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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소니 시그니처 시리즈 수석 엔지니어 코지 나게노 인터뷰

영디비 영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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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_DSC0340.jpg
2016년 소니는 시그니처 시리즈로 헤드폰 MDR-Z1R과 워크맨 NW-WM1Z, 헤드폰 앰프 TA-ZH1ES를 출시하였고, 2년 후 워크맨과 헤드폰 앰프를 합친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DMP-Z1과 IER-Z1R을 출시합니다. 한국 런칭에 맞춰 소니의 살아있는 전설인 코지 나게노 수석 엔지니어가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코지 나게노는 1980년 소니에 입사한 후 지금까지 헤드폰 설계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헤드폰 및 모든 오디오 기기 개발 담당 엔지니어 및 리더들과 미팅을 통해 제품 개발에 대한 서포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입사할 당시 헤드폰과 오디오의 시대가 막 열렸고,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변하고, 다양한 CD, MD, MP3 및 HRA가 나오는 과정까지 거쳐왔습니다. 코지 나게노에게 새로운 시그니처 시리즈에 대해 직접 들어봤습니다.

 


02 DMP-Z1.jpg
 
 2016년 시그니처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DAP+앰프+헤드폰이 천만 원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젠 진짜 천만원에 육박하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DMP-Z1 기획 의도가 궁금합니다. 
 

NW-WM1Z 워크맨이 출시된 후 고임피던스 헤드폰을 듣기에 출력이 조금 부족한데, 고 임피던스 헤드폰도 잘 울려주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고객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시장의 니즈는 크진 않았지만, DMP 엔지니어가 고출력 앰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출력 DMP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론 소니에서 개발을 진행하도록 승인해준 것이 놀랍습니다. 
 

영업적으로 볼 때, 회사 내부적으로도 팔릴 것인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시그니처 출시 후 좋은 소리를 원하는 고객도 많아졌고, 엔지니어도 도전하고 싶다고 어필하여 회사에서 승인해줬습니다.

 
 
DMP-Z1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개발했습니까? 
 

일단 고출력을 실현하고 싶었고, 배터리로 구동하는 시스템이 포인트입니다. AC 교류 전원을 사용하면 높은 출력을 만들기 좋지만, 교류 전원 노이즈를 억제하기 힘들다. 그래서 노이즈가 없는 DC 전원을 사용하는 배터리로 고출력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03 DMP-Z1_CircuitBoardinChassis_bottom-Large.jpg
DMP-Z1은 최근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앰프가 아닌 아날로그 앰프를 탑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WM1 시리즈에는 디지털 방식인 S-MASTER 앰프가 탑재되어 있는데, S-MASTER 앰프는 출력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고출력을 만들 수 있는 아날로그 앰프를 만들게 됐습니다.

 
 
개발에 몇 년 정도 걸렸으며, 전체 인력은 몇 명정도 투입되었나요? 
 

DMP-Z1 개발은 2016년 이후지만, 제품에 투입된 기술 개발은 훨씬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디지털 앰프인 S-MASTER를 사용하기도 했었고, 아날로그 앰프 개발도 했었고 다양한 조합을 통한 실험은 항상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기술이 동시에 개발되고 있을 때, 기술과 기술을 접목해서 새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2016년 시그니처 시리즈 출시 이후 고객의 목소리를 접해 최고의 DAC와 고출력 아날로그 앰프를 접목해 제품을 만든 것입니다. 
 


개발하면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회사 내부에서 워크맨이라고 부를지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결론은 워크맨이라고 부를 수 없었고, 모델명이 NW가 아닌 DMP가 되었습니다. (이 문제로 소니코리아도 담당자 결정에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ㅎㅎ) 
 


DMP-Z1의 편의 사양으로 블루투스 송수신이 가능한데, 개인적으로는 Wifi 수신을 넣어서 Wifi 스트리밍이 가능하도록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Wifi는 다음 제품에 탑재하실 생각인가요?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DMP 엔지니어에게 전달하겠습니다. (플랜 얘기는 거의 안 하는 소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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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시그니처 시리즈 출시 당시 이어폰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당시에 IER-Z1R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개발 중이었습니다. XBA-Z5 모델 아십니까? 하이브리드 제품인 XBA-Z5 출시 이후에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4~5년 전부터 시작했습니다. 2016년에는 완성이 되지 않아 출시 발표가 미뤄졌습니다.

