절...정도 이것저것 해본 간략한 느낌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제가 지금까지 감상용 말고 순수하게 '모니터링/음향작업 용도'로 사용해본 헤드폰은 대략 다음 정도입니다.
(대략적으로 시간 순으로) AKG k271, 젠하이저 HD600, HD650, HD800, Sony CD900ST, 베이어 DT770 Pro, DT1770 Pro, Shure SRH 440, SRH 1840, SRH 1540, 오테 R70X, Heddphone One, Heddphone Two, Aune SR7000, 노이만 NDH30, Sony MV1, M1, 젠하이저 HD820, HD490
R70xa의 간략 소감은,
- 선라이즈님 리뷰와 결을 같이하는 생각으로, 모든 헤드폰들의 장점을 절반정도 갖다놓고 나머지는 조금 타협한, 절묘한 중도의 느낌이 확실해 보입니다. 여기서 이어패드, 하우징 등 약간의 변화만 줘도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도, 제가 헤드폰 전문가가 아니지만 그럴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일 정도로, 마법의 레시피가 잘 조정된 느낌입니다.
- 장시간 음향작업으로 사용시에 지금까지 위에 열거한 그 어떤 헤드폰들보다 편안한것 같고, 편안할것 같습니다.(물론 이건 앞으로 한달정도 더 사용하고 하루에 10시간씩 작업에 투입해 보는 등 과정을 거쳐야 할것 같긴 합니다.)
- 작업용으로는 아주 살짝, 단점이라고까지는 애매하지만 감안해야 하는게, 2k 부분 올려놓은 부분이, 이 제품의 특성인 센터 이미지가 강하고 좋은 부분으로 인해 음향적 특징을 일으키는게 있습니다. 즉, 센터 쪽 사운드가, 배음이 살짝 더 잘 드러나는 느낌이 다른 헤드폰들에 비해 있는데, 새츄레이션, 익사이터 등 배음을 1~2k 부근까지 많이 채워놓은 느낌의 믹스들을 듣는다면(특히 보컬) 뭔가 배음이 뭉쳐있어서 조금 답답하고 이미지와 입체감이 훼손되는구나... 가 잘 느껴집니다. (객관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잘 느껴지기에 단점은 아니고 중립이라고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믹스의 음반들을 듣기에는 썩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음역대 특성상 저음압에서 이런 느낌이 좀더 날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현대적으로 잘 믹스/마스터된 음원을 듣는다면 괜찮습니다. 톤밸런스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의견도 이 부분이 주요 역할을 하지 않나...개인적으로는 생각됩니다.
- 위의 이유로 인해, 스테레오 이미지 자체가 좁은 음원을 듣기에는 약간 불리해 보입니다. (극단적으로 나쁘게 말한다면 스테레오의 모노화)
- 8K 부근 딥을 모니터용으로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생각했을때 이게 또 계속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극복이 어느정도는 되는거 같습니다.
- 좌우 이미지에 비해 앞뒤 입체감과 음상이 많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좀 있었던것 같은데, 제가 듣기에는 일단 좌우 자체가 엄청 넓지 않기도 하고, 그래도 이 바디감에 이정도면... 충분히 작업용으로 depth를 잘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 저음과 극저음의 사실감과 파워는 한계가 있지만, 딱 예상하고 기대한 것 만큼은 해주는것 같습니다.
- HD490에 비해 전체적으로 다이나믹이 한수에서 두수 정도는 아래라고 생각합니다. 500옴인것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운 부분인데, 하지만 이걸 타협하고 청각상 편안함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 센터 이미지가 잘 잡히기에 오히려 모니터링 스피커와 유사성을 띠고 모니터링 용으로는 더 적합한 헤드폰이라고 생각합니다.
- 음악 작업자/ 그리고 음향 엔지니어 관점에서 본다면, 이 헤드폰은 작곡과 편곡의 전 과정에 사용되면 최상입니다.(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므로 장시간 사용시 압도적으로 편한 이 헤드폰의 장점 극대화) 완벽한 디테일을 다 잡아나가야 되는 믹스가 아닌 러프한 과정으로 진행되는 작, 편곡에서 최고의 헤드폰이며, 믹스까지도 80% 까지 완성해볼 수 있는 헤드폰입니다. 나머지 20%는 다른 스피커, 헤드폰으로 교차 작업 진행하면 될것 같습니다. 메이저 음반 수준의 마스터링 작업은 (실력이 있다 해도) 이 헤드폰만으로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다이나믹이 극적으로 강조되어야 하는 영화 사운드 작업 등은 이 헤드폰만으로 물론 커버는 가능하나, 최종 마스터링을 다이나믹과 극저역, 고역이 더 완벽한 헤드폰/스피커로 교차 마무리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 공간음향 능력을 보기 위해 바이노럴 음원을 여럿 들어보았는데, 결론은 방향성 꽤 정확한 편이고, MV1만큼은 아니지만, 작업용으로 사용 가능할 만큼 나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MV1이 물론 이분야 톱이긴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의 평균 헤드폰과는 너무 괴리감이 있어 오히려 immersive 작업용으로는 타협되어야 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완벽하지는 않으나 모든 음악 작업용에 80% 정도로 메인으로 쓰고 다른 기기와 교차하기에 현재까지는 최상의 조건을 가진 헤드폰입니다. 감상용으로도 위에 적은 특징적인 부분만 아니라면 작업용도와 별 차이 없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저는 감상용 기기는 초보나 마찬가지라 생략하겠습니다.
R70xa 훌륭한 헤드폰 맞네요. 특히 국내 이 가격에서는 정말 최고의 선택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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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국내 가격은 정말 좋은 혜택으로 보이고, 너무 핫해서 오히려 저평가된 부분마저 있는것 같습니다.

멋진 후기라서 블로그에 소개하였습니다 ㅎㅎ


소감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음감용으로만 사용하는데 가볍고 편해서 좋네요.
eq도 잘 먹고요~ㅎ

니어필드 5인치급 모니터스피커랑 비슷하단 느낌?
이 아닐까 싶네요 ㅎ 반면에 mv1이나 hd490(프로듀싱패드)은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좀 더 가까운 이머시브한 느낌? ㅎ
장시간 작업하실 때라면 sony m1st도 고려해 보세요
Cd900st의 업글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소리만 생각하고 m1st 추천했습니다 ㅎㅎ

작업용으로 정말 좋은가 보군요. 들어봤을때 저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슴에 와닿는 후기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수많은 헤드폰들이 '장시간 사용'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귀 통증, 최소 프로오디오 수준의 소리 정확성, 무게, 측압 등 많은 요소중에 결국 걸려들지 않는 제품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스피커 대신 장시간 작업용으로 쓸수있는 정도의 헤드폰이 나온것 같습니다.

10시간동안 달려도 땀차거나 귀,정수리 눌리는 느낌이 안들어서
게임용 무선 헤드폰을 방치중입니다 ㅎㅎ.
음악 관련 커뮤니티에서, 여건과 사정이 안돼서 메인 작업 도구를 스피커가 아닌 헤드폰으로 해야할것 같다며 추천 바란다는 질문 글이 가끔 올라올 때마다 반드시 곧바로 달리던 답변은 "장시간 작업하면 귀 버립니다~ 작더라도 무조건 스피커로 작업하는 습관을 들이시라"였죠. 음감이든 작업이든 장시간/장기간 헤드폰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안된다는게 불문율이었습니다만, 이 헤드폰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 봉인해제가 될 수도 있지 않나 기대해 봅니다.
상세하면서도 간결한 평가 잘 보았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