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도대체 무슨 족보인지...

최근 하이파이맨 헤드폰에 관심이 생겨서,
윈도우 쇼핑 하는 즐거움으로 들여다보곤 합니다.
원래, 장난감이든 게임이든 다른 취미든 남들이 즐기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을 즐기는 성향이 더 많았습니다.
...로우푸어라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것이 성향으로 고착되었다고나 할까요.
단지 근래 몇 년간 이례적으로 지름 빈도와 비용이 일시적으로 급증했을 뿐이었습니다.
그걸 좀 야무딱진 헤드폰 하나 더 들이고 선을 그으려 하고 있는 중이고요.
하여간, 그러다가 이런 걸 보게 되었습니다.
...HE400이 로우엔드, HE500은 레퍼런스급인 건 알겠고...
그런데 HE560은 왜 또 저기에 있으며, 아리아는 줄기 쪽에 있는데 아난다는 왜 또 저기에.
아, 아래에서 위로는 출시 순서가 맞고 좌 → 우는 대체로 '끕' 순서이긴 한 것 같은데,
파생 방향이 또 있다보니 죄다 끕 순서는 아니구나. 하고 있습미다.
평판형의 타이트하게 당겨 편 비닐랩 튕기는 질감이라든가 이압 크게 걸리면 진동판 터진다든가...
뭐 그런 거야 지난 대구 청음서 DD 대비 장점도 크다는 걸 느꼈으니 이젠 아무래도 좋은데,
역시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보통 마그넷 창살로 드라이버 앞을 반은 막아버렸다는 점입니다.
EQ 만지며 파악해보니, 아난다(알고보니 스텔스)는 역시 2KHz 대역이 좀 죽은게 제겐 영 치명타...
이건 좀 괜찮네 싶었던 서스바라는 귀족이나 재벌 아니면 살 수 없는 너무나도 천문학적인 가격...
그나마 순다라가 비교적 싸고 들을만하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그 금액에 사기엔 뭔가 좀 애매한 느낌...
전반적으로 나노 다이어프램 달린 애들이 반응 엄청 빠르고 선명하긴 한데, 고역대가 거칠어진 느낌...
진동판이 일정 이상 얇아지면 분할진동에 취약해질 터, 재질이든 공법이든 보완이 되어야 하겠죠.
HE400SE(얘도 스텔스)는 가격은 괜찮았는데 고역이 너무 거칠고 나머지 대역은...
...6만원짜리 논 스텔스가 더 나으려나???
궁금하긴 한데, 저렴하다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들이는 건 가격 불문 낭비라는 생각...
HD650 ↔ HE500 교환 청음을 위한 배송 진행 중인데,
도착하면 일단 들어보아야겠습니다.
아, MSR7b는 역시나 좀 충격적입니다.
제 두상 문제인지, 착용 편차에 따라 이어패드 밀폐도가 변하면서 소리도 변하는게 단점이긴 한데...
정착용 기준으로는 상당히 매력적이네요.
CD900ST 같은 전작보다 너프된 추억팔이 모델 살 돈으로 좀 더 보태서 이런 걸 샀어야 했습니다.
가격이야 MSR7b나 MX100Z 같은 것들보다 싸지만, 그걸로 만족하기엔 소리가 영 어정쩡합니다.
심지어 순정 패드를 쓰면 안 되고 호환패드 여럿 써보며 소리를 찾아야 합니다.
안 들어봤지만, 비정질 다이아몬드 증착 진동판인 CD900 오리지널이었다면 이 정도는 아녔을 듯.
그간 여러 물건들을 사며 느낀 것이지만, 그저 싸다고 해서 가성비 좋은게 아닙니다.
싸면서 기본기가 탄탄하게 잡혀있어야 가성비가 좋은 것이지,
싼 대신 나사 몇 개 빠진 듯 하여 긴가민가 싶어지면 그건 가성비가 좋은게 아니라 비용 증발이죠.
눈에 들어온 물건이 괜찮은데 더 비싼 가격이 부담된다면 차라리 존버해서 그걸 사는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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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팩터가 어떻든간에 그냥 도표화 하는게 차라리 간결할 것 같은데,
저렇게 해놓으니 도리어 말 그대로 콩가루 계보처럼 보여지네요 ㄷㄷㄷ

