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단 페즈 오디오 오메가 루피 (Fezz Audio Omega Lupi) 헤드폰 앰프

페즈 오디오 오메가 루피
헤드폰을 손가락 하나로 날려버리는 장풍 고수

하이엔드 레벨의 대형 헤드폰은 의외로 많이 있지만, 그런 헤드폰들을 제대로 울려줄 만한 헤드폰 앰프는 의외로 드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헤드폰과 소스 기기를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처럼 구성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PC나 CDP에 외장 DAC를 연결하고 거기에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를 더해서 헤드폰을 감상하는 유저의 수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로 드문 제품은... 하이엔드 레벨의 진공관 헤드폰 앰프라고 하겠습니다.

진공관 앰프는 두텁고 편안하며 자연스러운 소리가 큰 강점이지만 트랜지스터 앰프보다 응답이 느리거나 노이즈가 많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스피커에 연결하는 진공관 앰프가 그러한데, 아예 머리에 써서 귀를 대고 듣는 헤드폰의 진공관 앰프는 어떻겠습니까. 진공관 헤드폰 앰프는 아무래도 유저 입장에서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고 제조사와 수입사 입장에서는 다루기가 어려운 아이템입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진공관 헤드폰 앰프가 국내 진입을 한답니다. 사실은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을 쓰는 여러분에게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일 텐데요. 폴란드의 진공관 앰프 회사인 ‘페즈 오디오(Fezz Audio)’에서 진공관 헤드폰 앰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메가 루피(Omega Lupi)’라는 이름이며 100만원대 가격으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아주 튼실한 전원부와 높은 출력이 특징이며 고요한 배경과 낮은 볼륨의 좌우 균형 유지가 되는 앰프라서 저는 망설임 없이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소리만 댑따 크면서 노이즈가 박살나는 진공관 헤드폰 앰프가 아닙니다. 실제로 하이엔드 레벨의 진공관 소리를 들려주면서, 까다로운 오디오 애호가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도록 기본 항목과 배경 정돈이 잘 된 앰프입니다. 그래서 즉각적인 추천이 가능합니다. 남는 것은 단 하나 - 진공관 앰프 자체에 대한 각자의 취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 디자인, 사용 방법

페즈 오디오는 실버 루나, 타티아나, 미라 세티 등의 하이파이 오디오용 진공관 앰프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늘 소개할 오메가 루피는 인티 앰프인 알파 루피와 짝을 이루는 제품입니다. 알파 루피는 스피커를 울리기 위한 것이고, 오메가 루피는 헤드폰을 위한 것이지요. 제품 외관을 보면 짙은 갈색의 케이스와 검은색의 전원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케이스 앞쪽에는 PCL86 진공관이 나란히 4개 배열되어 있으며, 전면에는 은색의 페즈 오디오 로고와 2개의 노브가 보입니다. 헤드폰 출력은 6.3mm 포트가 한 개 있고요. 후면에는 RCA 커넥터의 아날로그 입력과 출력이 하나씩 있습니다. 전원 연결하는 부분에는 퓨즈가 내장되어 있어서 제품 보호를 담당합니다.

제가 어지간한 앰프들은 모두 대여를 해서 카페로 들고 나갈 수 있지만, 오메가 루피는 이동을 하기에는 조금 크고 무거운 편이라서(9.5kg) 수입사의 청음실에 두고 사용해보았습니다. 골드문트의 텔로스 헤드폰 앰프 2종을 비교 청취할 때 오메가 루피도 함께 두고 3일간 출퇴근을 하면서 감상해본 것입니다. 청음실의 접지와 전기 품질이 모두 훌륭하며 방음 처리가 완벽해서 쾌적한 감상이 가능했습니다.

