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man HE4XX Fazor Mod 후기

Disclaimer:
- 본 게시글의 측정치 중 직접 측정한 측정치는 IEC 60318-4 규격 기반의 이어 시뮬레이터인 E610A 커플러 및 KB501X Pinna를 사용하여 500Hz, 94dB SPL 기준으로 측정하였으며, 10kHz 이후 구간은 비신뢰구간입니다.
- 본 게시글의 모든 측정치는 동일 제품 전체를 대변하지 않으며, 게시글 작성에 사용된 단일 유닛만의 고유 측정치입니다.
@nerin님 찬조입니다.
1. Introduction
Hifiman HE4XX는 Hifiman HE400의 Drop 버전으로 출시된 염가판이며, 출시한지 이제 7년이 다되어가는 헤드폰입니다. 출시 당시는 제 기억으로는 150불이 안되는 가격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만, 당시 기준으로 평판형 헤드폰은 고가에서만 볼 수 있던 물건이었고, 이 가격에 평판형 헤드폰이 없었던 만큼 상당한 가성비를 자랑한 물건이었습니다만, 그 자리를 400se에게 내놓고 조용히 자취를 감춘 헤드폰입니다. 요즘도 Drop에서 한번씩 정말 가끔 드랍하긴 합니다만, 400se가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굳이 4XX를 구매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본 후기에서 다룰 제품은 HE4XX에 오디지처럼 Fazor 구조를 3D 프린터로 프린트해서 설치한 모딩 헤드폰 입니다.
유닛 후면에 추가하신 Fazor 구조물의 모습입니다. 유닛 마그넷 위에 마그넷과 같은 사이즈로 제작하여 부착하셨으며, Fazor 디자인 특유의 후면 방사경로의 모양이 잘 보입니다.
그릴을 열어서 양쪽으로 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그릴 모딩하고 선 최적화 하는걸로 조금 더 두드러지게 만들면 멋있을 것 같네요.
2. Impression
측정치 이전에 일단 먼저 짧은 감상을 적어두고자 합니다.
감상은 편의성을 위해 음슴체로 작성하며, 이 부분 양해 부탁드립니다.
- "고음이 보이는 것 보다 더 가까이 있음"
- 고급스럽고 컨트롤된 저음과 대비되는 경질적인 야생마 고음
- Fazor때문인지 저음에서 꽤나 오디지냄새가 남. 텍스쳐도 그렇고 저음의 깊이와 밸런스도 그렇고, 원본보다 좋음
- 생각보다 넓은 이미징. 양옆으로 넓지만 앞뒤로는 조금 답답한 느낌. 위아래로도 생각보다 넓은 느낌. 그릴모딩 안한 HE4XX보다 살짝 더 넓지만 답답한 느낌은 그대로.
- 이미징의 정확성은 생각보다 좋음. 강조된 고음때문인지 몰라도 원본의 흐린 이미징 능력때문인지 생각보다 핀포인트로 잡힌다고 느껴짐
- 그와중에 여전히 저해상도라서 기괴함
- 원본과 비슷하게 보컬이 뒤로 물러나있음. 이는 이어게인부 측정에서 나타남
- 원본대비 보컬이 코 풀은듯이 콧소리가 덜하긴 하나, 여전히 답답한 표현력
- 좌우편차때문인지 몰라도 남성보컬 대비 여성보컬, 그리고 중-고음대역 악기의 표현력, 리니어리티가 상당히 훼손됨
- 치찰음이 확실하게 들림. 치찰음이 강한 소리의 곡은 듣기 좀 아픈 정도
- 심벌소리의 Attack-Sustain-Decay-Release가 따로 없이 그냥 Attack Release로 끝나는 이상한 느낌
- 출력이 꽤나 필요함. HP-1급은 아니지만 요즘 평판형들보다 더 많은 출력을 요함
- HE4계열답게 패드 교환 난이도가 장난아님. 다신안함
이상입니다. 원본의 살짝 답답하면서도 슴슴한 소리와는 결이 살짝 달라진, 여전히 쓰고있으면 답답한 느낌이지만 저음의 텍스쳐와 표현력이 상당히 고급스러워진 느낌의, 다른 헤드폰이라고 봐도 될 느낌이었습니다.
3. Measurements & Discussion
그럼 측정치를 한번 보겠습니다.
편차로 인해 좌우 다른 헤드폰이 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은 @nerin님 을 통해 사전에 확인한 내용이며 (우측 자석을 고정하는 본드가 들떠서 생기는 문제), 기준이 될 소리는 왼쪽 이어컵 (측정치 상 파란색) 입니다.
좌우편차때문에 서로 다른 헤드폰이 되어있어서 그렇지, FR 완성도면에서는 조금만 더 다듬으면 생각보다 멀쩡한 헤드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괜찮습니다.
좌측이 그나마 제일 듣기 좋았습니다. 리니어한 저음의 표현력, 그리고 생각보다 덜 강조되고 KEMAR DF 편차 내에 측정되는 고음 덕분에 듣기 편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라면 2kHz까지 좌측 이어컵 측정치를 조금 더 리니어하게 가져가고, 이어게인을 왼쪽이랑 오른쪽 합쳐서 반으로 나누고 초고역을 청감기준으로 지금의 반 정도로 억제하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이나믹 헤드폰일 경우 제 측정기기 기준으로 KEMAR DF 타겟보다 고음이 많아도 그나마 들어줄만 합니다만, 평판형들은 KEMAR DF에 맞춰도 청감상 고역 양이 많다는 느낌이라 참 어렵습니다. 이래서 5128이 참 좋죠. 제대로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럼 원본을 한번 봅시다. 영디비 측정리뷰의 글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이전 측정장비 기준이니 B&K 4128C로 측정된 물건으로 알고 있습니다.
https://www.0db.co.kr/REVIEW_0DB/268927
Compensation 및 Smoothing이 적용되지 않은 RAW 그래프입니다.
어째 이 기기도 왼쪽은 극저음은 편차가 있네요. Fazor Mod된 4XX와의 차이점은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원본대비 Fazor Mod의 결과물은 1-5kHz의 패턴은 꽤나 원본과 비슷합니다만, 전반적으로 5-10kHz 대역이 얌전해지고, 저음과 초고음이 조금 더 리니어하게 뻗는 모양새입니다. 10kHz 이후는 제 측정기기상 비신뢰구간이므로 비교하지 않겠습니다.
1kHz 이하의 중역과 저음도 원본은 어떻게보면 550Hz를 기준으로 나눠지는 모양새이고, 550Hz 위로는 살짝 부스트되어있는 모양새를 띄고있습니다만, Fazor Mod된 4XX는 20Hz부터 1kHz까지 상당히 균일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고, 아마 이 느낌덕분에 400 라인업 특유의 보컬 콧소리가 나지 않는것 같기도 합니다.
4. Conclusion
당시에도 그릴이 상당히 촘촘히 박혀있어서 그런지 Thieaudio Phantom 헤드폰이라던가, Monoprice Monolith M1060/M1060C 헤드폰과 같이 그릴모딩에 자주 쓰이던 헤드폰이었고,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모딩에 많이 쓰이는 것을 봤습니다만, 이렇게 물리적인 구조물을 바꾸는 작업을 통한 모딩은 또 신선하네요.
기억속의 소리와는 다른 느낌이었지만, HE4XX를 가지신 분들 중 4XX를 활용해보시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그릴 모딩과 함께 한번 도전해볼만한 모딩이 아닐까 싶습니다. 4XX가 없으신 분들이 혹여나 이걸 보시고 한번 도전해볼까 싶어 4XX를 구매하시려고 하신다면 뜯어말리겠습니다. 더 저렴하고 좋은 옵션이 한트럭인 요즘 헤드파이 시장에 굳이 이걸 도전할 메리트는 공학적 호기심을 충족하고자 하는게 아니라면 없다 생각됩니다.
참조해주신 @nerin님 감사합니다.
Commen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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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잘 다듬어주는 거 같아서 놀랐습니다. 드라이버 자체의 한계도 명확하긴 합니다만, 좌우가 멀쩡하다는 가정 하에 방사경로 추가 최적화, 그릴모딩을 통해서 개방감을 조금 더 주고, 패드 롤링을 통해서 마무리 튜닝 하면 상당히 괜찮아질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원본 그대로 두면 딱히 저렴한 헤드폰 이상의 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릴을 아예 제거하던가 완전 널널한 그릴로 많이 바꾸더라구요..ㅎㅎ 그릴빼고 측정하면 얼마나 다를지도 궁금하긴 합니다.
ㅎㅎ 패드롤링도 궁금하긴 하네요 하지만 그 특유의 괴랄한 장착 구조 때문에 양면테이프로 붙혀버릴까 싶다가 참은거라..ㅎㅎㅎ 이래저래 만지다 창고로 들어가게 되었네요..(유닛 문제도 있고.. 페이저가 헤드폰 가격급이라..;)
패드는 좀더 통기성이 좋은 것으로 바꾸거나, 벨벳 계열로 가면 고음이 좀 누그러지지 않을가 싶긴 했습니다.
그쵸 저가 평판형 입문용도로 그 당시에도 가성비 제품인데 구동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죠..



