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R-CD900ST 분해 (구형 소니 유감)
AlpineSnow
지난 번, @엘릭스님 의 측정 결과 좌측 채널의 극저역에 이상이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었습니다.

이게 저역만 이렇게 깔끔하게 쏙 빠질 수가 있나...???;;
오늘 생각난 김에 들어보았으나 긴가민가... 주파수 제네레이터 돌려봐도 모르겠더군요.
도대체 어디에 이상이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걸까 하고 궁금해서 뚜따해보았습니다.
뚜따 직전, 이어패드 벗겨내니 드라이버 전면 가장자리의 링 댐퍼도 아작이 나있길래 다 뜯어낸... ㅂㄷㅂㄷ

아놔... 망...

구형 소니 헤드폰들 중 40mm 이하 구경 모델들의 약점입니다.
마그넷 가운데의 배압 홀에 쑤셔넣어진 폼 댐퍼 결이 거슬거슬해 보이길래,
'올게 왔군...'
폼 댐퍼 상태가 정상이라면 바늘 등으로 슬쩍 끌어올리면 쭈욱 뽑힙니다.
그런데 역시나 도저히 안 뽑히길래 쪽집게로 집어보니 파삭파삭...

자꾸 부스러지면서 안쪽으로 들어가길래 납 흡입기 갖다대고 그냥 빨아올려삤습니다.
(엄밀히,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급격한 흡입 압력에 진동판 돔 뒤벼지고 작살납니다...
저는 몇 번 해본 적이 있어서 감으로 빨아올린...)

폼 댐퍼 제거 완료.
이제 더 이상 원래의 사운드로는 되돌아가지 못합니다.
순정 폼은 애프터 마켓에서 구할 길도 없고 그냥 드라이버 페어 교체해야 합니다.
그런데 드라이버 짝당 가격 보니 중고 시세 생각이 나더군요.
서랍에서 이어폰 스폰지를 꺼냈습니다.

대충 눈대중으로 잘라서(그 수 밖에...)

적당한 깊이로 쑤셔넣고 (순정도 대충 적당히 들어가 있습니다)
드라이버 각도도 제멋대로 붙어있길래, 가장자리 댐퍼 열린 자리를 하우징 뒤쪽으로
양쪽 모두 정렬...

이러고 들어보니, 뒤가 좀 많이 열린 듯하여 좀 더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적당한 대체재가 없으니 찾을 때까지는 요래 둬야겠습니다.
그리고 측정 결과가 말해주듯 요래 해놓고 나니 좌측 극저역 에어볼륨이 작다는게
'들린다' 라기보다는 '느껴진다' 로 감지되네요.
혹시나 해서 스크류 드라이버를 드라이버 앞 중앙에 갖다대니,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좌측 마그넷의 자기력이 우측보다 대략 10~20% 쯤 약한 듯한게 느껴집니다.
이러나 저러나(댐퍼 노후, 마그넷 불량) 드라이버 양쪽 페어매칭 교체가 답이긴 한데.
중고시세 대비 드라이버 가격이 좀 있는 편이고...
어차피 또 쓰다보면 같은 문제의 반복일거라 생각되어서 그냥 이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Gprofile님 께 보내드리려는 얘길 하다가 흐지부지된 상태였는데 결국 망...)
커플러, 참 유용합니다. 비싸고 또 측정하는게 까다로워서 문제지 ㅠ
한편, 이 문제 때문에 소니 구형 헤드폰들 중 40mm 이하 구경의 드라이버가 들어간 건
잘 안 들이게 된 것도 있습니다. 걔네는 배압 홀 댐퍼가 '쑤셔넣은 폼' 입니다.
50mm짜리는 그래도 폼 댐퍼 없이 펠트로 되어있어서 이런 문제는 없습니다.
MDR-E 시리즈 오픈형 이어폰들은 대부분 이 '쑤셔넣은 폼' + 가장자리 댐퍼도 폼...
당시로서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최근 제 MDR-E868/838도 요 폼들이 파삭파삭해져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ㄱ-;;
잘 가라...
소니는 이제 영원히 빠이빠이 해야하나 했는데.
MDR-M1을 위시한 최근 모델들의 드라이버 사진을 보니.

가운데 배압 홀의 폼 댐퍼가 사라지고 펠트 댐퍼만으로 되어있네요.
폼 댐퍼의 단점을 알고 있었던 건지 아닌지,
의도적인 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착하군요.(삐딱 + 까칠)
소니 유선 헤드폰 구매라면 모니터링 라인의 경우 가급적 신형 신품 구매가 나아보입니다.
구형인 경우 50mm 드라이버 들어간게 좀 낫지 싶고요. 그러면 모니터링 라인은 대부분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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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폼은 하물며 미사용 상태로 잘 보관해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삭아버리니까요.
2등
이 댐퍼 저 댐퍼 다시 넣고 빼고 씨름하다가 안 되길래 방법 없다 싶어
걍 드라이버 앞면에 스크류 드라이버를 넣어 휘저어버렸습니다.
미련없이 폐기 ㅠ
3등
거긴 새 폼 넣는게 나을 겁니다. 펠트와 폼은 표면 경도와 마찰력이 엄연히 달라요.
단순 접촉 부위라면 괜찮은데, 섭동부위의 것이라면 작동에 영향이 있습니다.
폼이라도 섭동부위면 EVA는 경도가 높아서, EPDM은 마찰력이 높아서 주의해야 해요.
경도와 높이가 낮으면 씰링이 안 될거고 높으면 덮을 때 간섭될 수도 있을 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