 
 
슈퍼 트위터가 BA 드라이버가 아닌 다이나믹 드라이버로 채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BA 드라이버와 다이나믹 드라이버 모두 100kHz 재생에 도전했었습니다.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100kHz 재생에 먼저 성공했습니다. 

 
 06 Z1R 다이나믹.jpg


IER-Z1R에 탑재한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5mm입니다. 만약 30kHz의 소리를 재생한다면, 30kHz 주파수 파장은 10mm입니다. 30kHz의 소리를 재생했을 때, 드라이버 왼쪽에서 난 소리는 위상이 +로 전달이 되고, 드라이버 오른쪽에서 나는 소리는 위상이 +로 나지만, 전달되는 과정에서 위상이 -로 바뀌어 서로 간섭 현상으로 소리가 없어집니다. 이번 시스템은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노즐 방향에 수직으로 세워집니다. 그래서 초고주파의 손실 없이 재생할 수 있습니다. 이 사이즈보다 커지게 되면 각 끝단의 소리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어 손실이 발생하고, 이 사이즈보다 작으면 출력이 작아지므로 5mm가 적당합니다.

 07 Z1R BA.jpg
Ba 드라이버의 경우 진동판의 면적과 홀의 위치가 다릅니다. 양쪽 끝에서 +위상이 나오더라도 한쪽은 홀에서 -위상으로 바뀌기 때문에, 초고주파에서 간섭으로 재생이 어려워집니다.  
 


두 개의 다이나믹 드라이버와 한 개의 BA 드라이버를 탑재한 이유는? 
 

이 제품의 기반이 되는 것이 XBA-Z5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입니다. 다이나믹의 장점이 소리의 따뜻한 저음의 파워가 장점이고, BA 드라이버는 중역부터 고역까지 해상도 높은 소리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합침으로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것이 이 시스템의 장점입니다.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고해상도를 생각했을 때 우퍼와 트위터를 개선했고, 슈퍼 트위터를 개발 적용함으로써 더욱더 좋은 음질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마츠오상과 인터뷰 이후, 개인적으로 이형 장인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2대 이형 장인이신데, 어떻게 선발되었나요? 당시 경쟁자는 몇 분 정도? 
 

1대인 와타나베가 추천하여 2대가 되었습니다. 당시 이형 장인이라는 말이 없었고, 헤드폰 엔지니어에게 귓본을 뜨는 작업을 하게 한 것입니다. 1979년에 처음 와타나베가 귓본을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 6대로 40년 정도 이어져내려 오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나게노씨가 생각하는 원음은 무엇이고, 사운드 테스트할 때 어떤 음악을 사용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클래식 음악을 가장 좋아합니다. 하지만 상품을 개발할 때는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편입니다. 음질은 매우 주관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고, 듣는 사람이 이 음악을 듣고 즐거울까를 생각하고 객관화해서 개발해야 합니다. 
상품 기획에 따라 고객이 듣는 음악이 다르므로 장르에 맞는 음악을 듣습니다. XB 시리즈 같은 제품은 클럽 음악을 많이 듣고, 모니터링 제품은 도전적인 시도가 많이 들어간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듣습니다. 그리고 어떤 제품이든지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간 보컬 음악은 반드시 들어봅니다. TV도 색 조정할 때 사람 피부색에 맞춰 조정하듯이, 사운드도 기본은 사람의 목소리를 가장 기본으로 맞춰 튜닝합니다. 강아지 두 마리가 울어도 사람은 구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 목소리는 모두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는 음색에 따른 차이를 확실히 구별할 수 있으므로, 항상 보컬 음악은 기본적으로 들어봅니다.

