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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디지털필터에 관해서 2

정우철 정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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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간 조금 더 찾아보고 조금 더 궁리하고 조금 더 들어보고 약간 심적으로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아직 충분히 잘 모르는 분들과 귀찮고 바쁜 분들을 위하여 엊그제 썼던 내용의 반복 겸 보강으로 시작합니다 

사람 귀기관으로는 최대 20000Hz정도 이상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하지요?
어릴수록 더 높은 주파수까지 감지할 수 있고, 자연스러운 노화와 건강악화, 청신경의 혹사등에 의해 나이들면서 점점 귀기관의 감지능력은 더욱 저하됩니다
다른 상황이 같다면 남자보다 여자의 귀가 성능이 좀 더 낫다고도 하는군요
그리고 디지털오디오를 통해 그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두배인 40000Hz(1/40000초)보다 빠른 빈도로 순간순간마다의 압력을 저장(샘플링)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그 원리를 최초로 규명해낸 분이 해리 나이퀴스트라는 공학자이고, 그가 정리한 것을 나이퀴스트 이론, 그리고 그것에 의하여, 샘플링한 빈도의 절반만큼의 주파수를 나이퀴스트레이트, 샘플링의 빈도를 샘플링레이트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한참 나중에 오디오cd 샘플링레이트의 표준규격이40000보다는 큰 44100Hz로 정해졌지요
44100이 NTSC와 PAL이라는 두가지의 비디오 규격의 프레임의 공배수라서 어느 쪽이라도 클럭 맞추기 편하라고 그렇게 된거라는 말도 있고, 밑에 얘기할 로패스필터의 완만한 기울기까지 감안해서 40000에서 어느정도 여유를 더 두려고 거기에다 기준을 잡았다고도 하네요
하여간 44100Hz의 와꾸를 통해 22050Hz까지 완전하게 되살려낼 수 있으니 20000Hz이상이라는 목표는 달성되었지요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이제 다른 문제가 나타납니다
22051Hz보다 높은 영역의 주파수의 소리가 우리가 못 듣기는 하지만 분명히 있긴 있잖아요
녹음의 전 단계, 즉 현실공간에서 물리적인 음파로 있는 동안의 이 정도의 소리는 적어도 사람 귀 기관으로는 절대 감지가 안됩니다
그런데, 44100Hz마다 기록하는 메카니즘으로 22050Hz보다 주파수가 낮은 소리가 이론적으로 완전히 저장되고 완전히 재생되는거라면, 22051Hz보다 높은 소리의 저장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불완전하게 저장됩니다
aa.jpg

촘촘한 사인파가 원래의 신호, 밑에 화살표가 샘플링한 시점, 다시말해 샘플링레이트이고, 폭이 넓은 사인파가 그로부터 얻어낸 불완전한 신호입니다
만약에 화살표의 간격이 촘촘한 사인파가 위쪽 끝에 닿았을 때와 아랫쪽 끝에 닿았을 때의 간격과 적어도 같거나 심지어 더 촘촘하다면, 즉 샘플링레이트가 충분히 높아서 촘촘한 사인파의 한 사이클동안 두번 이상 샘플링을 성공한다면, 촘촘한 사인파의 정보는 빠짐없이 모두 추출될 수 있었을 것 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 한 결과로, 원래의 신호와는 무관하게, 단지 샘플링레이트의 절반보다는 낮을 뿐인 엉뚱한 주파수로 기록되고 말았습니다
원래보다 한참 낮은 주파수에 돌연 막 흩뿌려지게 된 것이지요
정확하게는, 주파수도메인 그래프에서 나이퀴스트레이트를 중심축으로 오른쪽(높은 주파수)에서부터 왼쪽(낮은 주파수)으로 데칼코마니를 찍어내듯 생성됩니다
Frequency-Domain-Aliasing.jpg

샘플링레이트 밑의 8을 44100Hz로, 나이퀴스트레이트 밑의 4는 22050Hz, 시그널 밑의 6은 한 30000Hz쯤? 그리고 맨 오른쪽 alias 밑의 2는 10000Hz정도로 바꿔서 읽으면 대애략 비슷할겁니다
이 알리아스라는게 바로 샘플링레이트와 나이퀴스트레이트의 가운데영역 주파수에 있다가 불완전하고 엉뚱하게 저장되는 바람에 나이퀴스트레이트의 아랫쪽 어디쯤으로 쳐박힌 노이즈의 이름입니다
그래픽카드, 3d게임, 데세랄 같은거 좋아하시고 특별히 공부도 많이 하시는 분한테는 익숙한 용어겠네요
게임쪽이면 깍두기, 사진쪽이면 모아레가 바로 비디오의 알리아스이고, 그놈들 뭉개고 흩어주는 처리의 명칭이 바로 anti aliasing filter입니다
오디오와 비디오의 알리아스가 우리가 인지하기로는 일견 상관이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기계의 신호처리 관점에서는 같은거라는군요
어디서 보니까 나이퀴스트레이트의 왼쪽에 있는게 오른쪽으로 반사되는 알리아스도 있고 샘플링레이트를 기준으로 데칼코마니되는 알리아스도 있다 하는데 음악 제대로 듣기 바쁜 우리한텐 엥 tmi..일 듯 하니 더 공부하지 말고 넘어가도록 합니다

