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하이져(SENNHEISER) HD598
오버이어타입 유선
다이나믹 드라이버 40mm, 오픈형

HD600보다 2%부족한 HD598?

젠하이져의 명기 HD600, 그리고 가성비 최강의 오픈형헤드폰으로 꼽히는 HD598

젠하이져의 레퍼런스 오픈형 헤드폰인 HD600은 2003년 출시한이래 현재까지도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명품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0년 10월, 젠하이져는 HD600에서 숫자 2(누군가 생각나는거 같은건 기분탓)만 빠진 HD598을 출시하게 됩니다. HD598은 전세대 모델인 HD595의 후속기기로 등장했는데요, 젠하이져 최초로 아이보리 컬러를 적용하며 사람들에게는 디자인으로 놀라움을 선사했던 제품입니다. 성능역시 발군이었습니다. 플랫하기로 유명한 HD600과 같이 HD598역시 플랫하고 밸런스좋은 사운드를 들려주면서 HD600보다 약간 모자란, 즉 이름처럼 2%모자란 좋은 제품이란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사실 HD600이 궁금했지만 좋은 기회를 통해 HD598을 얻게되서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최신 젠하이져와는 다른 스타일의 패키지

HD598의 패키지는 최근 출시되는 젠하이져의 스타일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과거 유행했던 내부에 제품이 그대로 비춰지는 방식이 적용되어 있으며 뒷면에 대부분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후에 출시된 HD598SE는 색상과 함께 패키지도 최신 스타일로 변경되었습니다만 일반 HD598은 여전하군요.

이렇게 활짝 펼쳐주시면 HD598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는 아이보리 컬러의 고급스런 HD598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좌측의 도어 내부에는 각국의 언어로 헤드폰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제것은 한국어가 빠져있네요.

구성품은 별거 없습니다. 헤드폰 본체와 무려 3m나되는 케이블, 그리고 3.5mm 변환잭이 끝입니다. HD598SE버젼에서는 1.2m짜리 케이블이 추가도 동봉되어 있습니다. 오픈형 헤드폰이 실내에서 감상하는걸 목적으로 하다보니 파우치가 생략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마존 기준 150달러선인 가격을 생각해보면 용서해줄 수 있습니다.

아이보리컬러의 고급스런 자태

저는 블랙색상인 SE버젼을 원하긴 했습니다만 실물을 확인해보니 아이보리컬러의 일반 HD598이 왠지 더 끌리더군요. 젠하이져의 HD5xx 라인업의 전형적인 디자인을 따르고있는데 그중 최초로 아이보리컬러가 적용되었으며 곳곳의 우드 포인트를 더해 고급스러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곡선의 맛이 살아있는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의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헤드밴드 부분은 가죽으로 처리되어있고 하우징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소재에 대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는데 전체적인 색상의 배합과 마감처리 덕분에 싸보이는 느낌이 없습니다. 우드 텍스쳐가 적용된 부품들덕에 오히려 고급스러워 보이죠. 오픈형 헤드폰답게 하우징이 뻥 뚫려있는데 HD600과 다르게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바로 비춰지지는 않습니다. 유닛 보호를 위한 철망 내부로 젠하이저로고가 그려져 있구요.

왼쪽 유닛에는 저렇게 크롬도금이 된 케이블 연결부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은 밑에서 다시 살펴보겠지만 돌려서 잠그는 방식이라 잘 빠지지 않게 되어있구요.

헤드폰의 뒷면에는 고딕 폰트로 L/R이 프린팅 되어있습니다. 위 사진처럼 헤드폰 유닛과 밴드가 연결되는데 다른 부분도 그렇지만 특히 헐겁기 때문에 처음에는 내구성이 걱정되긴 했습니다.

연결부를 자세히 확대한 모습인데 사실 왜 저런 구조를 취하고있는지 분해하지는 않았기에 이해는 잘 안되는 방식이긴 합니다. 일부러 힘을 줘서 한계까지 몰아쳐봤는데 다행히 잘 부러지지 않고 내구성은 괜찮은 것 같네요. 헐거운 덕분에 귀 모양에따라 잘 안착이 되는 편입니다.

헤드밴드에는 두툼한 쿠션이 있어 덕분에 정수리를 짓누르는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두께가 좀 있다보니 머리위로 붕 뜨기 때문에 요다현상과는 다른 멋없음이 존재합니다. 어차피 실내용이니 상관없긴하죠. 밴드를 감싼 가죽은 바느질이 들어가있는데 이부분 역시 고급스러움에 일조한다고 봅니다. 밴드 안쪽으로 제품명이 표시되어있으며 나사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부분 역시 좀 헐거운 느낌인데 마찬가지로 내구성은 좋다고들 하더군요. 다만 안쪽으로 조이는 장력이 좀 있는편이라 두상이 크신분들은 장시간 착용시 머리가 좀 아프실 수 있습니다(제가 그렇습니다...슬픈 대두).

