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헤드폰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4월중 입수한 밀폐형 모니터링 헤드폰 3종 간단비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베이어다이나믹 DT770 pro x limited edition.
이 헤드폰에는 슬픈 사연이 있는데, 3일인가 4일을 못참고 일본에 예약구매를 해버리는 바람에
영디비 할인가 대비 30% 정도 더 비싸게 주고 산 그런 사연이 있는 물건입니다.
구매가 33만원 + 배송비 2만 4천원 + 관부가세 5만 3천원(우체국 무슨 대행비 포함)에 길고 긴 배송-통관에 걸린 시간까지.
그야말로 초대형 뻘짓끝에 어제서야 도착한 헤드폰입니다.
HD490 pro 때는 국내 정발보다 그래도 빠르게 + 몇만원 더 저렴하게라도 받았지, 이건 완전 망했습니다.
먼저 케이블입니다. 이 헤드폰 구매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이 분리형 케이블입니다.
지금 헤드폰 거치하는 장소에는 분리형이 보관하기에 편하거든요. (책장 안에 옷걸이 봉 설치하고 거기에 거치)
그런데 같은 미니 XLR인데 490과 호환은 안될 것 같습니다. 규격 같으면 될거 같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왼쪽이 HD490 pro, 오른쪽이 DT770 pro x le 케이블입니다.
가운데 핀이 하나 더 있어서 일단 770 케이블은 490에 무조건 안되고 자세히 보면 공통적인 3개 홀의 거리도 다릅니다.
이미 다른 분들이 몇 차례 올리신거라 사진을 더 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베이어다이나믹 헤드폰 마지막으로 썼던게 DT880 32옴이었는데 구조는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전통적인 구조라 컵 각도가 조절되는 (이어컵이 돌아가는) 구조는 아니지만
밴드 쪽 설계에 여유를 조금 두어 자연스럽게 두상에 따라 이어컵 각도가 조절됩니다.
설계로 구현한 제품들에 비하면 가동각도는 좁은 편이지만 두툼한 벨루어 패드와 합쳐지니 적당히 밀착되고 좋네요.
소리는 앞서 입수한 야마하 HPH-MT8, 소니 MDR-M1ST 대비 좀 더 오픈형 느낌에 가까운 소리가 납니다.
클래식, 특히 대편성 곡이나 합창 등에서 유난히 두드러지는 뭉침 현상도 덜하고 880 대비 개성있는 소리도 맘에 듭니다.
달리 얘기하면 가끔씩 좀 튀는 느낌(어딘지 딱딱한 고음역대 소리 등)도 없지 않아 있고요.
제가 입수한 가격으로는 좀 애매하지만 영디비샵 할인 가격 정도면 주변에 추천해도 괜찮겠다 싶네요.
입수한지는 며칠 지났지만 따로 글은 안썼던 소니 MDR-M1ST 입니다.
두번째 사진에 일부러 커터칼을 올려 상자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뒀는데 정말 미니멀 그 자체입니다 포장이 ㅎㅎ
아시다복스 이후로 가장 간소한 포장을 본 것 같습니다.
이 케이블을 어디서 본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저 세로줄이 간 피복이 기억납니다.
아마 MDR-1ADAC에 들어있던 것과 같은 느낌(피복 부분)의 케이블인데, 개인적으로 꽤 고급스럽다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야마하 MT8도 그랬지만 M1ST도 드라이버가 안쪽에서도 보이는 구조입니다.
폼이 아닌 메쉬망으로 마무리되어있고 MT8보다는 밀도가 낮아 더 잘 보입니다. 대략 파나소닉 HD10과 MT8 중간쯤 되겠네요.
야마하 HPH-MT8부터 위에 언급한 헤드폰들 공통점이 밀폐형 모니터링 헤드폰이다 라는건데,
음악감상의 재미 위주로 본다면 오픈형 비슷한 소리를 내는 DT770 pro x le 가 가장 취향에 맞기는 한데
미묘하게 모니터링 치고는 어딘가 엄벙덤벙(880 대비) 한 구석이 있어서 그런 면에서는 M1ST쪽에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MT8은 셋 중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조금은 떨어지는 느낌이네요. 밀폐형 특유의 느낌도 가장 강하고요.
그런데 반대로 MT8이 가장 뛰어난 부분도 있는데... 바로 차음성입니다.
