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모틱(Etymotic) 대형 3단팁(ER38-18CL)
슈어(Shure) 총알팁(EABKF1-10S)

에티키즈는 정말 어린이들을 위해 설계된게 맞는걸까...

에티모틱사의 이어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에티모틱의 이어폰들은 모두 3단팁을 기본으로 하고있습니다. 심지어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에티키즈조차도 좀더 작은 프로트스팁이긴 하지만 3단을 기본으로 하고있죠. 깊게 삽입하도록 만들어진 구조상 착용감이 편할리가 없습니다. 특히나 에티모틱의 플래그쉽모델인 ER4 시리즈는 대형3단으로 불리는 ER38-18(CL)팁들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녀석의 괴랄한 크기는 귀를 송곳으로 후벼파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안좋은 착용감을 유발합니다.

ER4의 소리가 유지된채 착용감은 편해진다는 슈어의 총알팁, ER4의 의도된 소리를 내어주는 대형3단팁

저는 운좋게도 이도의 넓이과 모양, 길이등이 잘 맞아 통증이 거의 없지만 이 극악무도한 착용감은 많은 유저들이 ER4시리즈를 선택하는데 걸림돌이 되고있죠. 그래서 유저들 사이에서 ER4SR의 소리를 유지한채 어떻게 착용감을 편하게 만들것일지 많은 실험(?)이 오갔습니다. 그리고 나온 결론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리는 슈어(Shure)사의 총알팁입니다.

모양이 총알을 닮았다해서 총알팁이라 불린다

총알팁은 슈어사의 이어폰을위한 전용 제품이지만 ER4와 노즐직경과 길이가 알맞아 사용이 가능합니다. 총알팁은 메모리 폼 재질이며 컴플라이 폼팁보다 내구성이 좀더 좋고 팽창력이 강합니다. ER4의 경우 컴플라이 폼팁과 총알팁의 소리차이가 거의 없는데 내구성이 좋아 오래쓸 수 있는 부분덕에 많은 ER4사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때문에 저도 오랜 검색끝에 ER4SR을 편히 사용하기 위해 둘중에서 고민하다 총알팁을 선택했구요. 가격도 컴플라이보다 쌉니다.

하지만 ER4는 깊게 삽입하도록 설계된 이어폰이고 총알팁을 사용하면 형태때문에 삽입깊이가 얕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총알팁의 소리가 아무리 좋아도 둘의 차이가 있을수밖에 없겠죠. 약 2달간 기분에따라 바꿔가며 청음하며 느낀점들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총알팁을 ER4에 사용계획이 있으신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대형3단팁과 총알팁, 실제 사용시의 차이는?

착용감을 먼저 살펴보면 대형3단팁은 말할것도없이 고통 그 자체일지 모릅니다. 보통 ER4가 잘 맞는귀를 축귀라고 부르는데 저는 축귀쪽에 속해서 귀를 송곳으로 후벼파는 정도의 고통은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1~2주는 장시간착용시 귀속이 욱신거리고 아플정도 였습니다. 귀의 넓이가 좁거나 이도가 휘어있으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착용시 외이도염에 걸린 분들도 심심치않게 발견될 정도입니다.

그에반해 총알팁은 메모리폼 재질인만큼 구겨서 귀에 삽입하면 귀 모양에 알맞게 정착이 됩니다. 총알팁의 경우 반발성이 컴플라이폼팁에 비해 좀더 강하기 때문에 귀에 딱 맞는 사이즈로 구매하도록 주의해야하긴 합니다. 실수로 조금 큰 사이즈를 샀다고 하더라도 사실 대형3단팁에 비하면 아주아주 편한 착용감을 자랑합니다.

다음은 사운드입니다. 대형3단팁은 에티모틱이 의도한 본연의 소리를 내어주는데요, ER4SR이 플랫하기때문에 강조된 점 없이 맑고 청명한 소리를 내어줍니다. 공간감은 떨어지지만 음상이 좌우로 넓게퍼지며 해상력이 좋아 소리가 또렷합니다.

총알팁의 경우 여전히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조금 다른 느낌인데요, 아까 말씀드렸듯 ER4는 깊게 삽입하도록 설계된 이어폰입니다. 때문에 총알팁을 사용하면 구조상 깊게 착용할 수 가 없습니다. 측정상으로 ER4는 삽입깊이가 얕아질수록 초고음이 조금 줄어들고 치찰음대역(7~9KHz)이 살아나는데요, 이러한 특성이 총알팁사용시 그대로 반영됩니다. 하지만 초고음의 줄어드는양이 측정치 상으로도 극히 미세하기 때문에 차이가 크지않으며 치찰음이 살아난다고는 하지만 쏜다고 표현할정도로 거슬리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좀더 고음역이 살아났다고 느껴질 수 도 있겠네요.
제가 느낀바로 총알팁과 대형3단팁의 큰 차이는 고음의 해상력과 입체감에 있습니다. 총알팁을 사용시에도 여전히 해상력이 좋지만 대형3단팁에 비해 섬세함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이는 고음의 입체감이 줄어들기 때문인데요, 좌우로 넓게 퍼지며 뛰어난 정위감을 보여주던 대형3단과는 다르게 고음역이 상대적으로 가운데로 모여들어 대형3단팁에 비해 좁은 느낌을 주게됩니다. 이때문에 정위감과 해상력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전히 측정치상으로 느껴지는 음색자체는 플랫하지만 이런점에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만 중-저음은 큰 차이가 없으며 저음의 경우 오히려 존재감이 더 살아나게 됩니다. ER4S/SR의 저음이 아쉬웠던 분들이면 오히려 총알팁이 좋을수 도 있습니다(XR에서 총알팁을 사용하면 저음의 아쉬움은 없을걸로 보이며 실제로 많은분들이 XR에 총알팁을 사용중입니다).

총알팁을 사용해도 여전히 플랫하고 섬세하며 맑고 또렷한 소리임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착용감에 이점이 분명히 있으며 안그래도 좋은 차음성이 배는 좋아져 요단강 구경하기 딱 좋은 수준이됩니다(!). 물론 착용했을때 밖으로 튀어나와 보이기 때문에 머리가 작으신분들을 요다로 만들어 버릴수도 있습니다.

3단팁없이 ER4의 사운드를!

아 편안하다~

사실 대형3단팁이 맞지 않으신다면 ER4XR을 제외하고 굳이 ER4시리즈를 꼭 구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LS200IS가 대안이 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폰계의 레퍼런스로 자리를 지켜왔던 ER4의 사운드를 접하고 싶으신 분, 특히 그럼에도 귀가작아 고민중이시라면 총알팁(혹은 컴플라이폼팁)을 함께 구매해서 사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운드가 큰차이는 없어도 분명 달라지는 부분이 있긴하지만 착용감과 차음성 하나만큼은 정말로 좋기 때문이죠. 그리고 분명 저가형이어폰은 아니기때문에 왠만하면 직접 청음해보고 느껴보시고 구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원문 : http://wlstjr201.blog.me/220925706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