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청음하러 다녔는데 영 건진 게 없는 느낌입니다.. orz

하도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답답해서 결국 청음하러 좀 다녀왔었습니다. 
마침 AZ+화이자로 2차 접종 후 13일 정도 되서 일단 큰 문제는 없겠다 판단했습니다. 
그래도 마스크는 철저히 KF99 마스크를 쓰고 열심히 다녔습니다. 
(두 군데를 다녀오느라 거의 4시간 정도 마스크 쓰고 다녔었는데 정말 답답하긴 합니다.. orz) 
 
압구정과 혜화역 두 군데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들어봤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기종이 없었습니다.. orz 
그 정도면 그나마 다행인데 기존에 괜찮았던 IE900까지 살짝 애매하게 느껴지는 상황까지 갔더군요..;; 
요즘 메인이 솔리스, 서브가 유메에 오픈형만 줄창 끼고 있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저음 양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가 이전보다 좀 더 심해졌나 봅니다.. 
(솔리스도 저역 부분이 살짝 올라오긴 했는데 이어팁 바꾸면서는 확실히 트인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적으면 너무 길어질 수도 있어서 청음했던 모델 리스트는 전부 적어두고 
일부 모델만 몇 가지 적어두겠습니다. 
  
<이하 음향과 거리가 먼 평범한 감상기입니다. 기존보다 저음에 대한 반응이 과민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 환경: 갤럭시 노트10+&direm DAC, 미디어 90/150/음원 리플레이게인 89dB or 애플뮤직 무손실] 
(미디어 음량은 음원에 따라 가변적이긴 합니다) 
  
[혜화역] 
청음 모델: RE-2, PRO X 50/30/20, Beoplay EQ 
  
1. RE-2 
가격대적으로도 접근이 쉬운 편이었고 그래서 관심이 꽤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애매했습니다. 
일단 착용은 예상했던 대로(?) 무난하게 잘 들어갔습니다. 

 
   
중팁이나 대팁이나 들어가는 건 큰 문제가 없이 잘 들어가더군요. 
(사진은 대팁 장착시이고, 대팁은 RE-2 팁은 아니고 질감이 유사한 오테 이어팁 L사이즈입니다.) 
다만 소리가 문제인데, 드라이버 자체 해상도는 가격 대비하면 잘 나온 편은 맞습니다. 
그런데 튜닝 방향이 개인적으로는 좀 의문이 들었는데, 
저역 강조를 좀 더 줄였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대팁이라 꽉 밀폐가 된 상태에서 특히 부각이 되는데 이쪽 존재감 때문에 
DF 타겟 치고 깔끔하다는 맛이 잘 안 살더군요. 
그렇다고 중팁으로 밀어넣으면 될까 싶었는데, 확실히 저역 쪽은 덜 문제되지만 
이번엔 고역 쪽(측정치 상이라면 9kHz) 정리가 좀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게 쏜다고 표현할 정도는 아닌데 심벌즈 소리 듣다 보면 슬쩍슬쩍 튀는 게 들리더군요.. 
이걸 안 들으려면 중팁에서는 한계치가 나와서 대팁으로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제 귀 기준으로 RE-2는 딜레마가 가득한 물건입니다. 
저역 강조와 고역 강조점에 대한 해결책이 반대로 작용해 버리니 애매해져 버리더군요. 
(그리고 상당히 특이하게도, 같은 L팁인데 오테 L팁은 괜찮고 AET08의 L팁은 또 고역이 강조됩니다..) 
  
2. PRO X 50/30/20 
- 역시 Westone은 취향과 안 맞는 편이었습니다. 
  (어떻게 들어도 어둡다는 이미지가 확 와 닿았습니다.) 
- Westone 계열에서 그래도 밸런스가 취향인 건 20 번호대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 번외로 새로 적용된 케이블이 정말 단선 잘 되게 생겨 보여서 겁나더군요.. 
  
3. Beoplay EQ 
사운드 들어볼 생각보다는 얜 귀에 좀 맞을까 싶어서 봤는데 생각보다 꽤나 커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착용해 보고 몹쓸 귀 시리즈를 하나 더 쓸까 생각했다가 말았습니다.. 

