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J SYYO Konoka 후기

Disclaimer:
- 본 게시글의 측정치는 IEC 60318-4 규격 기반의 이어 시뮬레이터인 E610A 커플러를 사용하여 500Hz, 94dB SPL 기준으로 측정하였으며, 10kHz 이후 구간은 비신뢰구간입니다.
- 본 게시글의 모든 측정치는 동일 제품 전체를 대변하지 않으며, 게시글 작성에 사용된 단일 유닛만의 고유 측정치입니다.
@nerin님 찬조입니다.
1. Introduction and Build Quality
CVJ에서 내놓은 SYYO Konoka라는 이어폰입니다.
1BA 1DD 1리니어모터라는 구성의 특이한 이어폰입니다. 리니어모터는 진동을 직접 귀로 전달하기 위해 추가한 것 같으며, 아마 동시대 하이엔드에서 유행하던 BC 드라이버를 의식해서 만든 구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빌드는 Tanchjim이나 Truthear 등지에서 많이 본 투명쉘 D자 모양의 이어폰입니다. 노즐에 BA, 그리고 BA 바로 뒤에 DD가 장착되어 있으며, 귀와 가장 밀착되는 상단 구석에 리니어모터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작은 팁을 사용하여 최대한 귀에 밀착시킨 후에 리니어모터의 진동이 전달되도록 하는 의도로 저기에 배치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본 이어폰에 탑재된 리니어모터의 특징점은, 자력이 매우 강력하다는 점입니다. 둘이 가까이에 두면 알아서 붙으며, 들어올릴 수 있을정도로 강한 자력을 보여줍니다.
자력이 강한만큼, 웬만한 진동에는 반응해서 모터가 울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음에 독특한 텍스쳐를 입혀주긴 합니다만, 터치노이즈가 없는 케이블에도 터치노이즈가 생겼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케이블과 움직임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이런 부분에는 사용자가 미리 숙지해 불필요한 지출이 없도록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Impressions
감상은 편의상 음슴체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 KZ에서 자주보던 중국제 1BA 1DD 이어폰 V자 튜닝
- 무슨 세팅이든지간에 치찰음이 있고, 고음은 Attack과 Release밖에 없는 공격적이고 경질적인 고음을 보여줌
- 보컬은 세팅에 따라 한발자국 물러나거나 두발자국 물러나기도 하며, 리니어모터 세팅에 따라서 바디감이 증가하거나 건조해지는 등 들쭉날쭉한 반응을 보임. 공통적으로는 보컬에서 콧소리가 매우 심각함. 콧소리가 심각하지 않으면 치찰음이 귀를 찔러와서 보컬곡은 듣기 어려움
- 리니어모터의 개입이 없는 저음의 경우 생각보다 꽤 리니어한 저음을 보여주며, 저음역대의 선형성, 표현력과 해상도는 동 가격대 (~$20 USD) 중국 이어폰 대비 상당한 강점을 보임
- 그 외 부분은 거의 2018년도 저렴이 KZ 하이브리드 이어폰과 차이없음
- 고음역 부스트와 리니어모터를 키면 고음역 부스트 덕분에 이미징은 잘 잡히나, 고음역부스트 없이 리니어모터만 사용할 경우 저음대역 악기들의 세션만 혼자 동굴에 동 떨어져서 플레이하고있는듯한 느낌을 줌
- 리니어모터는 곡보다는 움직임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임. 들으면서 움직이면 리니어모터에 의한 터치노이즈가 장난아님
- 리니어모터는 켜져있던 꺼져있던 어찌됬든 공명해서 소리에 영향을 줌
- 2018-19년도 KZ의 약진 및 차이파이의 태동기에 발매되었다면 반향을 일으켰겠지만, 2023년도 기준으로는 수준미달의 완성도. 지금 기준으로 같은 가격에 더 좋은 중국 이어폰은 한트럭 있으므로 굳이 살 필요 없음
- 리니어모터에 의해 생기는 저음역대 추가적인 텍스쳐 정도만 특징이나, 리니어모터로 인해 중음역대 및 고음역대의 선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듣기 상당히 어려워짐
이상입니다.
3. Measurements and Discussion
본 리뷰에서는 편의성을 위해 스위치 모드를 다음과 같이 표기하였습니다.
- 0,0: 모든 스위치 OFF
- 0,1: 좌측 스위치 OFF, 우측 스위치 ON
- 1,0: 좌측 스위치 ON, 우측 스위치 OFF
- 1,1: 모든 스위치 ON
좌우별 모든 스위치를 키면 이런 느낌입니다. 일부 저음역대의 불균일성과 초고음역대의 불균일성은 리니어모터의 진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결과라고 추측합니다.
측정 그렇게 오래하지는 않았지만, 측정치 본지는 8년쯤 된 것 같은데, 이런 측정치는 처음봅니다.
