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꼬다리로 AKG K1000 을 구동할 수 있을까?

1. 서론

 AKG의 K1000 헤드폰은 독특한 컨셉 만큼이나 그 스펙 역시 특이합니다. 그 중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바로 구동력과 관련된 스펙인데요, 높은 임피던스에 낮은 민감도라는 최악의 조합을 가지고 있습니다.

  AKG K1000의 공식적인 스펙은 임피던스 120Ω, 민감도는 74dB/mW 로 2025년 기준에서 보아도 상당한 구동력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요구전압도 10Vrms 로 높습니다. 때문에 과거에는 헤드폰 Xlr 단자에 스피커 앰프를 연결할 수 있는 변환 커넥터를 연결하여 스피커 앰프로 청음하였습니다.

  이 정도면 일반적인 헤드폰 앰프 환경에서는 흔히 말하는 최악의 구동 난이도를 가진 하이파이맨 서스바라 다음으로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2020년 대의 대표 꼬다리로도 구동하기 어려울까?  볼륨 확보라도 할 수 있을까? 라는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 간단한 실험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실험은 음질보다는 청취에 만족스러운 볼륨 확보가 되느냐에 중점을 둔 것이기에 빈약한 음색 총평에 대해서는 양해 부탁드립니다.

2. 본론

  2.1 실험환경

  이번 실험에 사용된 꼬다리는 3종이며, 기기 명칭과 출력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1. Ibasso DC elite 

  출력 : 280mW@32Ω(4.4mm 단자 기준)

            4Vrms 

2. Cayin ru7

  출력 : 400mW@32Ω(4.4mm 단자 기준)

            4Vrms

3. Fosi Audio DS2 

  출력 :  500mW@32Ω(4.4mm 단자 기준)

             4Vrms

 참고로 K1000을 구동하기 위한 최소 사양은 1000mW@120Ω, 10Vrms입니다...

  소스기기는 갤럭시 S23U + UApp 이며, 청음곡은 MEOVV MEOW, 청하의 STRESS, 지수의 Earthquake 입니다.

  K1000과 꼬다리덱은 아래와 같이 뉴트릭사의 XLR to 4.4mm 변환단자를 이용하여 연결하였습니다.

2.2 실험 결과

 2.2.1 Fosi Audio DS2: 가능(62칸)

 실험한 꼬다리 중에서 가장 높은 출력을 가진 제품이지만 최소 요구 사양 대비 한참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꼬다리를 연결 후 느낀 점은 적어도 볼륨 확보는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 청취 음압 기준 62칸 정도면 충분한 음압이 확보되었습니다.

  이 때의 음색은 이전의 ASR에서 측정치로 보여주었던 것처럼 플랫하고 무난합니다. 다만, 거치형(A90D)에 비해서는 다이나믹 레인지가 떨어진다는 느낌과 보컬은 상대적으로 멀리 존재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점에서는 부족한 출력이 3~4khz 까지도 밀어내기 힘든 게 아닐까라는 추측은 할 수 있었습니다.(어차피 저음은 잘 안나오는 헤드폰이므로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네요)

2.2.2 Cayin ru7: 가능(볼륨 65%)

 DS2 대비 출력이 낮아 이 때부터는 볼륨조차 확보되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로우게인에서도 볼륨을 75%까지 높이면 충분히 청취볼륨까지 확보가 됩니다.

   RU7과 연결된 K1000의 전반적인 음색은 DS2 대비 조금 독특합니다. 전반적으로는 좀 더 쿨톤으로 변화했으며, 보컬의 거리가 약간 더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거치형 앰프인 A90D 대비해서는 드라마틱한 다이나믹 레인지는 경험할 수 없었습니다. 

 2.2.3 ibasso DC elite : 가능(23칸)

 Ibasso DC elite 는 2025년 기준으로 시장에서는 좋은 음질로 평가받는 제품이지만 크기에 걸맞지 않게 낮은 출력 스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력만 놓고 보면 저가형 소형 꼬다리 수준이죠.

  DS2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출력이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사실상 볼륨확보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는데요...그것은 오산이었습니다. 볼륨을 0칸에서 23칸으로 높이자 꽤나 명확하게 볼륨이 확보되었습니다.  

  DC elite 와 K1000조합 역시 독특한 느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보컬의 명확함은 확보되면서도 특유의 공간감은 크게 해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인상이었습니다. 힘이 없다는 느낌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3. 총평

  서로 다른 출력의 꼬다리들을 활용하여 AKG k1000 이라는 극악의 구동 난이도를 자랑하는 헤드폰을 실험해 보았는데요, 예상 대비 모두 충분한 볼륨을 확보해 주었습니다. 이 정도면 개인적으로는 꼬다리+K1000 조합을 들고 밖으로 다니면서 포터블 음감을 즐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사실 K1000의 특성에 기반합니다. K1000헤드폰은 높은 임피던스와 낮은 감도로 인해 전압 구동에 좀 더 영향을 받는 특성이 있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꼬다리들의 4.4mm 단자 기준 전압은 모두 4Vrms로 사실상 동일하기 때문에 대동소이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