밴드 위쪽으로는 젠하이져의 로고가 크게 각인되어 있는데 일반 프린팅방식으로 되어있는 HD558에 비해 눈에 덜띄면서도 고급스러운 처리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방식은 현재도 많은 헤드폰 제조사들이 쓰고있죠.

헤드밴드의 내구성은 젠하이져답게 아주 좋은것으로 보여지는데 위 사진처럼 늘이고 구기고 꼬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최대 길이로 늘여주고 저런식으로 꼬아놓아도 고정이 잘 되는점은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케이블인데 케이블은 일반 HD598을 사용하실 분들이라면 알리익스프레스나 아마존에서 따로 판매하는 HD598용 케이블을 구매하시는걸 권장드립니다. 일단 무거운데다 엄청 길고 3.5mm변환 어댑터는 케이스의 제약이 심합니다. SE버젼에는 따로 1.2m 케이블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따로 추가해줄꺼 일반판에도 좀 넣어줬으면 좋았을건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심지어 SE보다 일반이 비싸요.

지금까지 HD598의 외형을 살펴봤는데요, 전체적으로 가격대비 고급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헐거운 느낌이 있긴했지만 내구성도 튼튼한것을 확인 했습니다. HD600의 -2%버젼이라는게 수긍이 가는 디자인이죠. 그래도 헤드폰은 사운드가 가장 중요하죠? 소리는 어떤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어두우면서도 포근한, 밸런스좋은 레퍼런스 사운드

좌측은 HD598 측정치, 왼쪽은 헤드룸에서 측정한 4개 제품의 비교측정

HD598의 사운드는 오픈형답게 탁 트여있는 개방감을 바탕으로 젠하이져 특유의 어두운 음색을 띄고 있습니다. HD600과의 비교시 고역대가 억제된 탓에 좀더 어두운 느낌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오픈형 헤드폰의 한계로 극저음이 다소 빠지는 점때문에 전체적으로 어두우면서도 가벼운 느낌도 동시에 들려줍니다. HD600과의 비교가 잦기에 둘이 비교해보면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고역이 좀더 억제되어있고 특히 초고역이 HD600에 비해 덜하기 때문에 현장감이나 세밀한 표현등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토널 밸런스가 워낙 훌륭하며 HD600과의 큰 차이가 없기에 HD600보다 2% 부족한 헤드폰이라는 말이 나오는것 같군요.

각 음역대별로 좀더 자세히 풀어보면 고음역은 초고역이 억제되어있어 오픈형임에도 현장감에서 오는 공간감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끝마무리가 부드럽게 처리되어있어 장시간 감상에도 무리가 없으며 취향에 따라 심심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계실 듯 합니다. 전 고역이 거의 평탄하게 다듬어져 있기에 살짝 강조된 중저음과 맞물려 시원하다는 느낌도 거의 없습니다.
중음역은 저음 고음에 비해 살짝 내려가있는 미세한 V자 형상을 띄고 있어서인지 뒤로 살짝 물러나있고 음선도 상대적으로 얇게 느껴집니다. 때문에 솔로 보컬의 표현력은 부드럽고 좋으나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부분을 통해서 약간은 인위적인 공간감이 있습니다. 현악기의 표현력은 부드럽게 잘 표현해주며 특히 첼로의 표현의 뛰어납니다. 대편성 악기연주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저음역은 중저음이 강조되고 극저음역은 오픈형 특성상 빠지는 편으로써 어두운 음색이면서도 무겁지는 않게 느껴집니다. 중음은 단단하기보다는 퍼지는 편으로 질나쁜 저음은 아니고 부드럽게 잔향이 느껴지는 포근한 저음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중음역의 장점과 맞물려 대편성에서 뛰어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트감이 빠른 곡들과는 매칭이 좋지 않군요.

HD598은 전체적으로 어두우면서도 포근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극저음이 빠지는 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우수하고 특별히 강조된 영역은 없기에 레퍼런스 기기로써도 손색이 없다고 보여지네요. HD600보다 2%부족한데 가격을 생각하면 놀라운 사운드입니다. 오픈형임에도 공간감이 크지 않다는점은 아쉽지만 탁 트여진 개방감은 좋은편이기에 밀폐형의 사운드를 답답하게 생각하셨다면 좋게 들려지리라 봅니다.

가성비가 뛰어난 레퍼런스 헤드폰

HD598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해본 끝에 내린 결론은 가성비가 뛰어난 레퍼런스 헤드폰이라는 것인데요, 극저음이 다소 빠지는등 지금보기엔 완전한 레퍼런스로 보기는 힘들 수 있으나 현재까지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줘 레퍼런스로 인정받는 HD600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점은 HD598이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레퍼런스 헤드폰임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성능뿐만이 아니라 앞서 살펴봤듯이 디자인또한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되기에 오픈형 헤드폰을 사용하고 싶으신 분들께, 특히 낮은 가격에 어둡고 포근한 음색을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는 헤드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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