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칼 베티스 알리 짭 이어패드 교체 후기.
며칠전 알리에서 2만 6천 몇백원에 구입한 포칼 베티스 이어패드가 오늘 도착했습니다. 주문한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항공편으로 빠르게 날아왔네요. 알리에서는 5월 1일 배송 예정이라고 하더니...생각보다 엄청나게 빨리 도착했습니다.
심정은....제품이 도착하기 전까지 기대를 전혀 하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알리 제품이라 퀄리티에서 문제가 많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한진택배로 도착해서 두근거리는 심정 반, 반쯤은 포기한 마음 반으로 나가서 제품을 처음 봤을땐....
"뭐가 이렇게 작지?"
쬐깐한 제품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길래 불길한 마음이 들더군요. 이 안에 과연 이어패드가 들어갈 수 있을까? 착찹한 생각이 들었으나 개봉을 해보니....
의외로 멀쩡한 플라스틱 케이스에 제품이 들어있습니다. 그 작은 포장에 제품이 들어가는 군요.
일단 제품을 꺼내봤습니다.
뜻밖에 알리 광고 문구의 사진과 똑같은 퀄리티. 가죽(레자) 느낌도 같습니다. 적어도 사기는 아닌듯 합니다.
뒷면도 정품 베티스 이어패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름 진 부분까지 똑같이 구현해 놨군요. 다만 질감은 조금 다릅니다. 정품이 좀 더 부드럽고, 알리 제품은 손끝으로 비닐같은 촉감이 전해집니다. 그래도 꽤 부드럽습니다. 정품 퀄리티를 따라잡으려고 꽤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패드를 감싸고 있는 검은 플라스틱, 즉, 헤드폰과 연결되는 부분도 정품이 고무처럼 부드럽게 휘어지는 재질인데, 이 역시 비슷하게 재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휩니다. 완전 플라스틱은 아닌 모양. 플라스틱에 고무를 섞은 듯한 느낌.
정품 이어패드와 비교 사진입니다. 정품 패드는 밖만이 아니라 피부와 닿지 않는 안까지 이미 가죽이 벗겨지고 있었습니다. 베티스 이어패드 내구성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이어패드를 교체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베티스 설명서에 조심스럽게 잡아당기면 된다고 써있길래 "뭐 이따위로 설명을 해놨어?"라고 생각 했는데, 그냥 살짝 잡아당기면 투두둑 소리와 함께 큰 저항 없이 빠집니다. 의심해서 미안.
이어패드를 빼고 나니, 상당량의 가죽 찌꺼기가 떨어집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너무 더러워 보여서 올리지 않기로 합니다.
다만... 조금 의외인게 밀폐형 헤드폰이다 보니, 이어폰 안쪽에 상당한 물기가 있습니다. 면봉으로 닦아주기는 했습니다만, 이 물기를 보면서 중이염이나 외이도염이 올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만큼 헤드폰을 쓰는 동안 통풍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제된 헤드폰은 다 밀폐형일텐데... 이럴땐 오픈형 헤드폰이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둘이 성향이 틀리긴 하지만....아무튼....
야동 찍으러 가는 배우처럼 홀랑 벗겼습니다. 습기가 차는 부분은 조금 말린다고 해서 괜찮아 지는 곳이 아닙니다. 이어패드가 막는 부분이라 습기는 쉽게 쌓이고, 마르는 건 어려운 구조입니다. 다시 이어패드를 끼우기 전.... 정품과 짭을 다시 비교해봅니다.
윈쪽이 알리 짭, 오른쪽이 정품입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미묘하게 높이가 다르단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 제 생각엔 일년 사용하는 동안 솜이 조금 죽은 거 같습니다. 약 0.3~0.4mm 정도 주저 앉은것 같습니다.
이어패드 하단 결합 부분이 정품과 조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곳은 다 비슷한데 이 부분만 차이를 보입니다.
이어패드교체 사진입니다. 가죽이 살짝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꾹꾹 눌러서 끼우는 동안 눌렸던 솜이 아직 복원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솜의 복원력은 나쁘지 않는 수준. 부드럽기도 정품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가죽의 부드러움은 정품을 따라가진 못합니다. 이 솜이 얼마나 빨리 죽느냐는 써봐야 아는 상황. 일년 쯤 사용하면 솜은 당연히 죽습니다.
이어패드를 끼우는 방법은 그냥 꾹꾹 눌러주면 됩니다. 일부 구간에서 잘 안끼워지는 부분이 있는데, 조금 더 힘을 주면 딸깍 소리와 함께 연결 됩니다. 알리 후기에 일부가 벌어졌는데 그냥 쓴다고 하신 분이 있는데, 조금만 힘을 더 쓰시지 그랬습니까. 잘 들어갑니다. 후기처럼 안끼워지거나 공간이 벌어지는 부분은 없습니다. 다 끼우고 나니 뿌듯합니다. 짭으로 갈고 뿌듯하다니 저란 놈, 저렴합니다.