진공관 앰프 회사마다 진공관을 다루는 방법이 다른데요. 대부분의 회사들은 진공관을 보호하기 위한 케이지(Cage)를 사용합니다. 아시다시피 진공관은 열을 내는 것이 기본이므로 뭔가 덮거나 가려두면 열이 더욱 심해집니다. 페즈 오디오의 경우는 마치 고전 건축물 같은 패턴의 금속 케이지를 사용합니다. 케이지의 양 옆은 개방되며 뒤쪽의 육각 나사 2개로만 고정해두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원할 때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사용법은 다른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와 동일합니다. 오메가 루피는 오로지 헤드폰의 앰핑만 담당하는 것이며, PC와 연결할 때에는 별도의 고급 DAC 기기를 거치시기 바랍니다. CD 플레이어와 연결할 때에도 CDP와 바로 연결하기보다는 중간의 DAC 기기를 거치는 편이 좋습니다. 물론 해당 CDP의 내장 DAC 품질이 훌륭하다면 오메가 루피를 바로 연결해도 됩니다. 인터 커넥터와 헤드폰 출력에서 밸런스드 커넥션을 지원하지 않지만, 사람 귀로 듣기에 자연스러운 소리는 언밸런스드 커넥션이라는 의견도 많으며(저 자신을 포함해서) 무엇보다 오메가 루피의 출력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밸런스드 커넥션을 쓸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제품 설명서를 읽어 보니 몇 가지 권장 사항이 보입니다. 새 제품을 사면 약 10시간 정도 조용하게 음악 재생을 해서 초기 번인을 하랍니다. Initial pre-heating이라고 적어두었는데 흔히 진공관 앰프에서 언급되는 ‘15분 예열’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새 제품의 길들이기’에 가까운 내용이지요. 그 후 약 40~60시간을 사용하면 번인이 완료되어서 제품의 잠재력이 모두 발휘된다고 합니다. 이번 리뷰 제품은 총합 2주 정도 사용된 물건이라서 번인 과정은 모두 거쳤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전원을 켜서 음악을 듣기 시작한다면 짧게 감상한 후 꺼버리지 말고 4~6시간 정도 켜두면서 사용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SOUND

Type : Stereo Vacuum Tube Headphone Amplifier 
Max. output power : 2 x 250mW
Circuit type : Push-pull, AB1 Class
Output impedance : 32~600ohms
Inputs: 1 x RCA
Outputs: 1 x RCA
Harmonic distortions THD : < 0.3%
Frequency response : 20Hz ~ 120kHz (-3dB)
Power consumption : 90W
AC fuse : 3.15A T
Net weight : 9.5 kg
Dimensions : 340 x 355 x 150mm
Tubes : PCL86 x 4 (Power output, Pre-amp & drivers)
Bias adjustment type : Automatic
Optional equipment : Tube cage

이 감상문의 작성에서는 골드문트 에이도스 17 유니버설 플레이어로 CD 음반을 재생하여 소스 기준점으로 사용했습니다. 다양한 헤드폰의 매칭을 위해서 포칼 유토피아, 클리어, 일리어를 준비했고 젠하이저 HD800S와 오디지 LCD-2는 앰프 음색을 판단하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합니다.

*엄청나게 강한 출력! 아주 낮은 볼륨에서도 좌우 밸런스 OK!

이 물건을 처음 설치하고 소리를 들어 본다면 볼륨 노브를 왼쪽으로 돌려서 ‘최소’로 맞춰둡시다. 헤드폰을 연결한 후 볼륨 노브를 그야말로 찔끔거리며 조금씩 올려야 합니다. 늘 하듯이 일반적인 9시 방향으로 맞추고 음악을 틀면... ‘머리를 때리는 파괴적 충격’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앰프를 PC의 USB DAC를 거쳐서 연결할 때보다 CD 플레이어와 곧바로 연결할 때의 게인(Gain)이 훨씬 높기 마련입니다. 오메가 루피는 출력이 매우 높으며 게인도 높게 맞춰져 있습니다. PC에 연결된 USB DAC와 함께 사용할 때에도 소리가 너무나 커서 볼륨 노브를 8시 방향으로 둬야 했습니다. CD 플레이어와 연결한 상태에서는 8시 방향으로 맞춘 상태에서도 소리가 너무 큽니다.