제대로 된 마음에 드는 거면 꼭 그걸 사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네, 마음에 드는 걸 꼭 사서 정착하는게 맞다는 생각이예요.
살 돈이 모자라다면 어정쩡한 걸 샀다가 만족 못하고 제대로 못 쓰느니
돈 모아서 한 방에 마음에 드는 걸로 가는게 훨씬 낫더군요.
물론, 마음에 드는 것이 왜 마음에 드는지 스스로가 잘 파악하고 있어야지,
남들이 좋다고들 하니까 좋을 것 같아서 스스로 마음에 든 것으로 착각하면
그건 그것대로 또 문제더군요.



제 경우 '이만하면 됐다'며 욕심 부리지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포기하는 성격인데,
이런 경우 가성비의 함정에 빠지기 더 쉽더군요.
싸다는 이유로 사서 마음에 안 들어도 싸니까 이만하면 됐다...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되돌아보니 전~붸 말도 안 되는 합리화였고 돈은 돈대로 더 많이 들었었죠.
정말로 마음에 드는데 싸다?! 하면 사면 되는 거고...
그런데, 싸서 집어들고 보니 뭔가 좀 그렇다...하면 그건 안 사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 일할 때 머리를 좀 많이 써야 해서 전자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전자 담배라는 게 이헤폰 처럼 종류도 많고 성능도 다 틀린지라, 이것도 욕심이 생기게 되더군요. 그래서 꽤 많은 전자 담배를 사곤 했습니다만, 쿠팡에서 가끔 행사를 해서 말도 안되는 경우에 제품이 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잘 나가는 제품을 막 싸게 팔진 않고, 고만고만한 제품들이 많지요. 아주 드물게 비싼 제품을 세일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가격과 별개로 잘 나가지 않는 제품입니다. 문제는 저도 싸서 "헉? 이 가격 실화야?'하며 산 제품들은 대부분 별로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 둘씩 산 제품들 중 현재 쓰고 있는 제품도 없죠. 결국 마음에 들고, 가격값 하는 제품을 주력으로 쓰게 되더군요. 돈은 돈대로 버리고 좋은 결론도 얻지 못한 것입니다. 이헤폰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이란게 더 좋은 제품을 원하게 되어 있고, 한단계씩 올라가며 언젠가는 갖고 말거야, 라며 자신을 위로, 위안하지만, 결국 그 과정이 전부 돈인 걸 생각하면 차라리 그 돈으로 끝판왕으로 가는게 오히려 절약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다만, 많은 제품을 경험하는 동안 수많은 지식을 얻게 되고, 끝판왕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를 잘 알게 되는 과정이란 걸 생각하면....뭐가 정답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 힘든 것도 사실인듯 하고요.

적어도 후회할 일은 그다지 생기지 않더군요. ㄷㄷㄷ


모델들마다 성향이나 성능 차이가 나기는 했는데, 아리아 오가닉도 타원형 하이파이맨 느낌의 결을 같이 하더더군요 ㄷㄷㄷ
진동판 넓이 자체는 굉장히 넓은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게 전체가 울리는 느낌이 아니라 가운데 부분만 울리는 듯하면서도 뭔가 부분적으로 마스킹된 듯한 느낌도 들더군요.
전체적으로 에너지 밀도랄지... 그런 부분이 균일하지 않고 공극이 있다고 느꼈는데, 제 취향과는 접점을 찾기 힘들어지는 주된 느낌이어서 아쉬웠어요. ㅠ 한 덩어리 공간감이면 좋았을텐데 ㅠ


스탁스 장인이신 킹갓최미남니임...
뭐를 픽하면 짬짜면급으로 밸런스 있게 잘 골랐다구 할 수 있을까연??? ;ㅡ;




Ah... 단면이었군요오 ㄷㄷㄷ
MSR7B 좋아하실것 같았어요 ㅋㅋㅋ
소리가 뭔 드럼스틱으로 바위를 쎄게 때리는 느낌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