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하이저 유니폴라 2000 (1979)
정전형 헤드폰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많았습니다.
스탁스와는 다른 방식의 정전형입니다.
그래서 스탁스로 가기 전에 가볍게 젠하이저를 거쳐 가자는 생각을 했지요.
우리 영디비의 탐험가 엔디님의 도움으로 제품에 대한 정보는 구했고 앰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서 지금은 야마하 인티 앰프와 중국제 스피커 앰프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스탁스는 블루투스가 있는 헤드폰 앰프에 붙이고 이건 인티 앰프에 붙여서 사용합니다.
엔디님은 종종 그러듯이 문제가 있는 헤드폰을 구해서 이 헤드폰의 진가는 모르실 것 같습니다.
임밸런스 문제가 있는 헤드폰이니 그냥 고물이라고 해야지요. ㅋㅋㅋ
하지만 제건 완벽한 밸런스를 가지고 기능적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 2024년 1월 27일에 영디비에 지름 신고를 한 이 헤드폰에 간단한 이야기를 올려보겠습니다.
저는 젠하이저 HD700을 좋아하는 독특한 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헤드폰이 주는 공허한 공간감에 매료되어 상당히 그 헤드폰을 좋아했습니다.
또한 젠하이저 HD 540 골드 에디션의 아주 청명한 고음을 즐깁니다.
이 두 헤드폰은 방출의 기회가 오자 주저 없이 방출했습니다.
저는 방출가니까요.
그 공백을 메워주는 헤드폰이 바로 이 유니폴라 2000입니다.
위 두 헤드폰으로 저는 주로 소편성의 메인스트림 재즈와 역시 소편성의 클라식 실내악을 자주 들었습니다.
특히 일본 회사 비너스에서 나오는 재즈 시리즈를 아주 잘 들려줍니다.
적당한 공간과 더불어 정위감이 기가 차서 각 악기의 행보를 예측 가능하게 해주는 멋진 헤드폰이었습니다.
저는 저음은 적당한 저음으로 만족하기에 딱 필요한 베이스 소리 혹은 드럼 킥 소리나 탐탐 소리를 정확히 인식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선호하지요. 현악 사중주에서도 각 악기의 소리 구분이 쉽게 들려주는 점에서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해상도라는 것이 이게 아닐까요.
지금 듣고 있는 쇼팽 에뛰드도 그러합니다. 타건의 악력까지도 느끼게 만드는 놀라운 헤드폰입니다.
70년대는 평판형과 정전형의 시대였습니다.
각 브랜드는 전부 그런 종류의 헤드폰을 만들었지요.
소니, 오테, akg, 베이어다이나믹 등등 모든 브랜드에서 최소 하나 이상의 정전형 혹은 평판형 헤드폰이 있습니다.
이후 새로운 재질의 발견으로 이런 헤드폰은 더 이상 나오지 않지요.
지금 하이파이맨, 오디지, 스탁스에서 발매하는 것은 그 당시의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높은 수준의 제품을 만들지요.
하지만 저 같은 70년대 망령에 싸여 벗어나기 힘든 사람에게는 이런 헤드폰을 구해서 듣는 것이 마치 굿판을 벌이는 것 같습니다.
억울하고 슬픈 모든 일들이 사라지고 편안한 죽음이 다가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금 내 귀에 들리는 이런 청명하고 명증한 소리를 같이 듣고 싶네요.
댓글 9
댓글 쓰기먼저 항산을 이루시고 천천히 하세요. ㅋㅋㅋ
영디비에 계신 올드기기 팬이신 회원분들은 단순히 소리를 들으신다기 보단 역사 자체를 들으신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해 마지 않습니다. 좋은 고전 헤드폰 탐방 취미를 오래 하시기 바랍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작업이지요.
요즘 귀 상태가 너무 좋아서 불안할 정도입니다.
이러다 갑자기 하는 생각이 들어 언제나 노심초사하고 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