모터 스위치를 끈 음악모드 (0,0) 및 모니터 모드 (1,0)의 경우, 상기와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2018-19년도, 수월우가 초저가형 이어폰인 Chu를 발매하기 전, KZ와 TRN 등이 50달러 이하 저가형 천하삼분지계하고있던 시절 자주보이던 양산형 V자 이어폰 그대로입니다.
보통 그런 이어폰들은 저음도 중저음 위주로 채워져야 하나, 저음은 타겟에 얼추 맞춰져있다보니 저음만큼은 그래도 괜찮은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그 외는 귀를 자극시키는 요소만으로 채워져있다보니 (1-3kHz 과다, 2kHz피크, 5-6kHz 피크 및 진동으로 인한 매우 불균일한 초고음. 8kHz 피크는 커플러공진) 오래 음악을 듣기 어려운 이어폰입니다.
그럼 리니어모터를 킨 측정치를 보겠습니다.
모터 스위치를 킨 3D 영화모드 (0,1) 및 3D 이스포츠 모드 (1,1) 의 경우, 상기와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대로, 이어폰에서 이런 주파수 특성은 처음봅니다.
공명하더니 중저음대역에 언덕이 생겼고, 공명이다보니 상당히 불균일합니다. 실제로 들었을때 딱히 중저음이 부풀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으므로, 저 부푼 대역은 공진대역....이라고 보고싶습니다만 상당히 넓은 범위로 공진하는데, 저런 경우를 본적이 없어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머지 대역의 경우, 리니어모터를 껐을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해설을 생략하겠습니다.
모터 스위치를 켰을때 보컬곡을 들으면 참 황당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남자보컬이나 톤이 낮은 여자보컬의 보컬대역 양감이 늘었다 줄었다 고무줄처럼 누가 콘솔에 EQ슬라이더를 자기 마음대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듯한 느낌을 주는데, 순간 정말 귀를 의심하게 됩니다.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저 대역이 공진대역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고있습니다만, 굳이 더 탐구하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네요.
4. Conclusion
@nerin님 께서 찬조해주신 박스 안에 들어있길래 우연찮게 들어보고 후기 작성까지 결심하게 된, 상당히 유니크한 물건입니다.
처음 들었을때는 정말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듣고 "이거 2018년 발매작인가?" 싶어 이것저것 검색해보고 2023년 발매작인 점, 하이브리드 이어폰이라는 점, 그리고 리니어모터를 박아넣었다는 점에서 놀랐고, 리니어모터가 작동하나 싶어 우연찮게 쉘과 이어가이드를 손대보니 둥~ 하는 진동이 느껴져서 당황했으며, 스위치별로 바꿔보며 테스트트랙을 돌려보면 충격을 받은 모델입니다.
Decay와 Sustain이 없는 날선 고음과 치찰음, 비염 가득한 보컬표현을 제외한다면 특유의 리니어모터 진동과 공진, 공명을 통해 특이한 저음 텍스쳐와 특이한 곡 체험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실험작은 차이파이 태동기인 2018년도에는 어울릴 지 모르겠지만, 이 이어폰이 발매된 2023년도, 나아가 현재 2025년 기준에서는 굳이 돈을 주고 구매할 만한 메리트가 전혀 없지않나 생각됩니다.
삶은 길고, 자원과 돈은 한정되어있으며, 이런 곳에서 머물고만 있기에는 들어봐야 할 리시버가 저희에게는 너무 많습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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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춤을추네 측정치가....ㄷㄷㄷㄷ



Konoka 후속작 Ruki는 BA를 제거했더군요. BA 없는 게 고음 자극이 없어 확실히 나았습니다.


상급기 Assassin은 Konoka에서 맛본 쌉싸래함 없이 얌전하게 정돈된 느낌이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후속작 Assassin Silver는 Konoka와 비슷한 FR로 회귀하더군요 ㅋㅋ 어쌔신 시리즈 분석을 의뢰하고 싶어집니다..


재밌는 값 잘봤습니다 ㅎㅎ


비동이 넘 맘에 들어서 다른 모델도 기웃거려봤는데
저렇게 몹쓸물건이 꽤 보이는 듯 했습니다 ㅎㅎ


절대 청력에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종 제품으로 나오면 안되는 이어폰이 발매된거 보니 CVJ 사장(또는 아들)이 제품을 기획했나 봅니다.
이글을 읽을때까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이어폰이지만 혹시라도 모를 미래의 폭탄을 피할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