현재까지 수많은 헤드폰 앰프들을 사용해봤지만, 오메가 루피의 출력은 진짜 괴물급입니다. (-_-);; 제품 사양표에는 채널 당 250mW라고 하는데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 체감 출력은 2~3W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헤드폰의 드라이버를 원없이 털어보고 싶다면 최적의 선택이 되겠습니다. 구동하기 어려운 평판형 자석(플래너 마그네틱) 드라이버의 헤드폰도 마치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처럼 털어버릴 수 있는 헤드폰 앰프입니다. 오디지 헤드폰 중에서도 비교적 울리기 쉬운 LCD-2는 8시 방향 볼륨에서 진동판 전체가 완전히 정복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짐작하건대 드라이버 감도가 낮아서 울리기가 어려운 LCD-4도 9시 방향이면 남김없이 털어줄 수 있겠습니다. 힘이 하도 여유로워서 오메가 루피가 손가락 끝만 툭 튕기면 헤드폰이 날아가버리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 정도면 오메가 루피가 '장풍 쏘는 고수'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주의 사항!

1) 과장이 아닙니다. 헤드폰 여러 개를 연결해보면서 경험한 사항입니다. PC와 USB DAC에 연결하지 않고 다른 외장 소스 기기에 연결한다면 오메가 루피의 고출력은 위험한 수준입니다. 앰프가 하이 게인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볼륨 조정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2) 오메가 루피에 이어폰은 연결하지 맙시다. 너무나도 강한 출력 때문에 이어폰의 드라이버와 청취자의 고막 모두가 위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메가 루피는 대형 헤드폰의 전용 앰프로 권하겠습니다. 특히 1,000mW 이상의 힘을 요구하는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에게 최고의 궁합이 됩니다.

3) 헤드폰잭을 끼울 때 앰프 앞쪽의 금속 패널과 헤드폰 플러그가 충돌하면서 띵~하는 쇠울림 소리가 귀로 전달됩니다. 제품 기능과는 상관없는 점이지만 어쨌든 귀에 자극을 주는 소음이므로 헤드폰잭을 끼운 다음에 헤드폰을 머리에 쓰도록 합시다.

이렇게 볼륨 조절이 어려운 제품인데 아주 낮은 볼륨에서도 좌우 채널 균형이 잘 맞습니다. 참으로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볼륨 노브를 7시 방향으로 낮춰도 좌우 채널이 모두 잘 들립니다. 볼륨 조절 단계가 정해진 구조도 아니라서(달각거리며 걸리는 방식이 아님) 아주 정밀하게 볼륨을 맞출 수 있습니다.

*괴물급 출력을 완성하는 ‘침묵의 배경’

출력이 굉장히 강한 헤드폰 앰프이지만 배경 노이즈는 침묵에 가까울 정도로 적습니다. 모두 대형 드라이버의 풀 사이즈 헤드폰으로 청취했기 때문에 그런 면도 있지만, 진공관 기반의 고출력 앰프에서 이렇게 정숙한 배경을 경험하는 것은 신기한 경험입니다. 단, 아직도 감상 환경의 접지가 안 되어 있다면 반드시 해결을 해둬야 합니다. 다른 앰프들도 그렇지만 진공관 앰프는 특히 전기 노이즈에 민감합니다. 앰프 본체를 손 끝으로 스윽 문질렀을 때 전류가 느껴진다면 접지가 안 된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전기 환경이 최적화된 오디오샵에서 청취를 했기 때문에 일반 멀티탭과 기본 파워 케이블의 연결로도 아주 깨끗한 배경이 형성되었습니다.

*참고 : 제품의 상단에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요. 앰프가 충분히 달아오를 때까지는 몇 분 동안 험(Hum)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충분히 지난 후에도 미세한 험 노이즈는 들립니다. (스으~하는 화이트 노이즈가 아니라 우웅~하는 진동 같은 느낌)

