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잡담

돈 벌이든 자기계발이든 참 힘듭니다

alpine-snow alpine-snow
150 14 16

어느덧 거의 반 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FX30 두 대로 시작한 주말 촬영 부업.

 

제가 생각해도 참 답답할 정도로 잘 안 되더군요.

현장 상황에 따라 눈치껏 움직여 파고드는게 천성적으로 참 둔해왔었는데

그게 아직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큰 포부를 갖고 시작했건만...

이제 본업 회사에선 주말 특근이 계속 생겨서 주말 활용을 못하게 될 상황이 되더군요.

그렇다고 주말 특근비가 제대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통상임금이란게 참...

그나마 팀장님의 배려로 격주로나마 할 수 있도록 협의가 되긴 하였습니다만

촬영 쪽에선 한 주 건너뛰어야 하는 제 상황이 탐탁스러울리가 없습니다.

제 배움의 기회와 소득도 확 줄어버리지요.

그러나 어쩔 수 없었습니다.

프리랜서를 본업으로 삼을만큼의 여력이 없어 본업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죠.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게 참 쉽지 않습니다.

본업에 충실해야 하므로 평일은 퇴근 전에는 촬영 생각을 할 여지가 일절 없습니다.

사실, 퇴근하고도 현장 연락도 받는 등 마음을 내려놓기 힘든 직종입니다.

거기에, 필요한 적정치보다 더 많은 신경을 쏟아붓는게 제 천성이다 보니 소모가 큽니다.

촬영해야 할 주말이 되면 이미 곤죽이 된 파김치가 되어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주말 촬영에 소홀할 수는 없습니다.

전업인 것처럼의 결과물을 내야만 합니다.

 

하여간, 제 둔한 순발력과 눈치를 커버하기 위하여 서드캠 추가를 권유받았고...

ZV-E10을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동선에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최저한의 퀄리티로나마 커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로서 카메라 수가 3대가 되었지만, 저는 여전히 2대로 생각합니다.

실력이 부족하니 보험용 픽스캠을 하나 더 들인 것일 뿐입니다.

부끄러움을 느끼고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뭔가 새로이 해보겠다며 이렇게까지 무리해본 일은 머리에 털 나고 처음입니다.

운이 아닙니다.

제 노력으로 발전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민폐 끼치기 싫어 차라리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여러 차례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한다면 그간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스승에 대한 배신이자 먹튀이고

저 스스로도 패배자로 남게 됩니다.

그리 되기는 싫어서, 결국 어제 큰 맘 먹고 3번째 보험캠을 하나 더 들이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손떨림이 심한 편입니다. 손목 근육이 약해요.

어릴 땐 워낙 유약해서 동년배 여자애들한테 맞고 해코지 당하며 다녔었습니다.

당시 저보다 키 크던 여자 소꿉친구 하나가 저를 지켜준다며 가방 끈 붙잡고 다녔었습니다.

지금의 제가 두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만들어준 친구였지요.

 

하여간 무거운 시네마라인 카메라를 들게 된 이후로 단련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손목운동을 하니 떨림이 더 강렬;;해지더군요.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손떨림 보정을 가장 쎄게 잡아봤는데,

으악...!! ㅠ.ㅜ

사진이라면 정말 좋았을 겁니다.

영상을 촬영해보니 강력한 손떨방은 삼각대 헤드 셋팅할 때 붕붕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딱 됐다 싶은 시점에 삼각대 헤드를 고정하면 강력한 손떨방이 멈출때 쯤에는

제가 의도한 적정 앵글을 조금 더 지나있습니다.

으아!!!

그러다 보니 삼각대 셋팅에 시간이 더 소모되고,

액정 터치로 포커스를 찍었는데 센서가 둥둥 떠있어서인지

AF가 엉뚱한 포인트를 계속 잡기도 하는 등...

아...

느꼈습니다.

강력한 손떨방도 짐벌도 중요한게 아니다.

몸빵 실력빨로 손떨림을 잡아야 한다!!

좋은 기계를 갖고 있어도 기본기가 부족하니 이런 일이 생긴다!!

 

아무튼...

이번에는 제 체력이나 정신력이 닿는 한 끝까지 더더욱 노력해보려 합니다.

그 끝에 아무 것도 없을지라도, 후회 없을만큼 쏟아부어보려 합니다.

