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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근래 2년 사이에 점점 활력을 잃은게 알고 보니...

alpine-snow alpine-snow
390 14 20

물론 오디오도 사랑하고 곁에 헤드폰들이 수두룩한 것만 해도 행복입니다.

그런데도 자꾸 삶의 활력이 떨어지길래 왜 이럴까 한참을 고민했지요.

 

10년 전, 사랑하는 연인을 억지로 떼어내 혼자 두고 온 일은 그냥 기본 베이스일 뿐이고...

제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도 더 연로해지시는 건 너무나도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스트레스 만땅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 월급으로는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살긴 하지만

그래도 고정 수입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긴 합니다. 

 

그래서 나름 힘내서 꾸역꾸역 살아왔건만, 묘하게 자꾸 빠지는 활력...

 

그러던 사이에 동생 소개로 연결된 주말 촬영 부업은 평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주말까지 영향받아 한참을 부진을 겪다가 최근 들어서야 실낱같은 개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사는 역으로 주말 부업 때문에 평일 실수가 생긴 건 아니냐고 오해를...

절대 아니라고 펄쩍 뛰었지요.

평일엔 회사 일만으로도 여념이 없다가 주말이면 지칠대로 지쳐서

오히려 역으로 부업에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런 섭섭한 지적을!!

아니, 그러면 부업을 안 해도 될 정도로는 월급을 주든가!!

 

연로하신 홀어머니와 살면서 호강은 둘째 치더라도 편하게라도 해드리지 못함에

스스로 불효자식이란 마음이 들어 피눈물을 흘리고 있구만,

세상은 어쩔 수 없이 냉혹합니다.

비난받기 싫어서 말로는 위해주는 척 하지만, 실상은 다들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자기 것만 챙길 수 밖에 없는 현실들이죠.

오히려 제가 오지랖 떨었던 것이지...

 

하여간, 현실의 여러 어려움에 그리 쉽게 넉다운 되지는 않았는데

최근엔 스트레스 누적으로 우울증 + 공황장애 악화에 온 몸이 아주 아작이 나서

병원에 들락날락 하면서 홍역을 치르는 중입니다.

다행히 한두달 남았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닌데,

한 가지는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술, 담배가 백해무익한 독약임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스트레스는 그보다도 훨씬 해로운 극약이다."

 

어렸을 때부터 생각을 상당히 복잡하게 하며 살아왔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될 일을, 또 다른 시각과 또 다른 가치관을 대입시켜 보기도 하고

타인을 의식하여 오버하기도 하고 또 스스로를 억압하기도 했던 세월들이었네요.

나이 40대 접어드니 부질없는 짓이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타인에게 민폐를 끼침에 거리낌이 없어서는 안 되지만,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역으로 그게 더 큰 민폐가 되기도 합니다.

그냥 나는 나 자신이 이러한 사람이요,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사는 편이 훨씬 낫다.

그러면서 나를 받아들일 사람은 받아들이고 아닌 사람은 아니하게 될 것이다.

내 색깔을 명확히 드러내야 우선 나 자신이 떳떳하고 타인도 속지 않는다.

설령 내가 타인으로부터 관심이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어떠한가.

최후의 보루, 나 자신이 나를 사랑하면 된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제 방 한켠에 놓여있는 책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동생이 빌려준 책.

"쇼펜하우어 소품집"

 어릴 땐 그 어려웠던 책이 이제는 명쾌하게 뇌리에 꽂힙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현대인 중 한 명인 제겐 그 무엇보다도 제 발이 참 소중합니다, 타인들도 그러하듯이.

그런데 저는 그 신발 창이 두껍거나 폭신하면 퍽 불편합니다.

최소한의 쿠션은 있으되, 바닥의 질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신발을 선호합니다.

그 신발 역할의 확장선인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편하게 타고 싶어서 중고 그랜저를 샀었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단 한 가지 물건이 알게 모르게 저를 우울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수동변속기"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노력함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은 탈출구가 중요할 터입니다.

그런데, 3개의 페달과 수동변속 노브가 아니라는게 이렇게나 제 탈출구를 막고 있었을 줄이야.

제 손발이 마치 바퀴와 연결된 듯한 짜릿함을 주던 걸 없앤 건 제가 철든 것이 아니라,

제게 잘 맞던 탈출구를 없애버린 것이었습니다.

아...

 

솔직히 지금의 차를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돈 깨지는 일이니.

...수동변속기 모델이 안 나온지 2대째 모델인 현대 그랜저 HG인데.

할 수 있다면 현행 자동변속기가 고장났을 때 그걸 벨로스터N용 수동변속기로 바꾸는 걸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저는 진지하게 준대형차를 가장 좋아하고 수동변속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래서 수동을 귀찮아하는 국내 소비 성향이 밉기도 합니다.

수요가 없으니 제조사에서도 못 만드는 거니까요.

 

어쩔 수 없는 내연기관 + 수동변속기로 호흡하다가 호흡기관이 사라져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영디비 바보 막귀 중년 아재의 넋두리였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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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윤석빈님 포함 14명이 추천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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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숙지니
수동변속기에 익숙하다보니 자동변속기는 그냥 돈 낭비해버린 느낌이 심해요.
23:42
24.03.11.
2등

스트레스가 극악인게, 당뇨때문에 큰 경을 치고 병원다닌지도 10년이 다되어가는데

주치의 교수님이 한 얘기가 있습니다.