이제야 베티스가 제 모습을 찾았습니다. 그간 헤진 가죽으로 너덜너덜한 채 사용했는데... 그 처참한 광경은 앞으로도 계속 기억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음질의 변화.
느끼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느껴집니다. 막귀인데도 말이죠.
고음이 살짝 높아졌습니다. 저음은 살짝 둥둥 거립니다. 굉장히 깔끔했던 저음이었는데 말입니다.
공간감은 살짝 좁아진 느낌. 하지만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벨런스가 조금 뒤틀렸습니다.
보컬 목소리의 해상도가 떨어집니다. 날카로움이 줄었습니다.
다만, 이건 이어패드의 높이가 달라진것과도 연관있을 겁니다. 솜이 죽으며 드라이버가 그만큼 귀에 밀착 되었던 상태였던 채 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들어봐야 알것 같습니다. 지금 베티스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는데, 이어패드 교체 전 음질을 100점이라고 가정하면 지금은 약 85~90점 정도. 나쁘지는 않지만, 조금 미묘합니다. 이어패드가 귀에 맞게 밀착되고, 길이 들때까지 약 보름에서 한달이 걸린다고 생각했을때, 정확한 음질 비교는 그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총평이랄 것도 없지만....제품을 교체하고 든 생각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겁니다.
2만 6천 몇백원의 퀄리티로는 상당합니다. 모든 부분을 정품과 비슷하게 만드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있습니다. 대충 만들어서 팔자, 그런 제품은 아닙니다. 착용감도 정품 대비 90% 수준까지는 됩니다. 나머지 10%는 가죽 질감에 따른 차이입니다. 정품이 더 부드럽습니다. 그 부드러움 때문에 수명이 짧은 것일 테지만요. 알리 제품의 수준, 중국 짭 제품의 퀄리티가 제법 좋아졌습니다. 이정도면 합격점을 줄 정도는 됩니다. 물론 다음에는 정품 살거지만요.
음질은 이후 한번 더 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어폰과 달리 헤드폰은 쓰는 동안 얼굴 굴곡에 맞게 솜이 죽고 가죽(레자)이 얼굴 형태에 맞게 밀착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베티스처럼 스폰지가 두껍게 들어간 제품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음질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처음 착용했을때의 음질보다 좋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정품만큼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베티스 이어패드 가죽 벗겨진 사진부터, 알리에서 짭을 구매한다는 이야기를 거쳐, 교체까지 총 3번의 글을 쓰게 되는군요.
여기까지 함께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당분간 베티스는 이렇게 써보고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 또 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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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전문가님 ㄷㄷ


베티스를 언제까지 쓸지 모르겠으나, 이어패드 여분을 구매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내구성이 떨어져서, 자주 교체해야 하는 걸 감안해야 한다면 몇개쯤 사두는 게 심리적으로 편안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말씀을 들어보니 확실히 조금 작은 거 같네요....

소재 품질은 좋아 보이긴한데 음질 변화라니...
역시 헤드폰은 패드도 음질에 큰영향을 주는거 같네요 저도 두달 전 게이밍 헤드폰인 GSP370 이어패드가 찢어져 통기성 높은 패드로 바꾸니 해상력이 약간 죽더군요 통기성을 택한걸 대단히 후회하고 있습니다ㅠㅠ
음질은 아직까진 조금 더 들어봐야 알 거 같습니다. 조금씩 좋아지고는 있습니다. 귀이징, 뇌이징이 되는 건지는 모르지만.... 그런데, 정품이 아닌 이상 음질 변화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거 같습니다. 돈을 더 쓰고 음질을 보존하던가, 돈을 아끼고 그만큼 음질 손해를 감수하든지... 둘 중 하나의 선택같습니다. 하지만, 돈도 절약하고 음질도 똑같게...이게 사람 욕심이긴 하지요 ^^

잘 교체되어서 다행이네요.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