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급예술 고급예술?

인터넷에서 항상 논쟁적인 주제인 예술에는 고하가 있나? 관련해서 생각하던중 재미있는 카드뉴스를 발견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미술 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그의 에세이 아방가르드와 키치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데요. 

그의 말을 요약하면, '어떻게 하나의 문명에서 범죄도시와 홍상수의 영화가 공존하나?' 

아니 그래서 평론가한테 욕먹는 범죄도시는 내는족족 천만이고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홍상수영화는 왜 만명도 안보냐? 이 스노비즘과 허영으로 가득찬 놈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슬프게도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니네가 못 배워서' 

 에세이가 출간된 1930년대의 시대상을 감안하면 먹고살기도 바쁜 대중들에게 홍상수 영화를 들이밀면 좋다고 보겠냐는 거에요. 사실 대중들에게 영화관은 뼈빠지게 일하다가 울고 웃으러 가는 오락의 공간이거든요.

 고상하게 카메라워킹이 어쩌니 미쟝셴이 어쩌고 하러 갈 이유가 없다는 거죠. 예술은 일하지 않아도 되는 엘리트층이나 향유하는 것이죠. 

 클레멘트는 레핀과 피카소의 그림을 대비하며 이 부분을 설명합니다.

그린버그는 이런 대중친화적, 자본과 결탁한, 저급하며, 노력없이 즐길 수 있는 예술을 '키치'라고 부릅니다.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카소보다 레핀(러시아의 화가)의 그림을 더 선호해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다가오거든요. 

 "피카소가 원인을 그린다면 레핀은 결과를 그린다. 레핀은 관람자를 위해 이해하기 쉬운 예술을 만들어 관람자의 노력 을 덜어준다. 다시 말해 레핀은 관람자에게 예술의 즐거움에 이르는 지름길, 즉 진정한 예술에서는 필연코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을 우회하는 지름길을 제공한다. 레핀, 즉 키치는 합성 예술이다." 

물론 뭐가 저급 예술이고 뭐가 고급 예술이냐를 명확히 구분하는 건 불가능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예술성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죠.

 분명히 좋은 예술과 덜 좋은 예술은 존재합니다 그린버그는 이에 대해 말을 합니다.

"다른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로 예술에서도 모든 가치 는 인간적 가치들이며, 따라서 상대적인 가치들이다. 그렇지만 인류 가운데 교양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무엇이 좋은 예술이고 무엇은 나쁜지에 관한 일반적 합의가 얼추 있어온 것 같다." 

미학이나 철학 미술사등등 하나도 모르지만 음악을 오래 들어오면서 항상 궁금했던 부분이라 재밌게 읽었습니다. 어쩌면 헤드폰 이어폰에도 조금은 적용되는거 같기도 하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