...여력이 좀 있었어서 전업으로 시도했었더라면 그건 확실히 자신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빠를 자신은 없지만, 지금 같지는 않을 자신은 있지요.

그러나 현실적인 생활인으로서는 한계가 어느 정도 존재하긴 하네요.

사무관리직이지만, 복잡하디 복잡한 수불부를 띄워놓고 인원관리도 해야 하며

현장직 분들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노가다력도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품질관리로 10여년 있으면서 안팎에서 욕 쳐먹고 수습하는 일을 해왔었고

지금은 생산관리로 2년 좀 넘은 생산관리 초보입니다.

20대 시절에 정착된 노동 현장의 실태에 대한 관점이 꽤 작용하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저는 좀 변했습니다.

나름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대하니 점점 나태해지더군요.

그래서 최근에는 점점 강공으로 가고 있습니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얘기겠지만,

인격적으로 대하려는 태도는 중요하되, 노력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질타는 정당하다 봅니다.

어디까지 옹야옹야 토닥토닥 해줄 수는 없습니다.

같은 임금 받으면서 누구는 열심히 하고, 누구는 거기에 무임승차하여 탱자탱자...

후자를 질타하고 정 안 되면 내보내야 하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논리는 저에게도 마찬가지일 터입니다.

 

ZV-E10의 힘을 받아 안정화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호루겔님 포함 14명이 추천

댓글 16

댓글 쓰기
profile image 2등

사회인으로서 강공에 대해 동감합니다. 노력한만큼 대접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주말까지 고생하시는데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화이팅입니다!

22:02
24.03.1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숙지니

완전히 싱글 플레이 모드라면 솔직히 신경 안 쓰면 그만입니다.
각자의 플레이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여건임을 서로 뻔히 아는 상황에서도
개인 플레이만을 추구하는 걸 보면 이건 워라밸의 문제가 아니라 소시오패스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저 보다 두어 살 더 많은 같은 직급의 사람을 붙잡아 앉혀두고

30여분을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했는데...

 

역시나 사람 마음은 다들 내 마음 같지는 않습니다.

23:28
24.03.18.
profile image 3등

본업에 부업까지 엸심히 사시는군요! 

 

장비가 ㄷㄷㄷ 엄청납니다~ ㅎㅎㅎ

22:43
24.03.1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영디비
전문가 레벨이 되기도 전에 준전문가 레벨의 장비를 쓰다보니 식견의 확장은 빨라지는데,
깊이 파고드는 점에서의 한계가 있다보니 실력 향상 과정에서의 발목을 붙잡는 듯도 합니다.
아무튼 장비가 부끄럽지 않도록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프로 현장에서는 최선이 중요한게 아니라는 점이네요.
결과물이 완벽하느냐 아니냐의 싸움이라서, 늘 스승님께 죄송한 마음일 뿐입니다.
23:31
24.03.18.
profile image

진심으로 대단히 존경스럽습니다. 유약한 본인이라면 진작에 포기했을 것입니다. 투잡러로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에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P.s. 자전거를 가르쳐 주셨던 여성분과는 어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23:18
24.03.1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로우파이맨최노인
저도 지극히 유약한 한 사람입니다. 버티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반드시 극복할 것입니다.
P.S. 자전거를 가르쳐 주었던 여성 아닌 여아와는 이미 오래 전에 남남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이후 결혼을 생각했었던 친구의 빈자리가 가장 크네요.
그 이후 그 누구와 만나도 그 자리를 채울 수 없었습니다.
제 연애세포는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었나 봅니다. 꽤나 순정파였네요. ㅋ
23:33
24.03.18.
profile image
짐벌 보다 커스텀 브라켓으로 몸에 고정하고 손목이 아닌 몸으로 버티면서
각도를 잡는게 더 편하더라구요. 고정 켐이 아니라면 브라켓을 사용에 익숙해지면
편합니다만... 추천하기엔 브라켓 가격이 카메라 보다 비싼 경우도 있어서...
23:22
24.03.1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HSYi

손목 힘이 안 되니 손목은 고정하고 팔꿈치를 몸에 댄 상태로 몸으로 버티곤 해요.
촬영 분야가 제가 겪어보지 못했었던 일생 한 번 뿐인 최고의 순간을 최고로 찍어주어야 하는 것이라
결코 어설픈 마음으로 임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굉장한 책임감이 따르네요.

