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유저 에이징 어케 하나요??

뭐 그런 거겠지요.

만일, 진짜로 에이징을 해야 고장이 안 나거나 제 성능을 보여준다면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에게 남들이 보면 웃을 위험한 짓을 시킬게 아니라
제조 공정 내에 에이징 공정을 포함시키고 검사까지 해서 에이징이 제대로 되어
고장이 없고 목표로 한 측정치가 나오는지 계측하거나,
하다못해 청감 검사라도 하고 출고하는게 맞지요.

그런 공정도 없이 출고 후에 유저에게 에이징을 200시간 하라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죠.

소니 MDR-E888은 200시간이면 소리가 많이 풀어져 있었죠.
CD2000 같은 경우는 초반 일주일이면 모노처럼 들리던 소리가
쬐끔 스테레오처럼 들리는 매직이... ㅋ 유머 같은 일이었죠.

이 외, 베이어다이나믹 DT231/235도 200시간이면 깝깝하던 공간감이
약간 트이기는 합니다. 대신, 겁나게 쎄게 틀었을 때의 얘기죠.

제품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만,
하우징이 벌벌 떨 정도가 아니면 200시간이 아니라 2천시간이라도
택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볼륨으로 돌리라고 권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즉, 통상적인 볼륨으로는 변화가 없고 변하도록 돌리면 망가질 수 있으니 
차라리 하지 말자는 거죠.
그런데, 솔직히 저는 합니다. ㅋ

이어폰이든 헤드폰이든 에이징(이하 번인)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어요.
그 결과가 큰 변질이나 고장으로 이어진다면 문제가 있는 제품이죠.
그러나 일부 소리가 변하는 제품들도 대부분 임계치라는게 있나 봅니다.
고장을 각오하고 빡쎄게 번인해도 일정 이상은 아예 안 변하더군요.
고장나는 일도 없었습니다.

소리가 변하는 제품은 변하되 그것 때문에 불량이 되는 건 아직 못 봤습니다.
심지어 문구점에서 파는 싸구려 이어폰이 오히려 더 꿋꿋하더군요!!
내구성 하나만큼은 정말 갑이었습니다. ㅋ 
  
여담이지만, 번인으로 소리가 변한다고 해봤자 아예 다른 물건이 되는게 아닙니다.
거시적인 대역밸런스는 거의 변하는게 없었습니다. 토널밸런스도 그렇고요.
그보다는, 대역간 연결이 매끄러워지고 정위가 흐려지는 듯 하나 임장감은 좋아지며
울림음에 깊이감이 생김과 동시에 저역 대역폭이 조금 넓어지는게 공통적이었습니다.
소니나 오테 계열은 특유의 질퍽거리는 느낌이 많이 줄어들었고요. 
마이크로다이나믹, 매크로다이나믹 양면으로 좋아졌다고 느꼈습니다.
오디오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 캐치하는 걸로 봐서는 
사전지식에 의한 선입견이 작용할 여지가 없고 오디오 소리보다 자연음에 익숙할 수록 
캐치하기 쉬운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론은, 생뚱맞지만 번인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표준화된 기준과 프로세스도 없이 순전히 경험치와 개인의 감에 의존해야 하는 것을 
이러쿵 저러쿵 얘기해봤자 논쟁거리나 감정싸움의 빌미 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하려면 위험부담도 있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번인이 되어서 소리가 변했다고 한들, 계측상 유의미한 차이가 없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런데, 번인이라는 것을 남들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못 하게 된다면 몰라도, 
남이사 뭐라건 말건 그냥 나 혼자 잘 써먹으면 되거든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