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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alpine-snow alpine-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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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현대 문명을 이룬 이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건너뛴 제가 또 이 장면들을 촬영하는 일을 배우고 있다보니 이런저런 말도 많이 듣습니다.

 

"너도 못하고는 남이 하는 걸 찍어주다니 배알도 없냐!!!"

 

배알은 있지요, 사실은 엄청납니다.

좀 더 젊은 나이였다면 얘길 못했겠지만...

회사 업무 하면서 고객사의 무리한 요구에 나 자르라고 해라며 배짱 튕기기도 했었습니다.

이건 아니잖아!! 하며 제 성질을 못 이기고 나 죽겠다며 산골을 온통 휘젓고 다니다가

경찰아저씨와 동생에게 잡힌 적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악다구니 이면에는 이미 사춘기 이전 시절부터 늘 자리잡고 있었던 한(恨)이 있었습니다.

 

"내가 나중에 커서 결혼하면 정말 행복한 가정을 만들겠다."

 

...개뿔... ㅋㅋㅋㅋㅋ

 

제 눈이 딱히 높았던 것도 아니고(그럴 염치도 없고)

그러나 그렇다 하여 아무나 만나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자명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범위, 소위 상식적인 소시민 짝을 찾는다는게 이상하게도 어려웠습니다.

제 써칭이 잘못된지도 모르겠으나, 그냥 없더군요.

딱 한 사람 있었으나, 그 시기에 하필 여러 여건이 너무 나빠서 억지로 놓아주어야만 했었습니다.

그 때, 가슴 한 가운데에 커다란 돌덩이가 콱 박혔고 제대로 한이 박힌 듯 합니다. 안 뽑아지네요.

 

...스스로 사랑니를 뽑아버린 부작용이 무척 컸던 것이지요.

 

서론이 길었는데...

 

아무나 잡고 만나라곤 못 합니다. 그럴 수도 없거니와, 그래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혼자 사는 건 차선이고, 가급적 짝을 찾아 알콩달콩 사는게 답입니다.

 

요새 결혼식장을 다녀보면 여러 재미있는 이벤트들이 많이 준비되고 또 펼쳐집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움은 있습니다.

이러면 제가 꼰대처럼 보여질지 몰라도...

 

결혼이라는 건 정말 일생에 한 번 뿐인 중대하고 심려깊은 일이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진곡이 신나는 댄스 곡인 경우가 많은데, 저는 좀 더 진중함이 추구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전통적인 곡으로는 바그너의 곡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화려했으면 하여...

천편일률적으로 특정 곡만 강요할 수도 없고 바랄 수도 없지만...

보편적으로는 멘델스존의 웨딩 마치가 결국 가장 아름답고 또 품위마저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위에 쫙 붙여봤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웨딩홀들 실내가 엄청 어둡습니다.

중간만 되어도 별 말 않겠는데, 가본 곳과 검색해본 홀들 다 따져봐도 밝은 홀은 정말 드물어요.

아니, 그 좋은 날에 더군다나 이 나라는 본식 시간도 1시간이 채 안 되는 초스피드인데 도대체 왜???

어떤 부분은 보여지지 않기를 원하는 심리의 발원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뭐 결혼하면 인생이 어쩌구 저쩌구...

시월드니 퐁퐁남이니... 솔직히 정말 듣기도 보기도 싫습니다.

그리 계산을 할 것 같으면 차라리 사업을 하든가...

내가 원하는게 있으면 책임질 것도 당연히 따라옵니다.

책임지기 싫으면 원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 하여 과한 반작용이 옳다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정말 서로 애정을 갖고 사랑하며 만나고 또 가정을 꾸려서 사는 시대가 다시 왔으면 싶어요.

잔머리 잔뜩 굴리는 사람들 중에서 지혜로운 사람은 솔직히 여지껏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로망 없는 삶이 너무 일상화 되어가는 이 나라의 현실이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뭐 이상한 사상 하나가 들어와서 그렇다곤 하는데... 그건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평소 정상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결코 휘둘릴 일도 없습니다.

평소 근본적으로 생각을 잘못 하고 있어왔으니 뭐가 하나 들어왔답시고 이렇게 된 것이지요.

 

영디비의 젊은 청춘 분들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며 애정 넘치는 미래를 맞이하시기를

진심으로 대단히 바라는 마음이 문득 들어서 꼰대스런 얘길 늘어놓아보았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죄송합니다. ㅠ.ㅠ

 

...솔직히, 아직도 순수한 애정을 과시하시는 부부들을 더 많이 보는 입장입니다.

당연하지요.

결혼을 마음먹기까지가 쉬운 일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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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꽃미남 뚝섬꽃미남님 포함 9명이 추천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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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로우파이맨최노인
최노인님!!! 엉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3:20
24.03.25.
profile image
alpine-snow
어.... 왠지 여기엔
두분 이쁜 사랑하세요. 라고 적어드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23:32
24.03.25.
profile image 2등

꼭 행복한 일이 생길겁니다. 행복한 커플이 많이 생기면 좋겠네요. 