가청 주파수보다 높은 곳에서부터 나이퀴스트레이트를 넘어 가청주파수 영역으로 잡소리가 들어왔습니다
이제 사람 귀에 들립니다
듣기 싫습니다
그걸 차단하기 위해서 20000Hz정도를 기준으로 하는 로패스필터로 소리를 걸러주기로 합니다
즉, 로패스필터가 바로 안티 알리아싱 필터입니다!
그리고 팔아먹는 분들이 그냥 필터라고 부르면 뭐하니까 브로셔에 디지털필터라 써놓고 이 글의 제목도 디지털필터라고 해놨지만, 이놈이 디지털인지 아날로그인지가 중요한게 아니거든요
로패스필터라고 의식적으로 계속 생각하고 불러주는게 뭐가됐든 만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또 우리를 현혹하고 멍청하게 만드는 것들을 물리치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군요
일단 제가 들을 수 있는소리가 아주 정확히 20000Hz까지라고 칩니다
필터의 구분이 주파수 그래프에다 그렸을 때 20000Hz에 수직선처럼 딱 서있다면 20000Hz보다 주파수가 낮은 소리는 온전히 살아있고 그보다 높은 소리는 다 날라갔겠지요?
반면에 필터의 기울기가 완마안하면, 20000Hz보다 꽤 높은 주파수까지 가서야 바닥에 닿을 것이고, 20000Hz보다 높은 영역은 소리가 나오건 말건 일단 못 듣지만, 한편 거기서부터 알리아스가 발생한 결과, 제가 들을 수 있는 소리중에 불순물이 껴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완만한 필터를 감쇄가 20000Hz보다 꽤 낮은 주파수에서 시작되도록 만들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딱 떨어지는 필터나 완만하지만 20000Hz에서부터 감쇄되는 필터의 소리에 비해서 고음 맨 끝이 조금 약하게 들리게 될겁니다
어쨌든 세 경우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첫번째가 가장 적절하겠지요
그런데, 산 넘어 산이라고, 알리아스를 해결하고 나니까 임펄스의 앞뒤에서 요동치는 링잉이.....
filters1.jpg

이게 들린다 안 들린다 유용하다 불쒯이다에 등에 관해서, 작년제작년 정도까지 해외에서는 상당히 치열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 시점에 와서는 뻘짓이다, 니 귀에 똑같게 들리면 차라리 잘된거다, 결국 고퀄의 리니어필터가 갑이더라 정도로 얘기가 모인 다음에 다른 떡밥으로 전원이 환승한 듯
음감관련 한국어 커뮤니티에서는.......키배가 터지려면 적어도 말이 통하는 두명이 같은 커뮤니티에서 만나야 하는데 그런 우연적인 사건이 발생할 수 없을 정도로 아는 사람이 엄청 드물어서 불이 안 붙음ㅜㅜ
저도 물론 몇일 전까지 관심이 없어서 하나도 몰랐지요

다시 본론으로
이곳에서 글과 그림으로써 그런대로 알아보고 함께 뇌내시뮬이라도 해볼 수 있는건, 다르게 들린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어떤 경향일지, 저기 저 리플이 없어야 되는 것 같은데 왜 생기는건지, 저게 저러는게 혹시 비정상인건 아닌지, 리니어랑 미니멈 두가지의 패턴이 어떤 이유로 저처럼 다르게 보이는 것인지. 정도입니다
그 전에 우선, 임펄스 그래프가 보여주는걸 약간 다르게 그리는 다른 그래프를 알아둬야겠네요
sq.PNG

