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STAX SR-007 MK1 케이블 교체 후기

얼마전 일본옥션에서 구입한 STAX SR-007 MK1 헤드폰이 오른쪽 채널이 잘 들리지 않는 임밸런스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연을 들려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환은 판매자의 거절로 불발되었고, 자가수리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후 임시로 이어패드를 벗겨 진동판(다이어프램)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 후 실제 커뮤니티에서도 잘 알려진 고장원인인 케이블 단선에 무게를 두고 케이블 교체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영국 쇼핑몰을 수소문하여 단종된 전용케이블 1대분을 확보하였고, 납땜을 해야하는 기이한 설계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납땜기와 각종 도구들까지 마련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듣게된 @SunRise님 께서 본인이 아껴두던 최상급 땜납을 좋은 가격에 양도해 주셨습니다. 극악의 난이도인 SR-007 MK1 케이블 교체작업에 힘을 실어주셨던 것이죠.
이 기존 케이블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난이도가 높은데요, 이어패드를 벗겨낸 후 2단계로 저렇게 드러나는 검은색 플레이트의 나사를 풀어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사를 놓쳐 플레이트 구멍으로 빠지기라도 한다면 이 헤드폰은 끝장입니다. 바로 아래에 있는 박막 진동판이 나사 떨어지는 충격으로 찢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플레이트를 벗겨내면 저절로 헤드밴드와 드라이버&케이블이 분리됩니다. 케이블 뿌리에 있는 하얀색 파츠를 손가락으로 떼어내면...
케이블과 드리어버가 연결된 충격적인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한숨이 밀려왔습니다. 저 커다란 케이블 뭉치를 가느다란 전선 3가닥이 드라이버와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납땜으로요.
케이블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납땜을 해야하는데, 그 전에 해야할 중요한 작업이 있습니다.
저렇게 드라이버의 외측을 스카치 테이프 같은 것으로 막아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동판은 작은 충격에도 손상되기 쉬울 뿐 아니라 납땜 중 발생하는 열기나 연기, 그리고 납 탄조각들이 붙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재료도 아닌 스카치 테이프로 붙인 이유는 테이프 자체가 먼지를 끌어들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동판에 붙어야 할 먼지를 테이프가 대신 흡수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입니다.
새로 구입한 케이블은 정품이 맞습니다만, 유럽 수출판인블랙버전입이라 색깔은 다릅니다. 정품 케이블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죠.
납땜에 사용된 납은 @SunRise님 께서 양도해주신 일제 특주 납입니다. 아껴써야 하지만 스탁스 자체적으로도 고급 납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전선 3가닥이 너무 가늘어 일반적인 방법으로 납땜하는 것이 불가능 했습니다. 원래는 소량의 납을 전선 끝단, 그리고 드라이버에 녹여 묻힌 후 전선과 드라이버를 맞댄 뒤 접촉면을 살살 녹여가며 자연스레 붙도록 해야하지만...
그냥 전선을 드라이버 위에 놓은 후 납을 바로 밀어가면서 납땜을 했습니다. 무연납이라 그런지 작업 난이도는 최악이었습니다. 잘 붙지 않고 물방울처럼 맺히기만 하니까요. 진심으로 대단히 힘들었습니다.
그와중에 한 가지 더 체크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3가닥을 연속으로 납땜하면 미처 드라이버가 식기도 전에 내부적으로 납땜의 열기가 점점 누적되면서 진동판을 구운 오징어처럼 만들어 버릴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난관은 케이블 결착입니다. 케이블을 밀어 올려 동그란 홈에 끼워야 하는데, 이 때 애써 납땜한 전선이 꼬이면서 힘을 받아 끊어질 수 있습니다. 조심조심 핀셋으로 방향을 만들어가며 미리 구부려 주어야 합니다.
.
이제 반대순서로 조립을 해야하는데요, 플레이트는 재조립이 어렵지 않지만 최후의 관문인 이어패드 장작이 지옥같습니다.
은색 철사같은 부품을 플레이트의 중앙 홈에 끼워넣은 상태에서 이어패드의 외피를 감싸 주어야 합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괴로운 작업입니다.
자 이제...테스트를 해 볼 시간입니다. 참고로 저는 오늘 납땜을 처음 해본 납린이입니다. 그러나 운 좋게도 납땜 상태나 케이블 부품은 문제 없어 보이기에 나머지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결과는...
여전히 임밸런스 현상이 재발되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왼쪽 채널 소리는 아주 깨끗하게 나오긴 하네요. 일단 납땜은 성공적으로 잘 되었고, 케이블 교체는 문제 없이 이루어진 듯 하지만 아마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수준의 드라이버 손상이 임밸런스의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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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되어 게시글 올리신줄 알았더니…!!!
대단히 안타깝습니다ㅠㅠ
패드 상태도 좋아보여 저역 리키지로 인한 임밸도 아닌 것 같은데 상당히 의아합니다.


정전형 구조가 단순해서 케이블 문제로 강하게 의심했는데... 안타깝습니다...


다이어프램이 늘어지거나 찢어지면 정말 이상한 소리가 날 겁니다.
전극 문제라면 골치아프네요..

ㅠㅠ


그 와중에 진동판 보호그릴 개구율이 화끈하네요





파워를 외부에서 끌어올 정도로 순수한 음에 근접한 설계니까요 ㅎㅎ

수리 잘되었으면 좋았을텐데요.


아이고... 필름에 변형 또는 미세손상이 갔거나 스테이터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래도 다행히 스탁스 앰프는 임밸 있어도 어떻게든 맞춰볼수는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전보다는 나아졌는지는 모르지만, 나아졌길 바라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리는 성공적이었는데.. 결과가 안타깝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진심으로 상당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아쉽습니다. 하지만 임밸난 같은 기종을 저기 이식할 수도 있으니 의미있는 실패인 것으로_

그러나 같은 기종을 구하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근래 본 글들중에 가장 흥미진진했던 글인데 결과가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잘됐길 바랬건만 역시 우리에게 운이란건 없는 것 같습니다.ㅠㅠ




안타깝네요. ㅜㅜ



해결되어 게시글 올리신줄 알았더니…!!!
대단히 안타깝습니다ㅠㅠ
패드 상태도 좋아보여 저역 리키지로 인한 임밸도 아닌 것 같은데 상당히 의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