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620s 후기입니다!

 음감을 시작하고 여러 음향기기를 샀지만 밀폐형 유선 헤드폰은 hd620s가 처음입니다(베이어 스트리스 제외).

 제가 갖고 있는 유무선 이헤폰 중에 각각 제일 자주 사용하는 장비가 유선 이어폰은 IE200, 무선 이어폰은 에어팟 프로2, 유선 헤드폰은 hd600(+620s), 지금은 납치당했지만 한때 사용했던 1000xm4...

네... 저는 실사용하는 이헤폰의 대부분이 젠하이저인 젠빠입니다.

 다른 장비들도 사용해보고 싶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도 그렇고 장비의 성향도 착색 적은 레퍼런스적인 것이 주라 아직까지는 젠하이저를 계속 사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개인적으로 제일 궁금한건 베이어사의 dt770&990 시리즈긴 합니다)

잡설은 여기까지하고 hd620s(이하 620)에 대한 후기를 설명하겠습니다.

620을 받고 처음 든 생각은 셰에에서도 봤지만 굉장히 기존 젠하이저의 600시리즈와는 다른 이미지의 디자인입니다.

처음 봤을때는 500시리즈에 가까운 느낌(실제로 500시리즈 외관을 가져온거긴 하지만)이라 개인적으로는 살짝 가격에 비해 저렴해보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소리를 들어보고 외관에 대한 생각은 없어졌습니다.

생각보다 취향에 맞는 소리여서 놀랐습니다. 여타 다른 밀폐형(셰에에서 들어본거 기준)에 비해 넓은 스테이지, 저음에서 고음까지 매끄럽고

부드럽게 나오는, 저음도 고음도 과하지 않은 제가 원하는 밀폐형의 헤드폰이었습니다. 

소유하고 있는 다른 오버이어는 흐드륙 밖에 없어서 흐드륙에 비교 설명하자면 개인적으로 흐드륙은 레퍼런스 기반의 사운드라면 620은 흐드륙보단 펀사운드에 가까운 사운드였습니다.

흐드륙은 표현되는 사운드가 굉장히 날까롭고 플랫하며 선명하고 디테일한 고음에 넓은 스테이지라면, 620은 굉장히 부드러운 사운드와 자극적이진 않지만 존재감은 확실한 저음(&극저음), 자연스러운 보컬과 풍부한 이미지, 뛰어난 정위감과 방향감입니다.

또한 흐드륙보다 좋은 점이 흐드륙에 비해 높지않은 구동 난이도입니다.

흐드륙은 거치형 앰프가 필요하다면 620은 그 정도까진 아닌 난이도입니다. 

다만 장점만 있는건 아닙니다. 첫번째로는 앞서 말한 구동 난이도입니다. 흐드륙(300옴)에 비해 높지 않다고 했지 150옴이나 되는 높은 임피던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꼬다리로는 구동하기 힘들거 같습니다...(애플꼬다리 기준 150중 80 이상으로 해야 그나마 괜찮은 사운드가 나왔습니다. 흐드륙은 105이상).

두번째로는 이어패드입니다. 이번 공구에서는 데코니 이어패드를 같이 줘서 상대적으로 괜찮지만 기본 이어패드를 사용하면 제대로된 밀착이 되지 않아 생각보다 극저음이 새서 밀착된 상태랑 안된 상태랑 사운드가 달라집니다.

세번째로는 정위감입니다. 위에서는 정위감이 좋다고 하지 않았냐 할 수 있습니다. 정위감은 확실히 좋습니다. '정위치' 상태에서의 정위감은 좋습니다. 이게 뭔소리냐고 묻는다면 드라이버의 위치에 따라 정위감이 달라집니다. 드라이버 위치를 귀 바로 위에 한다면 사운드 위치가 얼굴 전면이라 한다면, 귀 뒤로 하면 머리 가운데, 귀 앞으로 한다면 얼굴보다 더 앞에서 사운드가 들립니다. 심지어 양쪽 드라이버 위치를 왼쪽은 앞으로 오른쪽은 뒤로 한다면 사운드의 위치가 틀어져서 들립니다.

그리고 장점이자 단점이 생각보다 구동기기에 따라 사운드가 확확 바뀜니다. 이건 사실 젠하이저 제품의 특징 같긴 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젠하이저 이외의 제품인 하이디션 t-100과 파이널의 vr3000은 출력에 따른 음질 차이는 있어도 구동기기에 따른 드라마틱한 차이는 없었는데 흐드륙과 마친가지로 620도 구동기기에 따른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장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애플꼬다리<fiio k11<토핑 득삼플=<토핑 E30 2&L30 2 였습니다.

애플꼬다리는 그냥 일반적인 밀폐형의 사운드라면 k11은 펀사운드에 가까운 사운드지만 뭔가 부족한, 득삼플은 넓은 공간감과 플랫하고 날까로운 사운드를, E30 2&L30 2는 뛰어난 정위감과 부드럽고 깔끔한 그리고 디테일하고 섬세한 사운드를 들려줬습니다.

620을 들으며 아마 조만간 지름신이 올것 같지만 다음 월급과 다다음 월급이 들어올때까진 버텨야할거 같습니다...

새삼 @Gprofile님 의 말이 다시 이해되는 경험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