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스탁)리스 -> 선조들에게서 배우는 모딩

할로윈 Trick or Treat 하러 가야하기 때문에 (초콜릿 걷어오는 날) 짧게 남깁니다.

어제 들인 아주리스는 말아먹은 저역 덕분에 중역, 고역이 흐려져서 이게 맞는 건가 싶어서 뜯어 보았습니다.

하이파이 회사 아니랄까봐 드라이버 유닛을 기판의 스프링 +/- 접점에 올려둘때에 하우징에 닫는 부분이 구멍 두개 + 넓게 닫는 면 하나로 삼발이 형식에 허용 공차도 생각한 모양입니다.  하우징은 의외로 넓고 삼각뿔은 고역의 분산(?)에 일조하겠지만 고역이 쏘는게 문제가 아니라 (트위터 잘 만드는게 하이파이 탑 스피커 회사들이 잘하는 것인데, 고역은 부드럽게 잘 말아놓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역의 양감이 있는 편이고 전체적으로 섞인 소리라 정돈된 소리가 나면 좀 더 좋지 않을까 느껴졌습니다.

드라이버 자체는 정말 좋은 느낌이라, 반품을 할까 하다가 그냥 눈 딱감고 개조를 좀 해볼까 싶었습니다.  

어쿠스틱 부분에 손대기 전에 저역을 좀 줄여보면 나을까 싶어 모델링을 하기위해, 단자, 케이블, 드라이버의 LCR 등등을 주파수마다 재보고 대충 시뮬레이션을 돌려봅니다.

케이블의 인덕턴스는 대충 400nH, 캐패시턴스는 256pF, 드라이버는 합산 23옴 정도에 3.5-4도 틀어져 있어서 하우징안에 들어갈만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보려 했으나, 200uF 캐패시터는 좀 크기가 커서 포기했습니다. 칩사이즈 정도였으면 가능했을지도요... 

중간의 저 검은 플라스틱 캡 부분은 작은 구멍의 메쉬필터로 챔버를 이루고 있는데, 이곳이 나름의 헤드폰 튜닝에서 서스테인 효과를 내지 않을까 예상이 듭니다. (Faudio나 심갓의 챔버 디자인 그런것과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요) 

밀폐형이기도 하니, 선조의 지침대로 (라뗴는 말이야) 유리 섬유를 넣어볼까? 싶어서 찾아봤는데 유리 섬유는 없고 근처의 달러샵에서 화장솜용 Cotton ball을 2불어치 사왔습니다.

처음에 한 모딩은 전체적으로 덮어서 (다 흡음해 버릴테다) 드라이버 유닛을 울렸을 때의 저역 반응과 고역의 밸런스나 들어보자 싶어서 이렇게 들어보았고. (DF 틸트를 역으로 건다) 고역이 강한 밸런스에 서스테인도 확 줄고 생 드라이버 같은 반응이, 고역이 좀 쏠랑 말랑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흡음재를 얇게도 넣어보고 두껍게도 해보고 두세번 열고 닫고해서 대충 이런식으로 중간의 챔버는 살려두고, 바깥쪽은 흡음과 하우징의 용량을 늘려주는 식으로 (진짜로 늘어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쿠스틱 시뮬 돌려주실분?) 초간단 모딩을 해 보았습니다. (검지 손가락 마디 * 4.5개 정도의 용량)

소리는 뭐 혼란함, 저역의 양 둘 다 줄고 테일도 깔끔해져서 무난히 이큐 없이 듣기 좋게 (저는 하만 타겟에서 저역을 좀 낮추고 120Hz 정도는 살짝 든 것을 좋아합니다, DCA 튜닝), 선물하기 좋을만하게 밸런스 잡혔습니다. 역시 선조들의 지혜란... 드디어 이제 어깨는 둠칫, 발은 까딱이 가능해집니다. (EDM 들을 때 반응이 살짝 느린것은 아마도 먹는 전력 + 하우징 대비 드라이버 사이즈가 작아, 어쩔 수 없는 것 같지만 타이트 합니다.) 아마 나중에 양쪽 유닛의 밸런스 정확히 잡을때 안쪽 윗부분의 큰 코튼 볼은 반으로 줄여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인이 마이너스의 손이다 (아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기기를 건드리면 부숴진다) 그런분은 빼고, 시도해 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흡음재의 종류와 양은 알아서 판단하시길... 오늘의 측정치는 뭐 시간도 없고 엄습니다 ㅎㅎ 주말엔 초콜릿 까먹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