https://makerworld.com/en/models/15101-hifiman-pad-adapters-110mm-he-4xx-he-400i-he-500#profileId-14862
아주 좋은것을 찾았습니다. 차라리 이거 붙여놓고 패드롤링이랑 튜닝 하면서 맞추는게 훨씬 낫겠네요.
https://www.printables.com/model/726655-he4xx-honeycomb-ear-mesh#preview.6Tfno
이런 그릴메쉬 도면도 있고, 아직 그래도 4XX 갖고계시는 분들은 모딩 할만할 것 같습니다.

측정기 있으면 튜닝하고 놀기 좋을거 같습니다.

크으 소리가 궁금하네요



원조인 오디지를 보면 상기 LCD-X처럼 원래 앞뒤로 페이저를 넣어 방사음을 정렬하는게 웨이브가이드인 페이저의 원래 역할이 맞긴 합니다.
HE4XX는 드라이버 전면에 유의미한 역할을 할 페이저 스트럭처를 넣을만한 자리가 없기도 하고, 전면에 달린 저 웨이브가이드가 마그넷을 겸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생각했을때의 마그넷 스트럭처를 생각하면 아마 마그넷이 후면에만 달린 물건으로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그넷이 달려있지 않은 곳에 페이저를 달아봤자 의미 없으니 아마 후면용만 만들어진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당사자인 오디지도 요즘 기기에 Fazor 설치할때는 상기 LCD-S20나 Stax Spirit S3처럼 말씀하신대로 앞에만 넣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밀폐형이니 웨이브가이드가 뒤로 갈 필요도 없고요.
페이저 제작자 왈 내부 용적을 줄여야 좋다고 하더군요..
페이저가 극저음을 리니어하게 만들어주는게 신기하네요 값진 결과 감사합니다 ㅎㅎㅎ
이런게 궁금했었는데.. 잘보냈다고 생각듭니다.
케이블도 빠르게 보내드릴게요
https://www.thingiverse.com/thing:4321835
3D모델은 여기서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