*소리에 큰 영향을 주는 헤드폰 임피던스 매칭

제품을 앞에서 봤을 때 우측의 노브는 헤드폰 임피던스 매칭을 위한 것입니다. Low, Mid, High로 세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음악 청취에 앞서 헤드폰의 임피던스 수치를 확인합시다. 젠하이저 HD800S는 300옴, 오디지 LCD-2는 70옴, 포칼 유토피아와 일리어는 80옴, 포칼 클리어는 55옴입니다. 이 헤드폰들을 연결했을 때 Low는 저음이 약하고 고.중음만 크게 나와서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Mid와 High를 번갈아 들어보면서 선택하게 됐는데, HD800S를 제외한 4대의 헤드폰들은 Mid로 맞추면 소리가 조금 더 부풀어오르는 느낌이고 High보다는 고음이 살짝 시원해집니다. High로 맞추면 안정적인 고.중음과 단단하고 웅장한 저음이 들리는데 아주 미세하게 포근하고 어두운 느낌이 더해졌습니다. HD800S는 Mid와 High에서 모두 좋은 소리가 나왔지만 High일 때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소리를 듣고 나서 나중에 제품 매뉴얼을 보았는데 Low가 32옴, Mid가 150옴까지, High가 150옴 이상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오메가 루피의 헤드폰 임피던스 매칭 기능은 소리에 큰 영향을 주므로 꼭 챙기시길 권합니다.

*출력 임피던스가 높지 않은 듯?

진공관 기반의 헤드폰 앰프들은 일반적으로 출력 임피던스가 높은 편입니다. (10~20옴 수준) 주로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과 연결하기 때문이며 쇼트 방지를 위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메가 루피는 진공관 앰프로서는 출력 임피던스가 상당히 낮은 듯 합니다. (*제품 사양표에서 출력 임피던스가 30~600옴이라고 되어 있는 것은 ‘앰프가 지원하는 헤드폰의 임피던스 수치’를 뜻합니다.) 임피던스 그래프가 올록볼록해서 출력 임피던스가 높은 앰프에 연결하면 저음이 부풀어오르는 HD800S를 연결했는데 저음이 그리 늘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들이 출력 임피던스 높은 앰프에서 음색이 바뀌기 마련이지만 오메가 루피에서는 그런 현상이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여러 종류의 헤드폰을 음색 변화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8,000cc 배기량의 전기 파워

오메가 루피의 엄청난 출력에는 페즈 오디오의 전원 설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회사는 토로이달 트랜스의 노하우가 특기라고 합니다.) 오디오에서 소리의 힘은 곧 전기의 힘이 되겠습니다. 자동차로 치면 오메가 루피의 엔진 배기량은 3,000cc도 아니고 '8,000cc'에 육박합니다. 이처럼 광기 어린 힘을 가지고 시내에서 시속 70~80km 정속 주행을 하는 셈입니다. 원래 초저음이 낮게 깔리는 포칼 유토피아나 일리어는 그렇다 치고, 플랫 사운드를 지향하는 HD800S에서도 진동처럼 꿈틀거리는 초저음을 느낄 줄은 몰랐습니다. 드라이버의 진동판이 극히 낮은 주파수까지 제대로 떨리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고음과 중음의 선이 몹시 굵어져서 훨씬 힘찬 인상을 줍니다. 이것은 소리의 밀도를 높이고 질감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빠른 템포에도 잘 맞는 응답 속도

바로 옆에 있는 골드문트 텔로스 헤드폰 앰프 3 (THA3)와 오메가 루피를 비교 청취해보면, 트랜지스터 앰프보다는 살짝 느린 편이지만 진공관 앰프 기준에서는 매우 빠른 응답 속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외로 잔향이 적은 편이며 저음의 펀치가 더욱 단단하고 짧게 끊어서 치는 인상을 줍니다. 즉, 빠른 템포의 음악에 잘 맞습니다. 오메가 루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듣는 것은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스피디한 락이나 메탈의 감상에는 최적이라고 해도 될 만큼 잘 어울립니다. 헤드폰 앰프 전체가 하나의 드럼 세트 같다고 하겠습니다. 심벌즈와 스네어의 쇳소리가 시원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탐탐의 강한 탄성이 살아나며 베이스 드럼의 둥둥거림도 흩어짐 없이 깊은 펀치를 날립니다.

