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Q - Beethoven: Große Fuge op.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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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13번 op. 130의 6악장으로 작곡되었으나 마지막 악장이 너무 탁월한 나머지 다른 악장과의 밸런스가 무너져 (나름)제자의 건의로 op. 133으로 독립한 곡이죠. 음악은 뭐 별거 아닙니다. 푸가에 세가지 아리아를 상직적으로 사용해 선으로부터, 세모, 네모, 정오각형, 정육각형... 나아가 공간과 자연을 그려내고 시간을 만들어내고 되돌아와 환원된 아리아로 세가지 십자가를 만들죠. 베토벤 형이 만든 우주일 뿐입니다.
물론 작곡 당시 비평가들은 드디어 베토벤이 미쳤고 알 수 없는 소음을 만들어냈다고 욕을 했고 이를 구현해줄 연주자 역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20세기에 이르러 쇤베르크와 스트라빈스키 등의 연구로 구체적인 곡의 윤곽과 해석이 나오며 재평가받기 시작하며 글랜 굴드의 찬사와 뉴욕타임즈의 평론으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작곡가의 가장 급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다시 태어나게되죠.
이 베토벤의 대푸가를 데니쉬 쿼텟 만큼 알기 쉽게 연주하는 팀은 그닥 없습니다. 맑고, 정확하고, 확실합니다. 닮은 연주로 클리브랜드 쿼텟 정도가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녹음 시기(1983)에 반영된 기술의 차이가 그대로 음악성의 차이가 되었죠. 살아있을 적에 이런 연주를 감상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