23:20
24.03.2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숙지니
이 나라 사람들이 소박하고 예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지금 바라는 건 그게 전부입니다.
요즘은 어딜 가도 사나운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20:58
24.03.2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Gprofile
나이를 먹었지만 천성이 민감한 성격이라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기도 참 힘이 드네요.
21:00
24.03.26.
profile image

저는 십 대 때 아주 심한 사랑을 했습니다.
이후 느꼈지요.
사랑을 지속시키는 힘은 인간이 가질 능력을 한참 넘어선다는 것을요.
이후 편하게 여자를 만나고 사라(ㅇ이 빠진 사랑)에 빠졌습니다.
물론 지금 집사람과 영원한 사라을 하면서 아주 즐겁게 잘 살아가고 있어요.
사랑에 몰두 안 하면 얼마나 즐거운 지 전 그때 배웠거든요.

00:32
24.03.2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뮤직마니아
그저 함께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라 생각하다보면 때로는 집착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서운함이 되더군요.
그걸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나와 상대가 보인다는 걸 꽤 늦게 깨달았었습니다.
그 때, 아... 내가 이 친구를 놓아주어야겠구나 하는 결심이 들었어요.
'헤어질 결심'요.
다만 그 이후 10년이 되도록 어둡고 축축하고 추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할 줄은 몰랐습니다.
21:08
24.03.26.
profile image

 요즘은 들러리들이나

신랑 신부친구분들이

사진 찍어 달라고 하고 따로 달라고

연락처 안 주나요?

아 비디오 담당이시군요...

02:20
24.03.2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HSYi
네, 비디오입니다.
사진에 비하면 조금 적성에 안 맞는 느낌이 들어서 내적 소요를 겪고 있으나,
이제 와서 포기하는게 더 민폐다 싶어서 끝까지 부딪혀보자 하고 있습니다.
화면 만드는 센스가 없는 건 아닌데,
현장에서 유난히 많이 경직되어 멍때리는게 문제입니다.
사고와 행동간 연결 패턴을 바꾸어보려 나름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한편...
이제 와서 누굴 만나고 그런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래 몇 년간의 부정적인 경험에 세태마저 이러하다보니 마음의 문이 닫혀버렸습니다.
업무 등 공적인 관계는 몰라도 사적 관계로는 이성을 믿지 못하게 되었지요.
눈 뜬 내내 겪는 심적 고통은 이젠 그저 만성이 되어버려서... ㅎㅎㅎ

저는 이렇게 되었지만, 주위에선 이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오지랖 부리고 다닙니다.
사랑싸움 중재가 취미입니다.
21:22
24.03.26.
profile image

사랑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조금 들고 나니 더 모르겠습니다.
한눈에 뽕이 갔던 그것이 사랑인지....
가슴저미는 느낌에 밤잠을 못잤던 것이 사랑인지....
호르몬이 뿜뿜하던 시기가 사랑이였던지....

지금 결혼해서 지지고 볶고 살고 있는 집사람이 제 진짜 사랑인지는 더 모르겠는데요. 
그냥 책임지고 싶었고 그게 저에게 주어진 운명같다는 생각으로 결혼했습니다.

지금도 그게 다인것 같습니다. 
집사람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아서 험한 꼴은 안보게 해주겠다가 제 마지막 약속입니다.
그냥 존재로서의 책임......

 

근데 참 멘델스존은 제 최애 작곡가인데 여기서 보니 그냥 반갑네요. 

요즘은 쇼스타코비치로 바뀌어 가는 것 같기는 합니다. 

02:54
24.03.2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재인아빠
뒤늦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때 모든 걸 압축적으로 겪었던 것 같습니다.
첫눈에 뿅...은 아니었고,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젖어들어가면서
서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시작되었었지요.
그러나 주변 여건이 워낙 불안정했던지라 제 성격에는 꽤 힘겹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스스로 만든 맨박스에 갇혀서 그 고통을 오롯이 혼자 감내하려 했던 것이지요.
그게 저의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 입장에서는 역으로 저의 그런 스탠스가 가장 서운했던 부분이었더군요.
영혼이 참 파스텔톤으로 맑고(?) 예쁜 친구였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인연이 안 되려니 안 된 이유는 제 유약함 때문이었습니다.
좀 더 강단이 있었다면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ㅋ

멘델스존은 그리 잘 듣는 편은 아니었는데, 한여름밤의 꿈이 너무 아름다웠던데다
젠하이저 마이크로 녹음된 텔락 음반 하나를 샀더니 음향이 정말 멋져서
이따금 필 꽂히면 주구장창 듣는 그런 곡이 되었습니다.
21:34
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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