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nling H2 도착
ForeverABoy
윈터세일 기간에 쿠폰을 활용해 $150 이하로 맞췄던 H2가 도착했습니다. 포터블 기기를 선호하다못해 수집하는 수준에 이르른 저로서는 H7을 매우 잘 사용하고 있어서 H2가 쓸만할지 어떨지 궁금했거든요.
시러스로직 DAC를 썼고 뭐 나머지 Eddict Player 연결성이나 샘플링 레이트에 관련된 이야기는 H7과 다를게 없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블루투스 코덱에 Aptx지원이 없는건 좀 마음에 안드네요.
삐까번쩍한 상자를 열어보면 유닛이 잘 있습니다.
악세서리는 연결용 C to C 케이블, 충전용 C to A 케이블, 놓고 쓸때 붙이라는 느낌으로 고무받침발 스티커, 그리고 원래 따라오는건지 이번에 사은품인지 H2전용 케이스가 있네요.
스크린은 깔끔하네요. 다만 H7의 흑백 픽셀 스크린이 더 마음에 들었는데 컬러스크린으로 바뀐건 개인적으로는 불호입니다.
블루투스 연결시 코덱을 직접 표시해줍니다. 괜찮네요.
샘플링레이트도 정확하게 표시를 해줍니다. 왼쪽에 샘플링레이트를 컬러로 표시하는 등이 보이는데 스크린를 달아놓고 색깔 기억하기 놀이를 시키는건 어불성설이죠. 다행입니다. 케이스도 잘 맞습니다.
U12t로 듣는 소리의 첫인상은 무난하고 그리 특출난건 없습니다. 안드로메다 등 감도높은 기기로 들어도 노이즈가 없고 출력도 300Ohm의 HD6XX를 밸런스드 단자로 원하는 만큼 듣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소리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냥 무난하고 노이즈 별로 없이 들릴거 들리는 입문기급 DAC 1호라고 해도 달리 어긋나는 부분이 없습니다.
H2의 장점은
- 가격과 폼팩터 - H7은 사실 코드 휴고나 iFi Signature처럼 휴대가 가능한 거치형 기기라고 보는게 옳고, H2 정도 되면 주머니에도 잘 들어가는 진정한 포터블입니다. 세일해서 $150아래로 사면 면세라서 괜찮네요.
- 4.4 단자 지원 - 사용하는 케이블이 대부분 4.4라서 어답터 없이 쓸수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 볼륨 노브 - 비교청음시 볼륨 미세조정의 편의성과 갬성.
- 연결성 - USB 연결 이외에도 안정적인 블루투스 5.0 연결이 가능.
- 빌드 퀄리티 - 마감은 깔끔합니다.
- Micro SD카드 슬롯 - 점점 안드로이드 휴대폰들이 메모리 확장 슬롯을 없애는 추세에서 Eddict Player와 외장 메모리를 통한 DAP로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 스크린 - 코드나 피오 제품들을 사용하다보니 색깔로만 표현되는 인터페이스 자체에 거부감은 없지만 일관성도 필연성도 직관성도 무엇 하나 없는 색구성표는 마음에 들지 않고, 결정적으로 그런거 외우기 귀찮습니다. 스크린이 필요한 정보를 잘 보여줘서 편리합니다.
H2의 단점이라면
- AptX 코덱 미지원 - 뭐하는 짓이냐 샨링
- 자체 EQ 미지원 - 이건 H2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휴대용 기기라면 결국 저에게는 큐델릭스와 붙어야 하는데, 큐델리스를 대체할 기기는 4.4mm단자, 스크린과 함께 자체 PEQ기능을 지원해야겠죠.
- 무선 음질 - 블루투스의 음질이 LDAC 포함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못합니다.
- 도대체 뭘 위해서 존재하는지 모르겠는 왼쪽 노브.
- 인체공학을 무시하는 디자인 - 충전 단자야 그렇다치고 3.5와 4.4 단자도 아래에 있어서 주머니에 H2를 넣으면 윗쪽에 있는 버튼이 아래로 향해서 눌리기 쉽고 노브도 아래쪽에 있어서 조작이 까다롭습니다. 이럴거면 주머니에 들어가는 사이즈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건지...
- 어쨌던 폼팩터 - 폼팩터를 장점으로 뽑았었지만, 냉정하게 기기의 사이즈가 소리와 기능을 고려하면 절대 작은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게 Fiio에서 만든 기기였으면 (볼륨 노브를 없앴겠지만) BTR7보다 작았을거 같습니다. 아니면 최소한 지금의 두께에서 반으로 줄였겠죠.
보면 아시겠지만 장점은 편의성에, 단점은 음질이나 기능의 디테일에 몰려있습니다. 그렇다고 H2가 쓰지 못할 정도라는게 아닙니다. 저도 아마 밖에서는 자주 사용하게 될거같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음질이 크게 나쁜것 없이 무난하다보니 장점인 편의성에서 점수를 따야하는데 그 장점을 어딘가 하나씩 나사가 빠진 기능적인 면에서 깎아먹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솔직히 가성비로 보면 이 가격대에서 크게 실망할 정도의 제품은 아닙니다만, 폼팩터와 편의성 자체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이런 제품은 가성비를 따지는 것보다는 크기 대비 성능/기능을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 크기와 가격의 기기들 중에서 스크린과 볼륨 노브를 같이 갖춘 제품이 어쨌든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래도 수요는 있을것 같습니다.
이어폰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주머니 속에 넣고 사용하기보다는 데스크 위에 올려둔채로 사용하는 일이 더 잦은 저로서는 단점들을 고려하더라도 괜찮은 기기입니다. 소리에 크게 나쁜 부분은 없어서 아마 공구같은게 있어서 $150 이하로 구할 수 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공구 기다리던중인데 이걸 구입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