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음샵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질문게시판에도 글을 올렸지만 EST 드라이버의 소리가 궁금하더군요. 고음에서 재밌는 소리가 난다는 글을 많이 봤습니다. 기억에 남는 표현으로 설탕이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고 하네요. 무슨 소리일까 참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귀였습니다. 
  그 이유도 크지만 사실 기덕답게 흔한 BA나 DD만 있는 제품을 또 가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ㅋㅋ
 
  제가 검색해본 제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지금 쓰는 블레싱2의 수월우 제품인 variation과 켈베로스 
 키네라의 울드, 난나2 발더1,2 
  
 제가 쓰는 블레싱2와 비교하며 들어서 정확하지 않은 감상일 수 있습니다. DAC는 톤2프로입니다. 해상도니 공간감이니 하는 거는 제가 잘 몰라서 저는 이어폰을 고르는 기준이 현재 가지고 있는 제품과의 소리 차이가 돈값을 할만큼 체감이 되는지로 기준을 잡아요.
 소리를 비교할 때는 자주 듣는 노래를 1절 정도만 들어보며 이어폰을 바꿔 들었습니다. 한 기기로 너무 오래 들으면 뇌이징이 되서 오히려 차이가 덜 느껴지기도 하고 이게 이어폰의 특성으로 느껴지는 체감인지 아니면 원래 노래가 그런걸 못느끼고 있던건지 구분이 안되더군요;; 
 
 1. est 이어폰들 청음 
 
 켈베로스: 어디 가서 청음이 불가능 했지만, 좋은 기억이 있는 제품입니다. 사실 원래는 이어폰에 큰 돈을 들이는 가치가 있나 했었는데요. 하지만 한번 딱 들어보고 아 이래서 300만원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이어폰이었습니다. 자세한 소리 성향은 기억이 안나네요.  
 
 베리에이션: 가장 크게 블레싱과 차이를 느낀 제품입니다. 바스락 거리는 착색감이 전반적으로 잘 들렸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좋은 소리인가는 고민이 되는 그런 소리였어요. 
 
 난나 2: 난나1은 어디 가서 못 들었습니다. 난나2도 착색감이 체감이 되었으나 베리에이션보다는 덜했지만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est 드라이버 때문인지 키네라의 튜닝인지는 모르겠지만 블레싱2보다 소리가 예쁘게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갑자기 체감된 때는 체리필터의 피아니시모 첫 전주부분에서 였습니다. 아무튼 굉장히 만족스러운 소리여서 좋았네요. 
  
 발더 형제: 제가 검색했던 것들 중에 가장 비싼 친구들입니다. 가장 비싸서 가장 기대했었는데요 반전으로 오늘 들었던 애들 중 가장 실망스러운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발더 1은 일단 고음 부분이 너무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강조되어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근데 이것도 착각인지 모르겠는데 공간감이 블레싱보다 좀더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그런 기분이 드네요. 발더 2는 고음이 얌전해지긴 했는데 뭔가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소리가 원음에서 착색감이 더해져 듣는 재미를 주는 게 아니라 아예 음색 자체가 좀 이상하게 바뀐 느낌이 들었어요. 암튼 발더는 컷트! 
  
   다 듣고나서 variation이랑 난나2 중에서 고민하다가 난나2를 나중에 돈 모아서 사기로 하고 멀리 왔는데 좀 더 들어보고 싶어서 다른 이어폰도 들어봤어요.  
 일단 웨스톤의 마하 80인데요.  
 w시리즈에서 느꼈던 막이 있는 듯한 느낌이 완전 없어져서 좋았습니다! 소리는 깔끔했고 착색감없이 담백해서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뭔가 조미료 없는 건강한 음감이라고 해야하나... 확실히 편한 소리입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게 무게임다. 드는 순간 속이 비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벼워서 놀랐어요. 웨스톤이 소리 성향도 그렇고 착용감도 그렇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저번에는 못 들었던 소프트 이어스의 RS10이 매장에 있어서 얘도 들어봤습니다. 솔직히 200 몇 주고 들을만한 차이는 못느껴서(소리가 제값을 못한다는게 안입니다) 과감히 재꼈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DAC m15도 있길래 들어봤습니다. 물론 막귀 답게 톤2랑 별 차이를 못느꼈네요. 앞으로도 dac는 고장나지 않는 한 별 관심이 없을 것 같습니다.  
 
 2. 번외
 막판 가서는 시간이 남아서 검색 중 우연히 알게된 엠파이어 시리즈 이어폰을 들어봤습니다.  
 집에서 인터넷을 뒤적거릴 때 가격이 500, 250 이러길래 뭐지 ㅋㅋㅋㅋㅋㅋ 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있네요.
 제대로 설명을 읽어보지도 않아 뭔 제품인지 하나도 몰라 중간 가격 제품을 잡았습니다. 
 제가 집은 거는 발키리 mk2 인데요. 
  
  
  
  듣자마자 정신을 놓고 말았습니다. 
  이어폰에서 처음 듣는 저음이네요. 충격받았습니다 정말로. 
  저음이 많네 적네가 문제가 아니고요 그냥 아 고급스럽다 이 생각만 머리에 남네요. 
  위에 청음기 치고 감상평이 부실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 이거 5분 듣고 2시간 들었던 나머지 이어폰들 소리 다 까먹어서 그렇습니다;;  

  
 난나니 베리에이션이니 그냥 도토리 키재기였따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 
 난나2 사기로 했던 계획은 바로 날렸고요, 찾아보니 발키리도 EST가 들어간 이어폰네요. 나중에 다시 가서 감상해보고 이쪽 제품들 중 하나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만 남을 뿐. 
 
 저번에도 글을 썼지만 청음샵은 무서운 곳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