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ZSound Luna 평판형 이어폰 후기

Heart Mirror / White Snow로 알려진 회사 HZSound에서 제작한 13.3 Planar IEM인 Luna입니다. Luna는 HZSound에서 Heart Mirror Pro와 함께 제일 비싼 라인업이자 유일하게 Planar를 채택한 제품입니다. 마치 KEFINE의 Klanar와 Delci와의 관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박스를 보면 전면에 제품명과 단순한 그림, 그리고 달이 오묘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제품의 이름을 딴 패키징입니다. 후면엔 13.3 Planar 드라이버의 구조가 간략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포장을 열면 작은 부속 상자와 함께 케이블이 꽂힌 채로 본 리시버가 잘 고정되어 있습니다. 케이블을 꽂는 수고를 덜고도 바로 꺼내서 사용할수 있게 되어있는 편리한 부분입니다.
부속 상자를 열면 가죽 케이스, 여분의 이어팁 5쌍, 기본 케이블의 엔드를 4.4로 변환할 수 있는 또 다른 여분의 케이블 엔드를 제공합니다. 이어팁의 퀄리티는 번들의 품질이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습니다만 물렁이는 감이 있고 착용시키기가 어려워 서드파티 이어팁을 추천합니다.
유닛 본체입니다.
유닛은 알루미늄 아노다이징으로 만들어져 튼튼하고 매트한 블랙 도장에 질감이 매우 좋습니다. 후면은 레진 페이스플레이트로 마감되어 있는데, 이 또한 매우 두껍고 튼튼하게 붙어있어 알루미늄 유니바디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유닛은 매우 작고 가볍습니다. 유닛을 귀에 낀다면 거의 들어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꽤나 가볍습니다. 이로 인해 최초에는 조금 헐렁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지만, 무게 때문에 곧 존재를 잊어버려 착용감과 관련한 느낌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노바와의 사이즈 비교입니다.
케이블은 모든 마감이 깔끔하고 잘 되어 있으며, 치찰음이 굉장히 적고 꽤나 두꺼운 편입니다. 케이블이 굉장히 훌륭해 이 이어폰은 커스텀 케이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것 같습니다.
케이블 엔드는 분리형으로 되어 있으며, 3.5 엔드가 기본, 동봉된 4.4 밸런스드 엔드로 변경 가능합니다. 탈착은 매우 단단하게 이루어지며, 엔드도 모두 알루미늄으로 마감되어 있어 케이블 전체적인 질감이 고급집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평판형스럽지 않은 평판형"입니다.
모든 소리는 매우 플랫하게 퍼져 있습니다. 어떤 소리도 특별히 강조되어 있지 않고 모든 영역이 전부 평탄하게 퍼져 다른 소리를 잡아먹지 않습니다.
다만, 저음역이 굉장히 빠져 있습니다. 존재하지만, 굉장히 존재감을 죽여놓아 일부 곡에서는 깊은 극저음까지 들어가지 않는 경우엔 타격감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저음이 빠져 있습니다.
이런 저음은 점점 극저음역으로 갈수록 올라가 극저음역이 상대적으로 부스팅된 느낌인데, 극저음역이 확실히 구분되는 DnB를 들으면 킥의 저음이 어느정도 낮아져 부담스럽지 않지만 극저음역에서는 그대로 깊게 울려내어 저음의 존재를 알립니다. 오히려 이런 방법으로 듣는 것이 일렉트로니카를 들을 때 오히려 고고하게 묵직하게 울려주는 극저음역대 덕에 새로운 타격감을 즐기는 느낌입니다.
중-고음역대는 매우 플랫합니다. 정말 플랫하고 투명합니다. 그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면이 굉장히 같은 수준으로 울려주어 모든 소리가 같은 정도로 강조되고 오히려 가끔 구분에 착각을 겪을 정도로 플랫합니다. 해상력 또한 준수해 노바와는 또 다르게 하나의 음으로 조화롭게 뭉쳐주지 않고 늘어놓는듯한 느낌입니다.
평판형의 약점이라고 지적되던 초고음의 과하게 찌르는듯한 왜곡된 소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초고음역대는 적당히 해상도를 확보하면서, 오히려 잘 눌러놓아 부담 없이 초고음역대의 해상도를 즐기면서 밑바탕되는 중-고음역대와 함께 곁들일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초고음역대의 찌르는 음을 죽이고 저음역대를 어느정도 빼어 낸 소리에서는 노바와 비슷하거나 다른 평판형들을 꺾을만한 공간감은 없습니다. 스튜디오 앨범이나 일렉트로니카에서는 음 분리도는 좋지만, 조금 좁은 공간에서 서로 조금씩 나누는 느낌이 듭니다. 모든 음이 존재하지만 넓은 스테이지에서 감싸는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음의 디케이 자체도 빠릅니다. 소리가 나오자마자 딱 정확하게 전달하고 사라집니다. 이 또한 평판형의 특징입니다. 이런 장점은 잘 살려놓았다고 느껴졌습니다.
전체적인 총평은, 단짠단짠한 루트형 이어폰입니다. V자형이나 W자형이라고 하기엔 조금 모자라고, 루트(제곱근) 형태와 비슷한 사운드를 냅니다. 평판형 하면 생각하는 찌르는 음, 빠른 디케이와 괜찮은 해상력, 넓은 스테이징, 묵직한 저음이라는 클리셰와 전부 거꾸로 가면서 일부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빠른 디케이와 묵직한 극저음을 가져가면서도 일부 부분을 제한 느낌입니다.
보통 요즘엔 락을 들어서 락으로 테스트할땐, 굉장히 저음이 부족하고 중고음역이 플랫하여 굉장히 밋밋하고, 먹먹하지만 디테일만 좋은 느낌이였습니다.
일렉트로니카, 특히 덥스텝이나 드럼 앤 베이스같이 극저음이 생명이 되는 장르를 들으면 그 가치가 살아납니다. 제곱근형 단짠 튜닝이 극저음이 빠르게 치고 빠지며 드럼롤 파트를 맡고, 리드신스와 이펙트, 샘플링이 머무는 공간은 플랫하면서도 서로를 잡아먹지 않고 요소가 각각 느껴지는, 장르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단짠 이어폰입니다.
아래는 제가 테스트할때 사용한 트랙입니다.
감사합니다.
뒤에 아리스가 귀여워서 이어폰이 안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