*조금 더 밝고 짙은 색감

'짝수 배음의 자연스러움 또는 기묘함'은 진공관 앰프의 특성이 되겠습니다. 이것은 특히 고음, 중음에서 명확한 색채로 나타납니다. 100만원대 가격의 페즈 오디오 오메가 루피를 1,000만원대의 골드문트 THA3와 비교 청취하는 중인데, 소리의 질감은 막상막하이며 출력은 오메가 루피가 제한을 풀어버린 것처럼 훨씬 높습니다. 단, 고.중음의 색채는 명확히 다릅니다. THA3는 색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으나, 오메가 루피는 조금 더 밝으며 짙은 색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점은 라우드 스피커를 사용할 때 진공관의 프리 앰프나 인티 앰프로 소리를 들어 보았다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음악 장르에서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겠지만 클래식 악곡 감상에서는 짝수 배음이 현악기와 관악기 소리에 모두 영향을 주므로 개인 취향을 탈 수 있습니다. 오메가 미니가 표현하는 현악기의 소리는 조금 더 끈적하고 단 맛이 있으며 관악기는 울림이 더 강하고 호흡의 간격이 깁니다. 그리고 수많은 현악기와 관악기들이 동시에 연주를 하면 오메가 미니는 그 소리들을 모두 하나의 흐름으로 혼합해서 조화롭게 만들어줍니다. 이 때 트랜지스터 앰프 THA3는 수많은 소리들을 촘촘하게 나눠서 명확히 관찰하게 해줍니다. 즉, 사운드 이미지의 깨끗함을 지향한다면 트랜지스터 앰프를 고르시기 바랍니다. 더욱 감성적인 해석과 청각의 자연스러움을 원한다면 오메가 미니 같은 진공관 앰프의 소리가 즐거울 것입니다.

*헤드폰에 따른 트랜지스터와 진공관의 선택

오메가 미니는 트랜지스터 앰프(그러니까 골드문트 THA3)와 비교 청취할 때 여러 헤드폰 간의 소리 차이가 꽤 크게 나오는 편입니다. HD800S와 LCD-2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포칼 헤드폰들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THA3에 연결했을 때에는 소리의 분리도가 매우 높으며 차분하고 낮게 깔리는 느낌인데 오메가 미니에 연결하면 소리가 전체적으로 조금 떠오르며 저음이 부풀게 됩니다. 임피던스 선택 노브를 High로 두고 청취했으나 포칼 헤드폰들은 Mid일 때의 소리가 더 좋게 들렸습니다. (클리어는 55옴, 유토피아와 일리어는 80옴) High에서도 저음이 부풀어오르는 점은 동일하지만 Mid로 둘 때의 고음이 더 선명하군요. 사실 이 점은 포칼 헤드폰을 다른 진공관 하이브리드 앰프에 연결해봤을 때 이미 경험한 사항입니다. 포칼 헤드폰에서 더욱 따뜻한 소리를 듣겠다면 진공관 앰프를 쓰면 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트랜지스터 앰프가 포칼 헤드폰들의 섬세한 고음과 웅장한 저음을 잘 다듬어주는 듯 합니다. 유토피아, 클리어, 일리어가 모두 그렇습니다. 다만 원래 포근한 저음을 지닌 일리어는 오메가 미니의 진공관 감성에도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

*제품 요약 : 강력한 전원 설계를 지닌 진공관 기반의 헤드폰 앰프.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에게 최적화된 초고출력 앰프로,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에게는 위험할 정도로 소리가 크니 볼륨 조정에 신경 쓸 것. 출력이 매우 높지만 화이트 노이즈가 없으며 아주 낮은 볼륨에서도 좌우 채널 밸런스가 틀어지지 않는 앰프. (*사용 환경의 전기 품질과 접지를 챙겨줘야 하며 진공관 앰프 특유의 험 노이즈는 약하게 있음.) 진공관 앰프로서는 응답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고.중음의 짝수 배음으로 잔향과 감성적 효과가 존재함. 정밀한 소리를 지향하는 헤드폰보다는 풍성한 울림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헤드폰과 잘 어울림.

*이 리뷰는 오디오갤러리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