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포윈 X 영디비] 비바체 아주 늦은 사용후기
요 녀석 언박싱은 많이들 보셨을테니 패스하고 짧은 기간이나마 들어본 후기를 남겨봅니다.
일단 영디비와의 콜라보로 인해 기대감이 커진 제품이라 좀더 객관적으로 들어봐야겠다 싶어서
하루 정도 음감활동을 봉인한 후에 들어봤는데 개인적으로 첫 인상은 여러 회원님들이 얘기하신
가성비에 대한 평가가 다소 이해가 안가는 제품이었네요. (저는 후기 쓸때는 무조건 순정 기준입니다.)
일단 소리의 밸런스는 처음부터 느껴질 정도로 괜찮았고 들어볼수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튜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첫 인상부터 소리 자체가 좀 침침하달까? 선명하지 않고
흐릿하면서 좀 거친 이미지라 전체적으로 약간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당황스러웠네요.
(물속에서 듣는 듯한 느낌의 왜곡된 소리까진 아닌데 옅은 안개나 모래바람 같은 이미지랄까?)
일단 저음은 양감이 꽤 있고 부드러운 편이지만 소리의 뭉침이 들리는데다가 비중이 제법 커서
전체적인 소리의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중음역대를 마스킹하는 느낌 또한
그렇게 좋게 들리진 않았습니다. 특히 저음의 영향력 때문인지 정보량이 적다? 소리가 가려진다?
이런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고 저음 위주의 곡이거나 악기가 많은 음원에서는 그게 배가 되더군요.
중음역대는 보컬도 적당히 나와있고 나름 나쁘지 않은 느낌에 고음역대로 올라갈수록 생각보다
괜찮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좋게 느껴지다가도 특정 중고음역대에선 뭐랄까? 경질감이
느껴지는 플라스틱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음원에 따라 다소 딱딱하고 자극적인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고음 자체도 쭉~ 뻗는 느낌을 내지 못하고 중간에서 덜컥 내려 앉는 느낌이 아쉽더군요.
대신 초고음역대에서는 수월우 아리아에서 느꼈던 에어리함(?)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착용시에는 노즐 때문에 삽입되는 각도나 깊이에 따라 소리의 변화가 꽤나 심했으며 정착용에 신경을
써주지 않으면 소리가 전체적으로 지저분해지면서 저음은 벙벙거리고 고음은 쏘는 느낌을 주더군요.
음감하면서 느낀 바를 정리해보자면 저음 위주의 소리나 악기가 많은 음악에서는 아쉬움이 큰데
악기 구성이 간단하고 저음이 적은 음악(중고음 위주)에서는 나름 괜찮은 느낌으로 들을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들으면 들을수록 진동판이 덜 풀렸다? 또는 진동판이 제대로 일을 못한다?같은 이미지가
계속 떠올려 질 정도로 드라이버가 무언가에 막혀서 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여기까지는 기케로 들은 느낌을 적어봤고 웬만해서는 케이블이나 이어팁을 바꾸지 않는 저이지만
요 녀석의 본 모습이 궁금해서 이번엔 둘다 바꿔봤습니다. 근데 확실히 평범한 케이블과 이어팁으로만
바꿔도 소리가 뭉치거나 막이 낀듯 먹먹한 느낌이 드는게 어느 정도 사라지면서 선명도가 올라가는게
느껴지더군요. 이때부터는 다른 가성비 이어폰에 비해 소리가 괜찮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기케에서는 유독 드럼과 하이햇의 소리가 좋지 못한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둘다 어딘가
금이 가거나 바람 빠진 무언가(?)를 때리는 소리 같아서 듣는 내내 맥 빠진 소리(공기 빠진 축구공?
금이 간 심벌즈?)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확실히 케이블과 이어팁만 바꿔서 들어봐도 이렇게
소리가 많이 바뀌는걸 보면 비바체의 능력은 기케가 다 깎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바로 들더군요.
그렇게 기케 자체는 비바체의 봉인구가 된 느낌인데 그걸 참고 계속 들으면 에이징? 뇌이징?이
된 탓인지 소리가 살짝 풀리는 느낌이 들면서 전투용으로는 괜찮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케의 한계상 유닛이 낼수 있는 소리를 100% 제대로 끌어내지는 못하는 느낌이 들으면
들을수록 강하게 밀려와서 반대로 괜찮은 커스텀 케이블과 귀에 꼭 맞는 쓸만한 이어팁을 달면
어디까지 괜찮은 소리를 들려줄지 내심 궁금해지는 제품이라는 생각도 나중엔 들긴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혹시나해서 다른 몇몇 이어폰에도 기케를 물려서 들어봤는데 역시나 소리 자체가
먹먹해지고 어둡고 지저분하게 들리는게 기케 자체의 문제가 확실히 큰 것으로 느껴지더군요.)
물론 단점만 생각하며 불평불만을 논하기에는 가격이 착해서 이 가격에 무난하게 잘 만든 이어폰
같다는 평가를 할수는 있겠지만 기본 지출 외에 케이블과 이어팁까지 바꿔야 만족할만한 소리를
들을수 있다는 부분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평가될것 같으며 둘다 바꾼다해도 비바체만의 매력이랄까?
특징 같은게 뚜렷하지 않아서 구매 메리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제품이라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으로 남을것 같습니다. 차라리 아예 디자인이 화려하다거나 음색이나 밸런스가 특이하게
튜닝되어 있다거나 하는 특징 또는 매력이 처음부터 보여졌다면 제품에 대한 구매 메리트와 호불호라도
생길텐데 비바체는 그런 부분에서 묘한 아쉬움이 드는 제품이었네요. 특히 영디비랑 콜라보한 제품인데
이렇다 할 특색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좀더 아쉬움이 느껴진 이어폰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도 케이블 몇개를 바꿔가며 계속 들어보고 있지만 크게 아쉬운 부분 없이 무난하면서 잘 조율된
사운드 밸런스가 매력적인 이어폰이긴 합니다만 확실히 오래 들을수록 대중적인 소리, 자극적이거나
독특한 맛이 있는 소리를 원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게 어필이 잘 될까? 그런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물론 이런 부분을 굳이 생각하면서 평가할 필요는 없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나중에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무난하고도 평범한 소리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즐길수 있는 유저들이 전체 100%중에 얼마나 있을지는 개인적으로 궁금해지는 부분이네요.
*글을 쓰다보니 좋은 소리보다는 어줍지 않은 평가질만 한 느낌인데 영디비에 나름 애착이 있어서
뭔가 도와드리고 싶지만 오디오에 대해 깊게 알지 못하고 음감하는 것만 좋아하는 아재라
그냥 주저리 주저리 생각 나는대로 남긴 사용후기라고 너그러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저는 밸런스 잡힌 사운드를 좋아해서 지금은 요 녀석이 조금 맘에 든 상태입니다.*
(참고로 전 중고음성애자이며 플랫 or 약 W자형 사운드를 좋아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눔 해주신 숙지니님께 감사드리고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Comment 6
Comment Write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비바체가 전체적으로 밸런스는 좋지만 말씀하신 부분들이 좀 부족하긴 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