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님께서 보내주신 델타항공 이어폰 청음기.

 얼마전에 249님께서 미국에 방문하셨다가 항공사에서 받는 델타 항공 이어폰을 나눔한다는 글을 보고, 너무 궁금해서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었습니다.

딱 삼일 있다가 249님께서 이어폰을 우편으로 보내주셔서 잘 받았었지요. 발품을 팔아 우체국까지 가서 손수 보내주신 249님께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사실 굉장히 귀찮은 일이고, 심지어 우편비까지 전부 부담해 주셨으니, 몇번이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도 부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사탕까지 같이 보내주셨습니다. 무척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었지요.

일단 이 이어폰은 판매하는 건 아닐것입니다. 비행기를 타면, 나눠주는 그런 종류의 이어폰인 모양입니다. 영화를 볼때나 기내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을때 쓰라는 것인듯 한데, 장거리 비행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친구 같은 녀석으로 나눠주는 모양입니다. 

제가 미천하여 비행기라고는 일 때문에 중국 광저우에 6개월 정도 거주하느라 남방항공에 타 본것이 전부입니다. 3시간 남짓 하는 비행이 전부인지라, 이어폰은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항공사에서 주는 이어폰이라니 무척이나 신기했습니다.

아무튼 이어폰을 받았으니, 사진 올려 봅니다. (사실은 꽤 전에 받았는데, 제가 정신이 없어서 글을 늦게 올리는 것입니다.)

포장은 지극히 미국스럽습니다. 재질도 그렇고요. 하지만 싸구려 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은박까지 들어간 걸 보면 나름 정성을 다한 디자인? 항공사의 얼굴과도 같은 것까진 아니지만, 나름 비품의 한 종류다 보니 이미지 관리 상, 아주 저렴이로 만들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포장을 개봉해 보면....

짠! 이어폰이 나왔습니다. 

재질은 플라스틱. 프라모델에 들어갈 법한 재질입니다. 이어팁 재질은 나쁘지 않게 느껴집니다. 물론 고급품과의 비교는 거부합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원가 절감을 위해서인지 이어폰에 L, R 표시가 없습니다. 직접 끼워봐야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아니면 이어폰에 귓구멍을 맞추라는 의미인가? 

아무튼...

이어폰 뒤편에 델타 항공 마크가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신선한 건 이어폰 안쪽 입니다

안쪽이 델타항공 마크처럼 생겼습니다. 구조로 봐서는 소리가 한번 막히는 타입. 음질에 신경쓰지 않고 디자인을 우선한 모습입니다.

일단 이어폰을 컴퓨터에 꽃아서 들어봤습니다. 음질은 기대한 거 보다도 조금 더 안좋습니다.

먼저 고음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먹먹하게 막히고 시원하게 뻗어주지 못하는 음색.

중음은 뭉쳐지고, 뭉개져 있습니다. 보컬의 명료함이 전혀 없는 소리. 목소리는 원래 가수의 그것과 판이하게 다를 정도로 심각한 왜곡을 지닙니다.

저음은 뭉쳐진 소리. 둥둥거리며 울리고 드럼의 타격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제품은 비행기에서 친구의 역할만 해줄 뿐, 좋은 친구까지는 아닌 녀석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거나, 간단한 동영상에 어울리는, 음질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아야 하는 녀석이었던 것이죠.

음....하지만 음질이 생각보다 너무 안좋아서....

케인 N8II에 연결해 봅니다. 이 DAP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진공관이 달려있고, 광활한 스테이지와 높은 해상력을 자랑하는 놈입니다. 역시 이런 이어폰은 요런 DAP에 연결해야 제맛이죠.

소리는....

컴퓨터에 연결한 것보다는 좋아졌습니다. 해상도가 살짝 올라가고, 고음도 아주 살짝 나아진 정도. 하지만 큰 차이는 없네요. 아쉽습니다.

249님의 말씀으로는 아마 1달러 정도의 이어폰이라고 하신 듯한데, 그 가격의 퀄리티라면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탑승객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이어폰이라면 큰 원가를 들여 좋은 음질을 뽑아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물론 1등석이라면 다르겠습니다만.

대한항공에서 1등석 승객에게 제공하는 헤드폰이 AKG N700NC 라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제공이지, 주는 건 아닌 걸로 압니다. 말 그대로 빌려주는 거죠. 하지만 일반 객실에 고가의 헤드폰을 임대해 줄 수는 없으니, 이렇게 비행하는 동안 잠깐 놀아줄 친구를 제공해 주는 거 같습니다. 어쨌든 친구니까 같이 놀아준다면 반갑고, 고마워해야 겠지요.

다만 음질에 민감하신 분은 따로 이어폰을 챙겨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좋은 분 249님께서 직접 보내주신 이어폰으로 잠시 글을 써봤습니다.

좋은 제품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어폰은 아니어서 나눔을 받아 참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이 이어폰은 비록 음질은 뛰어나지 못해도 제 친구로 저와 함께 할 겁니다. 주신 분의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가급적 오래도록 친구로 지내야 겠지요.

아무튼, 음질에 민감하신 분들이 모인 영디비에 이런 이어폰 글을 올리는 사람은 저뿐이겠지만, 잠시 그저 이런 제품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봐주시면 될 듯 싶습니다.

추가 : 그런데 제 케인 N8II는....블루투스 헤드폰만 주주창창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쓰는 바람에 매일 독수 공방....이런 글 쓸때만 한번씩 꺼내니 사용 빈도가 너무 낮아서 큰일입니다. 산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재생 시간이 백 시간이나 넘으려나....이거 이렇게 안쓸거면 차라리 파는 게 낫지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