DT770 pro x le는 제품 설명에는 분명 밀폐형이라고는 되어 있는데 밀폐형 치고는 누음이 꽤 있습니다.
벨루어 재질 패드 탓도 좀 있어보이지만 대략 그 수준이 HD490 pro와 M1ST 중간에서 M1ST쪽으로 약간 더 간 정도니...
반면 MT8은 셋 중 누음이 가장 적습니다.
이제 곧 여름이 오니 이 제품들을 쓰고 밖을 나가기는 무리지만
날이 선선해진 후에 이 중 하나를 쓰고 밖을 나간다면 전 M1ST나 HPH-MT8을 고르겠습니다.
차음성에서는 MT8이 앞서지만 M1ST가 오래 쓰고 있기에는 더 편하다보니...
여기까지 슬픈 사연이 있는 DT770과 밀폐형 헤드폰들 애기였습니다.
다음 음향관련 얘기는 아마도 내일 중으로 발송될 JVC HA-MX100-Z 얘기가 되겠네요.
댓글 25
댓글 쓰기소리만 보면 아시다복스 ST-31-02 쪽이 조금 더 취향이긴 합니다.
작년에 찍어놓은 사진 보니 기본케이블이랑 같은거였네요.
그나저나
일본판도 DT770 PRO X LE의 박스
은색 장식 테이프가 기포없이 깨끗하네요.
국내판은 기포가 울퉁불퉁 한데 말이지요.
섭섭한 기분 ㅎㅎ
참 미니 XLR 케이블은
AKG K371의 케이블과 호환 되더라고요.
K371이 있으시다면 짧은 케이블을
연결해서 아웃도어로
종종 사용 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며칠만 참았으면 되는건데 + 영디비 할인가 까지 두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AKG K371을 지르시겠다는 의지!
지름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절로 숙연해 지며 이번 달에 지른
카드값을 보겠다고 카드 앱을 여는
저의 나약함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앱을 지웁니다!!! ㅜㅜ
근데 예전부터 관심이 있긴해서 언젠가는 손에 들어오긴 할거 같네요 ㅎㅎ
DT770 pro x의 미니XLR 커넥터는 예상했지만 AKG245와 동일한 3핀이네요.
엄청난 지름이네요. 각자 개성이 있는 기기들인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갑작스런 540 Gold 아니었으면 M70X 까지도 질러서 비슷한 가격 밀폐형 컬렉션을 만들뻔 했었는데
다음달 가용예산 대충 계산해보니 거기까지는 못갈것 같습니다 ㅎㅎ
약간 비싼 가격을 주고 사신 만큼 소리도 국내 정발품보단 약간 비싸게 들릴 것입니다. 사이티드! ㅎㅎ;;
지름은 항상 옳습니다.
젠하이저에서 이제 탈피하셔서 좀 더 넓은 영역으로 나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많이 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여행하는 것과 살아보는 것은 확연히 다르듯이 헤드폰도 소유해야지 청음해서는 저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생각합니다.
좋은 방향으로 가셔서 보기 좋습니다.
770이 조금 예외고 MT8, M1ST는 전부터 지를 계획은 있었던 것들이죠.
당장 컬렉션 목표물이든 젠하이저 제품이든 이건 질러야해 했던게 없기도 했었고요.
(그런 와중에도 540 600옴 골드 하나 더, 545 레퍼런스 박스셋을 질러놨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도 청음은 컨디션+시간+장비 3박자가 모두 안맞아서 그걸로 이렇다저렇다 얘길 잘 못하겠더라고요.
몸상태 때문에 매장청음이 쉽지 않은것도 한몫하고요.
DT770 pro x 가 정말 기대되기는 해도 한편으로는 770하고 비슷하면 살 이유가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리뷰가 더 쌓이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역시 아직은 섣불리 구매하지 않는 방향으로...
기본 설계 자체는 거의 같지만 착용 면에서는 굳이 손을 더 대어야할 설계는 아니라고 보고
(휴대 등 다른 편의성 면에서는 손 봐야할 구조입니다만)
장비 가리지 않고 쓸 수 있게 하기위한 낮은 임피던스+분리형 케이블+원래 770하고 다른 드라이버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제가 구매한 가격으로 산다면 그건 좀... 인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