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스피커 출력이 크면 소리가 좋다? 네이버 프렌즈 VS 카카오미니

최근 카카오미니의 스피커 성능 측정을 마치고, 인터넷 검색을 해봤습니다. 대부분 기사의 내용이 프렌즈가 10W이고, 카카오미니가 7W이므로 소리가 크다 혹은 좋은 성능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기사의 제목은 카카오미니 최대 단점은 ‘음질’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네요.

물론 오디오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시거나, 매니아이신 분은 이게 헛소리라는 걸 아실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디오 관련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출력이 높은 제품이 소리도 크고 좋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기자도 이런 표현을 사용하니깐요.

하지만, 스피커 스펙의 출력과 소리의 크기, 음색, 음질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알려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마침 카카오미니의 스피커 성능 측정을 마쳤고, 전에 측정한 프렌즈도 데이터가 있으니 한번 데이터 비교를 통해 출력과 스피커 성능의 상관관계를 확실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프렌즈 vs 카카오 미니 SPEC 살펴보기

Naver Friends SPEC (이미지 출처 = 네이버)

규격상 스피커는 소리의 크기를 알 수 있는 감도(Sensitivity)를 표기하는데, 감도는 스피커에 1W를 입력하고 1m 거리에서 1kHz 주파수 특성값을 말합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는 앰프와 함께 붙어있어서인지 감도 특성을 표기하지는 않고, 스피커에 10W라고 표기해놨습니다.

프렌즈에 사용된 드라이버는 45mm 풀레인지 드라이버와 60x45mm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탑재되었습니다.

Kakaomini SPEC (이미지 출처 = 카카오)

카카오미니도 감도는 표기되지 않았습니다. 출력은 정격 7W라고 스피커와 따로 표기되어 있고, 스피커는 2인치 풀레인지 드라이버가 사용되었습니다. 2인치면 50mm 드라이버라고 보시면 됩니다. 프렌즈보다 약 5mm 더 큰 드라이버입니다.

이미지 출처 = 카카오 브런치

카카오미니는 스펙상 패시브 라디에이터는 표기돼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에서 홍보 중인 이미지를 찾아보니,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미니는 360도 무지향성 스피커로 설계했습니다. 드라이버를 하단 방향으로 향하게 하고, 하단에는 소리의 방향을 변경시켜줄 반사면을 부착하여 소리가 360도 전 방향으로 방사되도록 설계했습니다. 프렌즈도 내부 분해 자료를 찾지 못했지만 비슷한 구조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일단, 드라이버의 크기가 프렌즈는 45mm이고, 카카오미니는 50mm입니다.

앰프 출력이 크면 소리가 클까?

일단은… 여러분이 어려워하실 수도 있지만, 이론적으로 설명해 드릴게요.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 혹은 인공지능 스피커의 구조입니다. 신호를 블루투스 혹은 와이파이로 받고, DAC에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꿉니다. 아날로그 신호는 D클래스 앰프에서 증폭되어 스피커로 전달합니다. DAC와 앰프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니니 계속해서 설명하겠습니다.

D클래스 앰프의 출력 성능은 와트(W)로 표기합니다. 앰프에서 1W의 신호가 스피커로 전달이 됐을 때, 소리의 크기가 모두 같을까요? 왜 스피커는 무시하죠? ㅎㅎ

위에서 스피커의 감도(Sensitivity)를 언급했는데, 스피커에는 감도로 스피커가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게요.

1번 10W 출력을 가진 앰프와 80dB 감도를 가진 스피커를 연결했을 때

2번 5W  출력을 가진 앰프와 90dB 감도를 가진 스피커를 연결했을 때

두 경우 모두 앰프 출력은 최대라고 하고, 어떤 경우 소리가 더 클까요?

예상하시겠지만 답은 2번입니다.

스피커 감도 80dB은 1m, 1W일 때 기준입니다. 1W의 두 배는 2W, 2W의 두 배는 4W, 4W의 두 배는 8W입니다. 파워가 두 배가 될 때, 소리는 3dB이 증가합니다. 10W는 파워가 1W의 10배로 10dB이 증가합니다. 이는 상용로그 계산으로 하면 됩니다. 아무튼, 10W는 파워가 10배로 10dB이 증가하기 때문에 90dB의 소리가 나오고, 5W 출력은 6.9dB이 증가하기 때문에 96.9dB의 소리가 나옵니다.

앰프 출력은 낮지만, 결과적으로 소리는 더 큽니다.

