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택배 - 한 달 만의 재회 그리고 실험.

여기저기 출장 다녔다가 한 달 좀 지나서 돌아온 메인 헤드폰인 ZMF Auteur Classic LTD입니다.

출장다니는 동안 랭킹도 나왔고 측정치도 나와서 여러 모로 정보량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랭킹에서 나왔던 내용 중에 Auteur가 전통적인 ZMF 튜닝과 좀 결이 다른 것 같다는 내용이 있어서
그 부분을 좀 더 'ZMF스럽게' 만들 수 있을까 하다가 패드 정보를 보고 한 번 시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Auteur 구매했을 때에 받은 카드에도 패드 정보가 있긴 한데 전체 제품/패드 정보가 다 섞여 있어서

그쪽보다는 홈페이지에 각 제품별 패드 성향이 나와 있는 게 보기 편해서 그쪽을 참고하였습니다.

대충 확인해 보니 현재의 Auteur보다 더 따뜻한 쪽으로 가려면 Eikon 패드로 가야 하겠더군요.

이 중 양가죽 패드는 너무 따뜻한 쪽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어서 중간 타협점으로 스웨이드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소곰을 통해 구매한 Eikon 스웨이드 타공 이어패드입니다.

사실 얘는 금요일 오후 늦게 주문을 했는데 엄청 빠르게 대응하고 배송해 주셔서 토요일에 받았습니다.

(그래서 헤드폰 돌아올 때까지 그냥 가만히 뒀습니다..;;)

1쌍 10만원이라 가격은 꽤 나가긴 했지만 지퍼백 패키지에 실리카겔까지 구성은 제대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Auteur가 돌아와서 바로 패드 교체를 진행해 봤습니다.

패드 교체를 위해 일단 기존 패드를 벗겨 봤는데 안쪽은 이렇게 되어 있더군요.

상판 나무와 드라이버가 동일 면상이 아니고 드라이버 쪽이 살짝 앞으로 나와 있는 형태였습니다.

그 앞쪽을 메시로 고정시켜서 안쪽을 만들어 뒀더군요.

이렇게 보니 드라이버의 중심이 어느 쪽에 있는지 파악하기가 좀 더 용이했습니다.

Eikon 스웨이드 패드와 기본 Auteur 양가죽 패드의 비교 사진입니다.

처음에는 크기가 좀 다른가 싶었는데 같이 대어 보니 크기는 동일하였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타원형의 단축의 크기였는데 Eikon이 Auteur 대비 좁아서 더 눌린 타원형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Auteur 패드 대비 귀 위치가 한 방향으로 고정이 되는 것은 장점인데

그만큼 패드를 돌려가며 귀에 맞춰야 할 필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패드 교체는 크게 어려운 것 없이 패드 뒷면의 고무를 틈새로 잘 집어넣어서 씌우면 되는 구조였습니다.

(위쪽 사진에서 상판과 이어컵 사이에 약간의 틈이 있는데 그 틈으로 집어넣으면 됩니다)

장착하고 보니 확실히 안쪽이 좁다는 게 체감이 확 되는 편이었습니다.

<이 사진에서는 한쪽을 좀 대충 씌워서 주름이 살짝 들어갔습니다.. orz>

이렇게 해서 기존 Auteur 양가죽 패드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를 해 봤습니다.

사실 결과만 놓고 보면 ZMF에서 제시한 패드 성향표와 일치하는 느낌이었는데 조금 더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확실히 Auteur 양가죽 패드에 비해 Eikon 스웨이드 패드가 더 따뜻한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날이 덜 서 있어서 편하게 듣기에는 이쪽이 좀 더 좋다는 느낌이었습니다.

+ 스웨이드라 가죽 대비해서 살에 닿는 느낌은 더 좋은 편입니다.

+ 전체적으로 소리가 좀 더 모여 있어서 조화로운 느낌은 이쪽이 좀 더 나은 편입니다.

= Auteur 기본 성향 자체를 확 바꾸는 정도는 아니어서 밸런스에서의 큰 변화는 없습니다.

- 안쪽이 더 좁은 만큼 공간의 크기도 살짝 줄어드는 느낌이 있습니다.

- 고음~초고음역대가 Auteur 양가죽 패드 대비 덜 나오는 편입니다.

악기 소리에서도 체감이 되는 편이지만 좀 더 극명하게 체감이 된 게 파도 소리에서
파도가 부서지고 나서의 끝단이 살짝 먹혀들어가서 불분명한 부분이 체감되더군요.

- 안쪽이 좁은 것+패드 자체의 경도가 Auteur 양가죽 패드 대비 단단해서 착용시 살짝 압박이 더 오는 편입니다.

이건 좀 더 사용을 하면서 누그러뜨리면 될 듯하기도 하지만 안쪽 좁은 건 그대로라 여전히 갑갑할 듯합니다.

적어놓고 보니 확실히 소리의 방향성이 원래 Auteur에서 느꼈던 것과 좀 다른 면이 있어서

일단 패드는 원래의 Auteur 양가죽 패드로 바꾼 상태입니다.

기본 패드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이나 디테일이 아무래도 Auteur 방향성과 잘 맞겠더군요.
ZMF가 Auteur 양가죽 패드를 추천 패드로 칠해놓은 이유를 대략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끔 다른 기분으로 들어보고 싶을 때에는 간단하게 패드 교체로 가능할 듯하니
옵션 하나 추가로 둔 점으로 만족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러다 보니 Eikon 양가죽 패드도 궁금해지긴 합니다..)

그리고 ZMF에서 다른 헤드폰용 이어패드도 만들고 있는데 그쪽도 여유가 되면 굴려볼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Focal 패드-Celestee와 HD6XX 패드-HD600 조합도 꽤 재미있을 듯하니>

덧. ZMF 패드 정보를 찾던 중에 ZMF가 낸 헤드폰들의 성향을 표시한 정보도 있더군요.

(이름으로 적어두지 않고 모양으로 그려놓았는데 이것도 계속 보니 어느 헤드폰을 그린 건지 파악이 되더군요..;;)

이 도표대로라면 Auteur가 ZMF 하우스 튜닝에서 벗어나게 된 건 의도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히 ZMF의 다른 헤드폰들 대비해서 Auteur는 ZMF 하우스 튜닝을 약간 빼는 쪽으로 잡았고

그래서 좀 더 일반적인(?) 헤드폰들과 맞추는 방향을 고려한 듯합니다.

이 도표를 보다 보니 ZMF 하우스 튜닝에 더 가까운 헤드폰들 소리도 궁금해지더군요.

<Auteur에서 패드 변경을 해 본 것도 이게 궁금했던 것이니>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소곰 쪽 유료 대여청음도 한 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