 
 
“최종 목표는 없습니다. 시대의 발전에 맞추어 지속적인 개발만 있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하며, 앞으로 후배들을 열심히 도와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코지 나게노와 인터뷰를 통해 DMP-Z1과 IER-Z1R의 개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처음 시그니처 제품을 봤을 때,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소니의 엔지니어는 항상 최고를 추구하며,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엔지니어가 있기에 소니도 믿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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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북이 꼬북이님 포함 13명이 추천

댓글 19

댓글 쓰기

 ier-z1r... 커스텀보다 더 비싼가격 너무 한거 아닌가요 ㅎㅎㅎ 
 뭐 둘다 살 재력은 안되지만 ㄷㄷㄷ

09:04
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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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kalstein
가치는 충분합니다. ㅎㅎㅎㅎ
12:08
18.12.19.

“최종 목표는 없습니다. 시대의 발전에 맞추어 지속적인 개발만 있을 뿐입니다.”라..  정말 소니를 잘 나타내주는 한마디네요. 잘 읽었습니다.

10:41
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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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전자음
멋진 멘트였습니다. ㅎㅎㅎ
06:42
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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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니귀에BA
고맙습니다! ㅎㅎㅎ
06:42
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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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벤치프레스좋아함
이런걸로 포터블해야 덕질 좀 한다~~ 하는거죠 ㅋㅋㅋㅋㅋㅋ
06:43
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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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서버관리팀
이분 대단하신 분이에요~ ㅎㅎㅎ
06:43
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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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미믹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06:43
18.12.21.

음향제품 메이커중 제일 믿고가는 메이커... 너무 대중적이지 않나 생각은 하지만 소니 제품을 사서 후회한적은 없는것 같습니다. 카세트 워크맨부터 HD VCR, 수많은 이헤폰까지 30년을 써오고 있지만, 처음 써본 워크맨이 아직도 잘 작동하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작품도 너무 비싸 써보기는 힘들듯 하지만... ^^ 어디 로또를 맞추러 가볼까나...

01:06
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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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예림이아빠
흑 제 워크맨은... ㅠㅠㅠ
06:44
18.12.21.

아무래도 가격이 가격이다 보니  막귀코스프레가 아닌 저같이 번들이어폰,게이밍헤드셋도 좋아하는 진짜 일반막귀 분를 타겟으로한 시장은 절대~ 아닐거라 생각하네요. ㅎㅎ;;

01:19
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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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나만의하쿠
그렇겠죠? ㅎㅎㅎ 그래도 판매는 잘 되나봅니다.
06:45
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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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노력과 발전을 응원합니다! 
근데 그거와는 별개로 가격은 너무 눈물나는데요 ㅠㅠ

03:24
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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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디비 작성자
겜메
가격은.. ㅎㄷㄷㄷㄷ
06:45
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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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역은 무빙코일, 고음역은 BA로 소리를 내게 한 멀티웨이 구성의 이어폰이 이제는 중저가에서마저 초강세를 보이고 있죠
그런 컨셉의 이어폰 중에 실제로 사서 오래오래 써본게 사실 피듀 a73뿐이긴 한데, 소리가 소리같이는 나니까 들어준다는 기분일 뿐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비슷한거 몇가지 청음을 해보니 다들 하는 짓이 비슷하더라구요
저음은 탁하고 느리잇합니다
고음은 흐리고 칼칼한데 둔하기까지 합니다
덕분에 듣는 재미는 있는데 이게 음악을 잘 살려주고 소리가 생생해서 느끼는 재미가 아니라 개그맨이 어이없는 행동 하는거 보다가 웃길 때의 재미.......
그러다 생각한게, 저음을 BA드라이버한테 시키고 고음을 무빙코일로 내도록 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왜들 안 하지? 였습니다
너무 이상했습니다
이런 엉터리같은 조합 말고 쇠망치같은 535의 베이스에 k319의 청순섹시함을 매칭하면 더 좋아지는거 아냐? 싶더라구요
영디비 정모에서 겟했던 원모어 쿼드에서는 a73의 허접함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서 이제 뭐 됐지 싶습니다만, 아직도 왜들 안 하는지 궁금합니다

13:49
1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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