콜라 못먹어서 스트레스 받으면 차라리 조금씩은 먹고 대신 당체크-인슐린 투여 더 신경쓰라고요. 

당 수치도 스트레스 받으면 아무짓 안해도 더 올라가고 그럽니다. 

19:41
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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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호루겔

도대체 손발 좀 꿈쩍이면 손쉽게 내 차를 내 맘대로 움찔할 수 있는게 뭐가 불편한지
조금은 이해하기는 했습니다만...
제 차를 오토로 바꾼 뒤로는 오히려 더 갑갑해진 요즘입니다.

아니, 저는 심한 스트레스로 제 몸이 심하게 불편해지니 오토가 더 편해진 입장이거든요.

우리나라는 죄다 불편해진 사람들의 나라인가?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예요.

아니, 도대체 왜들?;;

23:43
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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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영디비
대장님, 솔직히 수동이 더 편하지 않아요?;;
23:45
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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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수동은 스쿠터로 족합니다. ㅎㅎㅎㅎ 어느 순간 운전이 피곤해지더라고요;
23:55
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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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영디비
차 밀릴 땐 확실히 수동이 좀 번거롭긴 합니다.
그리고 음료수 들고 마시면서 운전할 수가 없...;;
장점이라면 운전 집중도는 확실히 높았어요.
17:26
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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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심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죠. 음감은 물론이구요. 이걸 관리하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닙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21:00
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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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로우파이맨최노인

체력이 부실한 저의 솔직한 심정으로도,
왜 오토를 선호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니, 일부 이해는 되긴 한데, 그게 왜 선호할 부분이 되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어딘가 불편한 사람을 그렇게 우습게 보면서도

사지 멀쩡하면서 수동변속을 미개하게 보는 건 명백한 이율배반이고 반지성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23:47
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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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차 좋아하지만 기어봉은 귀찮..패들이가 좋아요. ㅋㅋㅋ
힘내십쇼. 어떻게든 살다가 결국 가겠지만
있는 동안은 "살다가" 가야죱.
23:48
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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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JNK

오토 선호는 솔직히 싫은 정도까지는 아닌데,
수동 선호를 이상하게 보는게 저는 늘 극혐이었습니다.
아니, 유효회전폭이 좁은 내연기관을 다루면서 수동변속을 안 한다고?!

당장 어제 나온 오토 차의 변속조차도 바보같은데?!
...제가 기계 쪽에 대해선 좀 꼰대이긴 합니다. ㅋㅋㅋ

23:54
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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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변속차를 한 번도 못 몰아봐서 잘 모릅니다.
가스 안 밟으면 안 가는 거지요????
05:05
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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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기어 물리면 가스 안 밟아도 스르륵 움직이기 때문에 브레이크 밟고 있어야 해요.
수동은 클러치로 동력전달을 컨트롤 하는데,
자동은 DCT류 제외 토크컨버터라는 유체 커플러로 동력을 전달하다 보니
엔진 회전과 바퀴 회전이 조금 따로 놀아요. ㅋㅋㅋ
17:20
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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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생각만큼 크게 다르지는 않네요ㅎㅎ
수동변속차를 몰고 있지만 레브매칭을 자동으로 해줘서 가스페달하고 실제 스로틀하고 따로 노는 느낌이라 이것도 진정한 수동은 아닌거 같긴 합니다.
17:52
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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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진정한 수동은 전자식 스로틀은 물론 ECU조차도 없는 카뷰레터 엔진의 초직관적인 반응성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만, 요즘은 그런 차를 타고 다니긴 힘들죠. ㅠ.ㅜ 한국산 차 기준으로 포니 시절이니...
19:42
24.03.12.
변속이 좋은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을까요ㅎ
정체구간도 고속도로도 대부분 크루즈컨트롤로 반자동 운전하며, 차 안에 있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끼는 저 같은 사람은 수동 변속기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ㅎ..
15:08
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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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hankey
자동변속기가 주는 이점도 워낙 명확해서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미래엔 탈 차가 없을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
당장 수동변속기 차라 해도 전자식 스로틀이면 적응이 힘들었었습니다.
직전 차가 그랬는데, 제법 애를 먹었었지요.
국산차로는 아반떼XD, NF소나타, 그랜저XG까지가 적응할만한 마지막인 듯 합니다.
바로 다음 세대는 조향감각이 이상하거나 악셀 감각이 이상하거나 수동이 없거나...
17:23
24.03.12.
profile image
Hg 변속기가 좀 많이 답답하긴 합니다 ㅋㅋㅋ
수동모드가 제일 편하더라구요
16:24
24.03.1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domane
HG가 워낙 연비 위주로 rpm 상승을 틀어막는 듯한 셋팅이라 답답하긴 한데,
이 덕분에 연비는 덩치 대비 기막히게 좋아요. 아반떼XD 2.0 수동과 비슷해요.
다만 수동모드로 운전하면 연비가 최소 20% 이상 떨어지더군요. ㅡㅡ;;
17:25
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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