 
 
이게 왜 통째로 귓바퀴 안쪽에 다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정상인가 싶어서 영디비 리뷰를 다시 봤는데 역시나 비정상이었습니다..) 
저게 그냥 다 들어가다 보니 착용감도 엄청나게 안 좋아지고 통화쪽 마이크도 잘 가려지더군요..;; 
어째 TWS는 정말 맞는 걸 찾기가 지옥이 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마이크가 안 가려지는 건 버즈 프로인데 이건 기본팁으로는 청음이 안 될 물건이고..> 
   

[압구정] 
청음 모델: 유클리드, 새벽, IE900, 디렘 프로2, 비엔토B 
  
1. 유클리드 
- 평소보다 볼륨을 좀 더 올려야 제 소리가 나는 편입니다. 
(평판형 공통점인 건가 싶기도 하고..) 
- 확실히 평판형 명가답게 소리 자체는 깔끔한 인상입니다. 
- 다만 초고역은 크게 강조되지 않은 탓인지 탁 트인 느낌은 적은 편이었습니다. 
- 번외로 기본 이어팁이 제 귀에 작아서 청음할 때에 손으로 붙들고 각도 잡아줘야 해서 불편했습니다.. orz 
- 얘도 크기가 제법 큰 편인데 여지없이 귓바퀴 안쪽으로 유닛이 들어가서 착용이 불편했습니다..;; 
  
2.  새벽 
- 노블 오디오는 이상하게 취향에 잘 맞는 모델이 없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orz 
(저역이 꽤나 두툼한 편이었고 중역은 살짝 먼 감에 고역은 좀 자극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V자인가..>)  
  
3. IE900 
- 이번 청음에서 꽤나 애매해져 버린 물건입니다.. 
- 이전에 착용했던 방법으로 들었는데 일부 음원에서 고역이 좀 자극적으로 들렸습니다. 
- 빼서 착용하는 방법의 단점으로 움직임에 따라서 이어팁 각도나 노즐 깊이가 쉽게 바뀌는 게 발각됐습니다. 
- 이러면 폼팁을 써 봐야 알 수 있을 텐데 청음 매장에서 폼팁을 들어봐야 하나 망설여져서 
  꽤나 애매한 상황입니다. 
  (폼팁은 소모성이 강하니 되도록이면 사용 안 하는 방향이 좋은데..) 
- 최근 바뀐 저역 성향에서도 얜 크게 문제가 없이 편하게 들렸습니다. 
  
4. 디렘 프로2 
- 가격 문제 때문에 하우징을 그대로 사용한 듯한데 덕분에 착용감이 영 안 좋습니다.. orz 
  (위 RE-2 사진처럼 하우징이 다 들어가는데 앞 부분이 그대로 이주 부분을 자극시킵니다..)  
- 전 세대 SF 드라이버보다 전체적인 해상도는 확실히 발전하였습니다.
- 보유 중인 SL에 비하면 좀 더 듣기 편한 저역 양이 되었습니다. 
- 다만 디렘 계열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어쿠스티션과 비교하면 살짝 저역이 많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역이 잘 나오는 편이라 갑갑한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양이 많은 건 확 체감되더군요. 
- 얘를 구매해 볼까 생각하다가도 곧 나올 KATO가 더 궁금하다 보니 보류하였습니다. 
   
5. 비엔토B(비엔토R의 B스위치 버전) 
- IE900이 애매해진 틈에 얘를 들어봤는데 역시 전체 톤 밸런스는 정말 잘 잡아놓았습니다. 
  저역도 극저역만 살짝 올라가서 부담이 없고 튀거나 쏘는 소리도 안 들려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 유니버셜 이어폰들과는 별개로 커스텀으로 비엔토B 하나 구매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 평소보다 짧게 쓴 편인데도 여전히 길게 되었습니다.. orz 
이번에는 영 예상 밖의 결과들이 나와서 뭔가 애매한 느낌도 들더군요. 
과연 위시리스트가 어떤 방향으로 수정이 될지 앞길이 좀 애매해졌습니다..;;
일단 토요일에 둘러 볼 수 있는 곳은 확인했으니 다음에는 용산 매장으로 가 봐야겠습니다. 
(용산 매장이 코로나 여파로 주말 영업을 안 해서 월요일 오전 쯤에 가게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