사각파입니다
저 위에 임펄스그래프는 리니어가 빨강이고 미니멈이 파란색인데, 이 사각파 그래프에서는 리니어가 검은색이고 미니멈이 빨간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스크롤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보다보면 감이 올 거에요
아랫쪽으로 내려간 사각파만 보면 쉽습니다
아랫쪽 사각파의 엉덩이쪽이 임펄스의 앞부분에 해당하고, 반대로 아랫쪽 사각파의 머리가 임펄스의 뒷부분과 같습니다
오려서 뒤집고 같다 붙이면 그냥 똑같은거에요
얼마 전에 영디비에 올라온 p2 측정리뷰를 보신 분은 기억이 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하나 보면 다른걸로 상상으로 자동변환 할 수 있죠?
일단 앞으로 임펄스 대신 사각파를 보면서 얘기하겠습니다
저는 이거 찾아보면서 맨 처음 생각난게 이너피델리티였거든요
거기는 헤드폰으로 사각파도 측정하잖아요
저음이 부실한 헤드폰은 사각파의 엉덩이가 슬그머니 내려가있고, 고음역이 창창하게 잘 나오는 헤드폰은 사각파의 대가리가 네모반듯하게 서있다 못 해서 번쩍 치켜올라가있죠
그리고 응답그래프가 울퉁불퉁 불안정하게 나오는 헤드폰은 사각파의 등성이도 마찬가지로 울퉁불퉁하구요
즉, 미니멈페이즈필터 임펄스그래프의 포스트링은 사각파 머리의 울퉁불퉁한 리플과 같은 것인데, 임펄스그래프에서는 뒤에 달려있으니 들리는 소리도 뒤따라오는 뭐 그런거겠지..하는 우리의 아주 처음의 짐작, 그리고 미니멈페이즈를 제품에 적용한 제조사의 진단과 반대로, 더 높은 주파수의 (만약 선후를 분간할 수 있다면)더 먼저 나타나는 소리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리니어필터와 미니멈필터를 바꿔가며 들을 때 소리의 어떤 차이를 만약 들을 수 있다면, 미니멈필터쪽의 음색은, 필시 고음의 양이 많으며 고역쪽의 응답그래프가 삐죽거리는 어떤 헤드폰hd800으로 들을 때의 음색과 상대적으로 유사할 것입니다
반대로 리니어필터의 음색은, 고음의 양은 충분한 수준에 그치고, 그래프 고역부분이 그다지 울퉁불퉁하지 않는 다른 헤드폰hd600의 소리에 가까운 편일 것이구요
그 정도가 훠얼씬 덜 하지만 실제로 그랬습니다(...)
제 청취소감의 디테일은 계속 읽다보면, 나중에 나올겁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리플이 왜 생기는지에 관해서도, 지금까지 해온대로 대강후딱 해보죠
찾아본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사각파는 여러 사인파의 합성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1000Hz의 사각파라면, 홀수배로만 쌓아서 3000Hz, 5000Hz, 7000Hz, 9000Hz, 11000Hz, 13000Hz, 15000Hz, 17000Hz, 19000Hz, 21000Hz.....의 재료가 더 있어야 되는건데 쌓다보니까 가청주파수가 끝났네요
여기서 1000Hz를 기음이라고 부르고, 위에 9개 또는 10개의 배음이 올라갔지요
고작 그만큼 갖고는 네모 직선의 레알 사각파가 안됩니다
사각파.gif

최초에 흥미를 갖고서 고민을 시작했을 때에는 좀 당황스러웠는데, 딴거 하다가 번뜩 떠올리고 보니까 별게 아니더라구요
눈치채고 나서야 gibbs phenomenon이라는걸 찾았는데, 굳이 찾아서 읽어보려 시도할 때에 깨달으시겠지만 그거 안 읽으셔도 됩니당ㅋ

그러면 이제 왜 리니어필터와 미니멈필터의 리플의 패턴이 다르게 나오는지도 짚어봐야겠네요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직관으로 때려박을 정도로 간단했는데 이번에 나올건 조금 애매하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위상지연.PNG

사각파에서 다시 임펄스로 넘어옵니다
왼쪽 제로페이즈는 리니어페이즈죠
전체 주파수에 걸쳐서 위상이 딱 똑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인파의 꼭대기가 정렬이 돼있어요
모두 쌓여서 꼭대기는 계속 높아지구요
그리고 사인파라서 모양이 모두 대칭으로 똑같으니까 산의 앞과 뒤의 모양은 똑같을 수밖에 없고, 파장은 또 저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중첩과 상쇄가 계속 이루어지면서 꼭대기의 양 옆에는 잔물결이 형성되겠지요
맨 아래 합성된 파형, 임펄스 웨이블렛이 다소 단순화되긴 했는데 저게 저 위에 리니어페이즈 임펄스 그래프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옆에 미니멈페이즈는 꼭대기가 어긋나있죠
좀 자세히 보고 있어야 정확히 어떤건지를 알아볼 수 있을건데요 
아래에 있는 고주파가 지연된 모습입니다
저주파가 먼저 나오기 때문에 최종 합성된 임펄스의 앞부분은 상대적으로 요동이 적거나 완전히 평평하고, 고주파가 약간 늦게 따라나오기 때문에 임펄스의 나중부분에 짜잘짜잘한 잔물결이 더 많이 뭉쳐있는거에요
이쪽건 그림이 좀......다르니까 저 위에 상세하게 표시된 임펄스그래프랑 맞춰가면서 잘 상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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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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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시느라 수고하십니다. ㅎㅎㅎ  
 3탄이 있을 것 같은 느낌같은 느낌... ^^

10:23
18.02.11.
이런분들 덕분에 세상이 조금씩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낌없이 나눠주신 지식 정말 감사합니다.
01:00
19.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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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철 작성자
유피
열심히 하겠습니다 굽신굽신 ㄷㄷ
01:29
19.01.26.
정우철
아닙니다. 이렇게까지 깊이 파고들고 그 지식을 알려주는 분이 있어야 세상이 발전하죠 ^^ 작성해주신 시리즈들 다
보고나서야 이제 소스-인풋-프로세싱-아웃풋에 들어가는 각 기술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너무 잘 배워 감사댓글 달고싶었습니다.
(유일하게 제 머릿속에 잘 정리안되었던것이 44.1khz 와 그에 관련된 기술들이었거든요...)
03:44
19.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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