...웨딩 영상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23:35
24.03.18.
profile image
alpine-snow

이벤트 슈팅하시는군요.
어찌보면 큰 돈은 안되는 분야인데
이벤트 당사자들은 인생에 단 1번뿐인 중요한 순간이라서 책임감이 크죠.
그래도 장소나 이벤트에 따라서 동선이라던가 구도등이 정해져 있어서
몸은 고단하지만 머리는? 좀 수월한 ㅎㅎ
화이팅입니다.

23:40
24.03.1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HSYi
어쩌다 보니 웨딩 영상을 배우고 촬영하고 있습니다.
고지식한 제겐 꽤나 큰 고비이기는 합니다.
다행히 구도 잡는 측면에서는 단비같은 평을 듣긴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감각적인 움직임이 훨씬 중요하더군요.
저는 영감탱이 느낌이라 ㅡㅡ;;
23:43
24.03.18.
profile image

열심히 사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항상 힘내시고 많은 성취 이루시기 바랍니다. ^^

응원합니다. 파이팅!

23:41
24.03.1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플랫러버
아!!
헤드파이 모임을 하면서 무서울 것 없던 한창 젊은 시절을 지나서...
이 지역으로 오면서, 못났지만 처음으로 마음 푸근해짐을 느꼈었습니다.
플랫러버님을 처음 뵌 그 날요.

다음에 뵐 때는 따스한 국밥에 소주 한 잔이라는 소박한 자리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작년말, 처음 뵈었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
23:46
24.03.18.
사진이 본업이 친구가 생각나네요, 글 쓰신 내용이랑도 이 친구랑 비슷한 점이 많고 열심히 사는 모습 늘 멋지다고 생각해서 너무 인상적인 글이네요 :)
12:33
24.03.19.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memorizm
감사합니다.
사진이든 영상이든 카메라 들고 하는 일은 정말 스피드와 섬세함이 동시에 요구되는
아주 고난도의 작업인 것 같습니다.
이 일을 접하고 나서부터는 선배 촬영가 분들이 사뭇 달라보입니다.
23:01
24.03.19.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월 활동 이벤트 상품 안내! 20 영디비 3일 전16:29 606 +11
사람을 찾습니다! 12 영디비 24.03.22.15:29 2980 +17
image
영디비 20.05.20.02:32 1.2만 +48
잡담
image
영디비 22.08.31.05:08 2.4만 +45
image
영디비 20.05.15.21:24 2.6만 +39
잡담
image
로우파이맨최노인 24.05.08.01:09 3935 +30
잡담
image
COCT 24.05.01.15:48 612 +30
잡담
image
SunRise 23.09.17.01:24 1670 +27
공지
normal
영디비 20.01.08.16:38 9.9만 +27
잡담
image
영디비 23.04.12.19:44 879 +26
음향
normal
SunRise 21.02.11.23:04 8.2만 +25
음향
image
영디비 24.04.22.15:02 566 +24
잡담
image
로우파이맨최노인 24.04.10.15:55 4309 +24
공지
normal
영디비 24.01.27.11:13 371 +24
잡담
image
영디비 23.09.27.16:38 166 +24
잡담
image
영디비 22.07.27.22:35 5714 +24
잡담
normal
영디비 21.07.26.17:34 2942 +24
잡담
normal
방울이 20.05.18.02:35 2592 +24
잡담
image
alpine-snow 4일 전01:03 1554 +23
잡담
normal
영디비 22.09.24.16:31 4026 +23
잡담
image
사진쟁이 23.11.05.16:13 537 +22
잡담
image
연월마호 19.10.02.12:21 8227 +22
음향
image
SunRise 24.05.05.16:07 655 +21
공지
image
영디비 24.03.11.19:08 878 +21
음향
image
SunRise 24.01.20.03:34 722 +21
공지
image
영디비 24.01.01.00:01 161 +21
잡담
image
연월마호 23.06.13.23:44 1093 +21
잡담
image
영디비 23.04.03.22:12 516 +21
잡담
normal
바밤바55 20.11.30.22:22 1982 +21
잡담
normal
듀라렉스 19.06.26.07:19 2423 +21
잡담
image
Gprofile 4일 전21:55 202 +20
음향
normal
SunRise 24.05.03.09:38 30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