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상견례라는 걸 다녀왔습니다.

동생의 상견례 자리가 있었습니다.

동생이 여자친구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얼마 전쯤, 결혼식장까지 날 다 잡아놓고 결혼하기로 했다고 알려오더군요.

헐... ㅋ

예비 사돈 댁에도 날 잡아놓고 말씀을 드렸더군요.

그리고 여러 준비해야 할 것들을 둘이서 그냥 알아서 척척 해나가고 있습니다.

궁금해서 알아보니 요즘은 점점 그리 가는 추세라고들 하네요.

하긴, 언젠가부터는 요즘은 결혼식에 주례가 있는 경우도 못 보고 있으니...

친구나 동기들이 결혼 막바지이던 10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저도 이젠 영디비 선배님들 따라 점점 옛날 사람이 되어가나 봅니다.

하여간, 날 잡아놓고 알려오길래 너무 뜻밖이라서 우려가 되는 마음이었는데,

상견례 자리에서 뵌 사돈 댁 가족 분들이 모두 반듯하고 좋으신 분들이었습니다.

동생과의 유대관계도 좋아보였고요.

최근 몇 년 전부터 부쩍 결혼과 관련하여 불미스러운 소식들을 많이 들어온데다

제 소개팅 역사도 거기에 힘을 잔뜩 실어주는 경험들이었던지라 마음 닫고 있었죠.

괜찮은 사람, 괜찮은 집안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체감도 하고 있었고...

그 괜찮음이란게 뭐 대단한 걸 기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그냥 상식적이고 평범하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점점 보기 힘들어져가서 그렇지...

다행히도 좋은 사돈 댁을 만난 동생의 모습을 보니 엄청 부러웠습니다.

...그래!!

어릴 때부터 막연히 생각했던 결혼이란게 그런 거였습니다.

당사자들부터도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서로에게 엄마 아빠도 되어주고...

그리고 양가 식구들도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스스럼 없이 즐겁게 지내는 것...

제가 어릴 땐 양가 친척집들을 자주 오가며 재미나게 지냈었기에 그게 당연한 줄 알았죠.

성인이 되어서는 그런 걸 겪지 못하니 거기서 결핍을 많이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동생이라도 멋진 새 가족을 맞이하게 되어 진심으로 대단히 감사한 일입니다.