프렌즈의 10W와 카카오미니의 7W에 똑같이 80dB 감도를 가진 스피커를 연결했을 때, 프렌즈는 90dB의 소리가 나오고, 카카오미니는 88.5dB의 소리가 나옵니다. 둘의 차이는 1.5dB 차이가 나고, 이 차이는 사람이 귀로 들었을 때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보통 사람은 6dB이 증가할 때, 소리 크기가 두 배 증가한 것으로 인식합니다.

프렌즈와 카카오미니 모두 스피커 감도는 표시하고 있지 않죠?

카카오미니와 프렌즈는 외관 크기가 많이 차이 나지 않습니다. 카카오미니는 직육면체이고, 프렌즈는 원통형입니다. 부피도 크게 차이나 보이진 않습니다.

스펙에서 확인한 다른 점으로 카카오미니는 50mm 스피커 드라이버를 탑재했고, 프렌즈는 45mm 스피커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5mm 차이지만 스피커 크기가 크면 소리를 크게 만들기도 저음을 잘 내기도 쉽습니다. 스피커가 같은 크기라면 인클로저 설계를 잘하면 저음이 잘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프렌즈와 카카오미니는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 측정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프렌즈 VS 카카오미니 데이터 비교

네이버 프렌즈와 카카오미니를 측정한 데이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측정 개요

두 스피커의 측정은 오픈 루프 방법으로 핸드폰에 테스트 음원을 넣고 재생하여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방법으로는 주파수 특성과 THD밖에 보지 못합니다.

프렌즈 측정 모습

카카오미니 측정 모습

카카오미니는 블루투스 연결하려면, 와이파이에 연결해야 합니다. 와이파이에 연결된 상태에서 음성 명령으로 블루투스 페어링을 해달라고 한 다음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야 블루투스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향실 내는 와이파이도 차단되기 때문에 무향실 입구에 전원을 넣은 카카오미니를 놓고 와이파이를 연결한 다음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를 페어링을 진행했습니다. 측정을 위해 한참 쪼그려 앉아 있었어요. 아 힘들다~

1. Frequency Response

프렌즈와 카카오미니의 주파수 특성 비교 데이터입니다. 파란색 그래프가 프렌즈이고, 빨간색 그래프가 카카오미니입니다. 10W급 앰프를 가진 프렌즈의 레벨이 7W급 앰프를 가진 카카오미니보다 1kHz에서 3dB 정도 낮습니다. 즉, 카카오미니에 사용된 스피커가 프렌즈에 사용된 스피커보다 감도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도 프렌즈보다 카카오미니의 소리 크기가 큽니다. 특히 100~200Hz의 레벨은 5dB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 100~200Hz 대역은 저음 대역이며 베이스 소리를 내주는 구간으로 스피커의 크기와 설계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스피커가 작으면 저음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설계 능력이 좋아야 같은 사이즈에서 저음을 크게,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카카오미니가 50mm 드라이버 탑재로 45mm 드라이버를 탑재한 프렌즈보다 저음이 더 풍부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 저음으로 인해 전체적인 소리 레벨도 카카오미니가 더 크게 들리고, 풍부하게 들립니다.

카카오미니가 고음 대역도 더 좋게 측정됐지만, 전체가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3.3kHz와 몇 고음 대역에서 깊은 딥이 있습니다. 사람의 귀는 둔해서 이런 딥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지만, 소리가 거칠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음이 더 풍부하고 고음까지 잘 나오는 카카오미니가 프렌즈보다 소리가 좋으며 약간 더 큰 소리를 내줍니다. 다시 말해 앰프 출력만 보고 소리가 더 크다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2. THD

Total Harmonic Distortion의 약자인 THD는 스피커의 정확한 재생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로, 낮은 수록 좋은 성능입니다. 파란색이 프렌즈의 데이터 빨간색이 카카오미니의 데이터입니다. THD는 프렌즈가 낮은 수치로 측정되었으며, THD가 낮도록 좋은 설계를 했다고 판단합니다. 카카오미니가 최고 볼륨에서 높습니다만, 볼륨을 1~2칸 낮추면 THD도 많이 낮아집니다. 풀 볼륨이 아닌 7~80% 볼륨으로 듣는다면 큰 문제가 아닙니다.

주파수 특성 데이터와 THD특성 데이터를 종합해서 제가 내린 결론은 프렌즈 보다는 카카오미니가 소리의 밸런스도 좋고, 소리도 더 크다는 사실입니다. 앰프 출력(W)이 높다고 소리 크기도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추측입니다.

마무리

앰프 출력이 높다고 해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크진 않습니다. 스피커의 감도와 함께 봐야 합니다. 또한, 앰프의 출력과 스피커의 감도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소리 크기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1kHz 포인트에서 소리 크기를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스피커나 블루투스 스피커의 스피커 성능을 알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디비에서 측정 데이터를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